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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 나도 작가다/에세이

독작(獨酌)보다는 대작(對酌)

by 훈 작가 2024. 2. 1.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술 마시는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입니다. 기분 좋아 마시고, 속상해서 마시는 게 술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친구를 만나 반가워 한잔 하고, 실연(失戀)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 마십니다. 사회생활에서 빠지지 않는 게 회식문화입니다. 여기에도 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옛날 선조들도 즐겨 마셨고 지금  우리는 이렇게 술을 즐기고 있습니다. 싫든 좋은 술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오래되었습니다.
 
술은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때론 눈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술은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과할 때입니다.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술은 분위기 좋을 때 시인을 만들고, 노래방 가수가 되거나 백 댄서로 변신시킵니다. 감정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격투기 선수로 변할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술은 사람의 모습을 연극무대의 다양한 배우로 만들기도 합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언제부터인가  '혼술'이니 '혼밥'이니 하는 말이 우리 사회에 등장했습니다. 시대 흐름을 반영한 신조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1인 가구 수가 늘고 있고, 젊은 층의 취업이 늦어져 결혼에 대한 달라진 가치관에 따른 사회적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혼자 식사하거나 커피를 즐기는 고객도 많아졌고 술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런 풍경이 낯설지 않게 보입니다. 

마트에 가 보면 이런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듯 새로운 상품(1인 가구)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일반식당도 1인 고객을 위한 좌석 배치가 생긴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고,  개인적인 견해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  '혼술'에 대한 부분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아 보이지 않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식품의 관점에서 보면 술은 주류입니다. 알코올 함량이나 원료에 따라 다양합니다. 아시다시피 알코올이 체내에서 흡수되면 몸 건강에 유익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술이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상식입니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술을 찾고 즐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신적 측면에서 사회적 교류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양면성이 있습니다. 

술은 회사생활이나 비즈니스 등 대인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서로 간에 막히고 쌓였던 것뿐 아니라, 얽히고 꼬인 것들을 우리는 술과 함께 푸는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대 놓고 하지 못할 사안에 대해서도 한 잔의 술을 통해 흉금을 터 놓고 말하거나 오해를 풀고, 한도 풀고, 스트레스도 풉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술을 푼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하지만, ‘혼술’의 경우는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사람 간의 소통과 관계의 주체는 사람과 사람입니다. 푸는 것은 상대와 같이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푸는 것이 낫습니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로 얽혀 있습니다. 나만 내세우며 살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스트레스도 많고 또 풀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하나둘이 아닙니다.

‘혼술’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쓸쓸하게 보이는 외로운 시간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같이 하면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줄어드는 게 삶의 이치입니다. 한 잔의 커피를 즐기며 2~3시간 수다를 즐기는 여성들처럼 남자들도 한 잔의 술을 앞에 놓고 때론 상사를 욕하면서, 때론 서운했던 것을 풀어야 합니다. 그게 사람사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술은 혼자 마시는 ‘독작(獨酌)’보다는 둘이 마시는 ‘대작(對酌)’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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