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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중독일까, 폰-멍일까.

by 훈 작가 2024. 4. 23.

이런 경험 있을 겁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다른 사람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는데 내 것으로 착각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본 일 말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실제 벌어지는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4사람은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이 실생활에서 장소 불문하고 필수품이 되었다는 방증입니다.

요즘은 숏폼 (15초~1분 정도 짧은 동영상)이 대세인 듯합니다. 대표적인 콘텐츠로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이 있습니다. 이런 숏폼을 보다 보면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져든다고 합니다. 심지어 침대나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다가 떨어뜨려 이마를 맞아본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디지털 마약’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중독에 가깝다고 본 겁니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폰-멍’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을 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심리적 허탈감을 해소하는 멍 때리기라는 주장입니다. 건전한 놀이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 못한 사회적 상황에서 젊은 MZ세대에게 최고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놀이 도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새로운 휴식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솔직히, 중독인지 폰-멍 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스마트폰이 일상에서 땔 수 없는 필수품이 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들은 스마트폰이 없거나 배터리가 부족하면 불안감을 느끼고, 메시지도 수시로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며, 잠시라도 손에서 멀어지면 금단현상까지 느낀다고 합니다. 이 정도라면 폰-멍이 아니라, 중독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겁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어차피 문명의 이기(利器)는 양날의 칼입니다. 부작용이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의사소통은 기본이고,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음악이나 영화도 즐기며, 집에서도 편안하게 은행 업무를 하거나 쇼핑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스마트폰은 폰-멍이 아니라, 중독에 빠질 수 있음은 경계해야 마땅할 겁니다. 

급발진 교통사고로 자동차가 흉기가 된다고 안 타고 다닐 수 없습니다. 모두 안전 운전을 하면 사고는 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도 올바르게 사용하면 됩니다. 우리의 삶의 질이 윤택해지는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이용하는 겁니다.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눈을 떼지 못하면서 손놀림 하는 엄지족이 문제입니다. 이들에겐 스마트폰이 문명의 이기가 아닌 디지털 마약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풍경 속에 사람을 넣어 셔터를 누를 때가 많습니다. 사람이 있는 거와 없는 게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재미있고, 더 멋진 사진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이 들어가는 사진은 조심스럽습니다. 행여 얼굴이 노출되어 초상권이나 사생활 침해로 보이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 최대한 얼굴이 안 보이도록 구도를 잡거나 누군지 모르게 멀리서 찍어야 합니다. 

우연히 찍은 사진도 있고, 순간 재미있어 보여 셔터를 누른 것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의 공통점은 스마트폰입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폰-멍일 수 있고, 중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즐기는 걸 넘어 탐닉의 경지에 이르면 중독에 가깝습니다. 습관은 생활을 바꾼다고 합니다. 그러나 습관이 중독이 되어버리면 바꾸기 힘듭니다. 올바른 사용만이 해법입니다. 스마트폰이 디지털 마약이 되지 않도록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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