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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고독

by 훈 작가 2023. 3. 15.

어떨 때 고독이란 말과 마주하게 되나요? 

우리는 고독과 외로움을 동일시하거나 혼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고독이란 말에 외로울 고(孤) 자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고 고독과 외로움이 같은 의미일까요. 같은 의미라면 두 낱말 중 하나는 국어사전에서 빠져야 할지도 모르지요.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생각입니다. 

사진 속의 고목과 마주하면서 떠오른 단어가 고독이었습니다. 홀로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요. 아무도 없으니 대화할 상대가 없지요. 대화할 상대가 없으니 어떻게 보면 외롭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독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죠? 그렇습니다. 바로 자신과 대화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고독은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독이 외로움을 부둥켜안고 있으면 마음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멀리 해야 하는 친구죠. 우울감에 빠지면 마음을 갉아먹습니다.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나는 왜 이럴까? 자책하다 보면 자칫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까요. 특히, 자신의 처지가 안 좋을 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내 안의 나와 대화를 해 보세요. 내 안의 진정한 모습이 어떤 상태인지? 뭘 원하는지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면의 '나'와 진정한 대화를 별로 나누지 않습니다. 안 그런가요? 그래서 고독은 나를 위해 고민하고 숙고하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게 고독이 아닐까요. 그리 생각하면 고독은 성숙의 시간, 성찰의 시간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저 나무를 찍으러 왜 새벽길을 달려왔나 생각해 보니,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던 거죠. 나는 나와 이야기할 수밖에 없잖아요. 바로 그 순간 고독과 마주하게 된 거지요. 저 고목도 오랜 세월 그렇게 지내왔을 겁니다. 
 
고독과 긴 세월 동행하면서도 저렇게 거목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고독을 벗 삼아 모진 비바람을 견디어 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오늘 이 시간부터 고독을 성숙의 동반자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외로움을 멀리 하면서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이 또한 모두 지나가리라. 봄입니다. 봄을 타고 외로움을 타는 분들 오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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