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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달콤한 말

by 훈 작가 2024. 1. 31.

TV 예능프로를 보다 보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신조어 때문입니다. 출연자끼리 주고받은 대화 속에 적지 않게 신조어(줄임말)를 거침없이 쓰는 걸 보면 무슨 말을 주고 받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과하게 표현하면 대한민국 땅이 맞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게 요즘의 현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다)'라는 뜻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쉽사빠(쉽게 사랑에 빠지다)'라는 말도 있고, '늦사빠(늦게 사랑에 빠지다)’도 있고, '금사식(금방 사랑이 식는다)'이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어가 된 지 오래되었나 봅니다. 단순한 신조어를 넘어 우리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한 측면도 있습니다.
 
사랑을 속삭일 때는 달콤한 말을 하기 마련입니다. 남녀가 첫눈에 반하면 금방 사랑에 빠지게 될 가능성(금사빠)도 높습니다.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달콤한 말에 점점 빠져들기 쉽습니다. 사랑에 눈이 멀게 되는 건 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오래가지 않는 사랑일지라도 달콤한 말은 사랑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듭니다.

‘금사빠’이든 ‘쉽사빠’이든 사랑은 뜨거운 유혹입니다. 유혹은 언제나 달콤합니다.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금방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외로움 때문입니다. 인간은 애초부터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걸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아시다시피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외로움을 타는 사람일수록 '금사빠'에 빠질 확률이 높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은 항상 공허할 뿐이고 외롭습니다. 하지만, 이게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분명한 사실은 그런 사람일수록 나 혼자 있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를 사랑하기 쉬운 성격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외로움에 민감한 사람은 달콤한 말에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호감과 사랑을 분간하지 못할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호감과 사랑은 별개의 감정인데 상대방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은 사랑으로 착각할 여지가 많습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혼자서 상대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겁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처음 사진은 어느 해 겨울 제주 애월읍에 있는 몽상드 월드(일명 GD카페)에서 찍은 겁니다. 앞 테이블에 있던 연인이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찍었습니다. 감성적인 느낌이 있는 사진일 것 같았습니다. 사실 평범한 사진 한 장인데 느낌상 바닷가 분위기와 그런대로 어울립니다.
 
순간 스타벅스 로고가 생각났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사이렌(Siren)'입니다. ‘사이렌 (Siren)’은 암초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섬에서 선원들을 향해 노래를 불러 유혹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사이렌 (Siren) ’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는 선원들을 유혹한 것에 영감을 얻어 로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주에 오는 젊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처럼 GD카페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 와 봤습니다.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연인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무슨 말을 나누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달콤한 말을 주고받을 것 같습니다. 달콤한 말에는 ‘사이렌’의 유혹이 있을지 모릅니다. 사랑은 하되 유혹에 빠지지 않는 사랑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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