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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연꽃

by 훈 작가 2023. 3. 17.

저는 더러운 진흙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삶의 환경이 좋다고 볼 수 없는 곳이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저를 보고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롭다고 까지 합니다. 심지어 불가에서는 저를 상징으로 여기니 그저 황송할 따름이지요. 또 어떤 이는 저를 보고 <장화홍련전>을 떠올리며  이야기하지요.

사람도 모두 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생도 꽃처럼 피었다 지는 삶과 비슷하지 않나 싶거든요. 많은 꽃처럼 삶도 씨앗이 싹이 트고 자라는 환경이 다르잖아요. 삶은 운명으로 출발하여 눈물 속에 피는 꽃일지도 모릅니다. 저처럼 진흙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꽃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반전의 삶을 일구어 내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잖아요.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으로 피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눈물이 많을 겁니다. 비바람을 맞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잖아요. 비바람을 견뎌내지 못한 꽃은 피기도 전에 꺾일 테니까요. 사바세계에서 말하는 흙수저, 저 역시 흙수저입니다. 까마득한 물속 진흙세계는 빛조차 없거든요.

모든 삶은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아픔들이 숨어 있습니다. 아픔과 고통 없는 인생이 있을까요. 삶을 이야기하면 모두가 하나같이 눈물이 있습니다. 내 삶만 고달프고 힘들고 불행하다 생각하면 그것이야말로 이기적인 착각 아닐까요. 삶은 모성이란 고통 속에 태어나 스스로 피기까지 고통을 견뎌내고  피었다 지는 꽃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주어진 삶이라면 저처럼 아름답고 행복이 활짝 핀 꽃을 피워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진심 어린 메시지입니다. 꽃의 아름다움만 보지 말고 꽃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생각하면 그 꽃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겁니다. 세상의 모든 꽃은 척박한 환경을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견뎌내고 이겨낼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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