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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말(馬)과 말(言)

by 훈 작가 2024. 3. 18.

도심 아파트 단지에선 보기 힘들지만, 말타기 놀이가 있었습니다. 가위바위보 해서 진 편이 말이 되고, 이긴 팀은 말을 탑니다. 진 팀 한 사람은 마부가 되어 담에 기대고 나머지 아이들은 양손으로 앞사람의 양다리 사이로 머리를 넣고 허리를 잡습니다. 이긴 아이들은 멀리서 달려와서 진 편의 등허리 위에 타고, 말의 맨 앞에 탄 사람이 마부와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이기면 다시 말을 타고 지면 말이 되는 놀이입니다.

 

애나 어른이나 말을 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말을 타고 나간다는 뜻이 출마(出馬)입니다. 선거에 후보로 등록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비추어 볼 때 출마는 곧 공천장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말()이 아닌 말()이 난무하고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에 세금이 붙지 않아서 그런지 온갖 귀에 거슬리는 말()들이 쏟아져 나와 귀가 괴롭습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차라리 말의 입이라면 재갈을 물리면 될 텐데, 그럴 수도 없고, 마치 고삐 풀린 말처럼 통제도 할 수 없으니 난감할 따름입니다. 기수는 말의 재갈을 이용해 소통합니다. 오른쪽으로 가고 싶은 방향으로 고삐를 당기고, 멈추고 싶으면 양쪽 고삐를 잡아당깁니다. 이처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사람들의 입에도 재갈을 물렸으면 어떨까, 엉뚱한 생각도 해 봅니다.

 

()을 잘 다루지 못하면 말에서 떨어집니다. 말에서 떨어지는 걸 낙마(落馬)라고 합니다. 말타기 놀이에서도 말에서 떨어지면 가위바위보와 관계없이 순서가 바뀝니다. 공천을 받았더라도 말() 때문에 낙마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했던 발언이 문제가 되어 발목을 잡게 된 겁니다. 기수로 치면 말()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낙마한 겁니다. 애당초 말 탈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말을 탄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말로 인한 상처는 칼로 벤 상처보다 아프다고 했습니다. ()이 상처를 주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언어폭력은 사회적으로 해악이 너무 큽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학교폭력의 42%가 언어폭력이라고 합니다. 직장 내에서 성폭력도 비슷합니다. 외모비하나 음란한 말은 상대방에게 매우 큰 상처를 남깁니다. 심지어 갑질을 넘어 가스라이팅 같은 피해자까지 만듭니다.

 

막말 파문으로 공천받았다가 낙마(落馬)하는 정치인들이 연일 뉴스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하거나 자신이 한 말을 뒤집거나 말을 바꾸는 이들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말로 먹고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그들의 말은 오래전부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입으로는 늘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정치적 잇속만 챙겨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걱정됩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데, 대한민국에서 변하지 않는 집단, 국회의원들입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2대 국회는 달라졌으면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진영논리와 팬덤정치를 떠나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일꾼이 당선되었으면 합니다. 거짓말, 막말을 거침없이 하는 후보들, 성폭력이나 음주운전, 비리(非理) 전과가 범죄 전력이 있는 후보들, 제발 이번 총선에서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이 싫어하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그들 또한 여의도에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애초부터 말 탈 자격(出馬)이 없는 함량미달인 정치인들입니다. 따라서 말 타는 것(出馬)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그들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난센스 퀴즈입니다. 

 

1. 말 뒤집는 사람

2. 말 바꾸는 사람

3. 말머리 돌리는 사람

4, 말꼬리 잡는 사람입니다.

 

웃자고 한 번 해 봤습니다. 어쨌든 그 나라 민주주의와 정치 수준은 국민이 결정합니다. 그게 선거입니다. 제발 제대로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4월 10일 이후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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