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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에일리언(Alien)

by 훈 작가 2024. 2. 6.

초등학교(옛날에는 국민학교) 시절 호기심을 자극한 공상과학 만화에 푹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TV가 일부 부잣집에나 있어서 볼거리가 흔치 않았습니다. 그것도 흑백 TV였습니다. 기껏해야 동네 골목에 있는 만화방이 그나마 상상력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채워주는 유일한 공간이었습니다. 사실 컴퓨터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당시에 접했던 공상만화가 지금의 컴퓨터 게임에 버금가는 즐거움이었을 겁니다.
 
외계인의 등장은 공상과학 세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최고의 이야기 소재일 겁니다. 지금도 우주 공간은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아직 실생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우주 공간에 무수한 행성이 있습니다.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외계인은 여전히 우주 공간의 미스터리입니다. 인류는 지금도 끊임없이 우주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외계인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인간의 모습일 것 같지 않습니다. 시드니 위고가 주연했던 영화 ‘에일리언(Alien)’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괴물 같아 공포감을 느끼게 했던 캐릭터였습니다. 침을 질질 흘리는 녀석의 징그러운 모습이 생각납니다. 영화에서 녀석은 인간을 습격해 잔인하게 죽이는 괴물로 등장합니다. 인간은 시공을 초월해 에일리언과 대결을 펼치며 생존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사진은 때로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상상의 날개를 펴면 어떤 것이든 피사체가 되고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피사체가 현실에 존재해야 합니다. 없는 것을 카메라로 담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사진은 베낄 사(寫), 참 진(眞). 즉,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걸 빛으로 담아내는 작업입니다. 이 때문에 상상력을 펼치더라도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의 상상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자유입니다.

그런 상상력이 호기심을 자극했는가 봅니다. 어두운 지하도 공간에 조명등이 켜져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데 왜 조명등에 시선이 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다가가 보니 전등 아래 붙어있는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을 쳐 놓고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다지 흥미로울 것 같은 장면이 아닌데도 그냥 셔터를 눌렀습니다. 사실 별로 눈길을 끌 만한 소재는 아닙니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이미지를 보았습니다. 컴퓨터 화면이 커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에 담긴 전등 아랫부분이 우주 공간에 있는 하나의 행성처럼 보였습니다. 그게 토성일지 목성일지 모르지만 잠시 상상의 날개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 겁니다. 그 순간 거미 한 마리가 이름 모를 행성의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데까지 상상력이 빛의 속도 날아갔습니다. 순간 외계인이 있다면 녀석의 눈에 우리도 외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구도 하나의 행성입니다. 인류는 현재의 과학으로 다른 행성의 생명체에 대한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입니다.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 영화를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외계인이 소재로 등장하는 공상과학영화는 흥미롭습니다. 어차피 과장된 상상의 영역인 걸 알지만. 그래도 사진으로는 접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사진은 상상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다만, 보는 관점에서 상상으로 즐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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