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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북유럽

덴마크가 너무 부러웠던 이유(2)

by 훈 작가 2024. 3. 26.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신기하게 보였던 게 있다. 자전거다.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 데 그렇게 보였다. 덴마크는 선진국이다. 행복 지수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그럼에도 거리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게 신기하게 보였다.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내 기억으로 90년도 중반이다. 일본 출장길에 도쿄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 그런데 덴마크는 이보다 한 수 위다. 

가이드에게 왜 이렇게 자전거가 많냐고 물었다. 일본 출장길에 봤던 얘기도 덧붙였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사람 수보다 자전거가 더 많단다. 코펜하겐 시민의 56%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취미나 운동이 아니고, 교통수단이란다. 헐! 나는 속으로 놀라움을 감추었다. 설마 ‘뻥’은 아니겠지, 하면서 가이드 말에 귀를 기울였다. 교통수단이라고? 믿기지 않았다. 

그럼, 나머지 44%만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얘기인가? 생각했다. 가이드는 계속 말을 이었다. 자가용 14%, 도보 10%, 나머지 20%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자동차로 인한 교통체증은 보기 힘들고, 자전거 도로가 막혀 교통체증이 생긴다는 믿지 못할 광경이 연출된다는 그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거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니 별별 얘기를 다 듣는다.
 
가이드는 코펜하겐에 처음 오는 한국인은 하나 같이 똑같은 질문을 이렇게 한다고 한다. 
 
“여긴 왜 이리 자전거가 많아요? 그게 너무 신기해요.”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완벽에 가까운 자전거 도로’ 덕분이란다. 덧붙여 언제 어디서든 자전거 도로가 안전하기 때문이란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고, 전용도로가 넓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인도와의 방지턱이 되어 있어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른쪽은 천천히, 반면 왼쪽은 빨리 달리는 주행전용이며, 보행자는 무조건 인도, 차는 차도로만 다니니 사고가 날 이유가 없다고 한다.

덴마크의 자전거 문화는 1880년대, 자전거가 발명된 시점부터 시작되었다고, 여기에서는 어릴 적부터 자전거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는다고 한다. 2~3살이 되면 작은 페달이 달린 자전거를 타는 법부터 시작하고, 특히 학교에서는 필수로 헬멧을 항상 써야 하는 이유와 안전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가장 중요한 자전거 수신호 규칙을 배움으로써 자전거와 친숙하게 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해야 약속 시간에 늦지 않지만, 오히려 코펜하겐에서는 승용차나 대중교통보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게 훨씬 더 편리하고 빠르다고 한다. 대중교통의 경우 노선에 맞춰 가야 하므로 가까운 거리도 때때로 더 멀리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자전거를 타면 시간이 단축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란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사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비싼 교통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코펜하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일회용(1시간) 티켓이 대략 한화 5,000원 정도 한다. 갈수록 대중교통비가 인상될 거라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할 것이라고 가이드는 전망했다. 현재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이 56% 이지만, 그는 머지않아 60%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처음엔 국회의원 63%가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해서 놀랐는데, 듣고 보니 덴마크 사람이 행복 지수가 높은 이유가 나름의 이런 정치, 사회적 문화에 기반을 둔 평등 문화와 높은 시민의식이 내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공직자의 청렴지수도 세계 1위인 걸 보면, 정말 덴마크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이다. 남의 나라 이야기이지만, 덴마크가 부럽다. 부러워도 너무 부럽다. 부러운 이유는 남의 떡이 커 보여서가 아니다. 이건 떡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식과 수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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