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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썸타다(2)

by 훈 작가 2023. 3. 13.

 

무척 생소하게 들렸다. 우연히 TV에서 흘러나온 ‘썸 탄다.’라는 표현을 이르는 말이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너무도 많은 신조어가 너무 난무한다. 시대의 한 흐름인가 생각하고 넘기지만, 한편으로 우리말을 왜곡하는 것 같아 씁쓸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이런 말을 한다고 꼰대라면 어쩔 도리 없다.

남녀가 서로 호감은 있지만, 정식적으로 교제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마음에 두고 있는 이성을 사귀는 과정에서 남자와 여자가 사로 느끼는 불확실한 사랑의 감정을 뜻하는 모양이다. 진전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한 감정 상태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속에 꽃과 나비가 있다. 이들 한 쌍을 보며 ‘썸 탄다.’라는 말을 떠올려 보았다. 제목을 붙인다면 과연 잘 어울릴까 하고 생각해 본다. 꽃과 나비의 조합이 ‘썸 탄다.’라는 표현과 잘 어울린다면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물론 이때 꽃과 나비는 남자와 여자를 비유하는 상징어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보는 이의 몫이다. 

바야흐로 봄이다. 은근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계절이다. 봄바람이 불면 봄을 타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여성들이 그런 것 같다. 난 여태껏 봄을 탄다는 남자를 보지 못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봄을 타다는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봄은 여성들에게 감정의 기복을 불러오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싶다. 

봄이 오면 봄바람에 가슴이 설레는 여인들이여! 봄을 타는 것보다 썸을 타시라. 자칫 혼자 있다 보면 우울해질 수 있는 봄이다. 가슴으로만 봄을 타면 ‘some’을 탈 수 없다. 봄이란 계절의 날개를 타고 없는 ‘some’ 만들어야 봄을 타는 우울함을 이겨낼 수 있다. 사진 속의 꽃과 나비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some’의  로맨스를 찾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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