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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썸타다(1)

by 훈 작가 2023. 3. 13.

 
‘썸 탄다.’ 하는 말을 들으면 먼저 MZ세대가 떠오른다. 옛날 말로 하면 ‘연애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싶다. 젊은 남녀가의 사랑에 이르는 과정의 시작단계인 연애로 보면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은 사춘기를 거치면서 이성에 눈을 뜨게 된다.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성숙 과정에서 오는 변화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연애는 남녀가 서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만나 가까운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서로가 좋은 감정을 공유하면서 빠져들게 되면  행복을 느낀다.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온통 핑크빛이다. ‘썸 탄다.’라는 표현의 궁극적인 종착지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사랑에 눈멀 때가 제일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데 요즘 2030 젊은이들에게는 꼭 그렇지만 않은 것 같다. 그들이 쓰는 ‘삼포세대’란 말이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자조적인 표현으로 그 말속에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뜻이 들어 있어 마음이 아프다. 연애도 사치품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니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봄은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다. 어김없이 꽃이 피고 땅 밑에 움츠려 있는 새로운 생명들이 새싹을 틔운다. 카메라를 들고 봄 들녘에 나서면 여기저기 사랑의 교향곡이 들린다. 썸 타는 계절이 오는 것이다. 성질 급한 개구리는 짝짓기를 마치고 개울가에 바위 밑에 알을 낳는다. 노란 산수유도 얼굴을 내민다. 머지않아 벚꽃도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연애가 사치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그 표현에 MZ세대의 고민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한다. 직장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연애가 사치일 수 있다니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 그들이 하루빨리 좋은 직장을 잡고 ‘썸 타는 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젊은 만큼 위대한 재산은 없다. 부디 포기하지 말고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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