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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달콤한 유혹, 악마의 유혹

by 훈 작가 2024. 5. 6.

애주가라면 술자리에서 피하기 힘든 말이 있었습니다. ‘딱 한 잔만 더’라는 말입니다. 취기가 올라 기분이 막 좋아지는 상태인데 그대로 일어나면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그럴 찰나에 ‘더’라는 말은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유혹입니다. 나도 이런 경험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음주문화의 한 단면인 것은 사실입니다.
 
유혹은 달콤합니다. 달콤한 유혹의 실체는 욕망입니다. 욕망을 자극하는 주체는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본능이고, 대표적인 게 사랑입니다. 초콜릿이 달콤한 유혹의 상징이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를 가장 잘 이용한 인물이 전설적인 바람둥이 카사노바입니다. 그는 사랑의 속삭임을 담아 많은 여성을 유혹했다고 합니다.
 
초콜릿은 대항해시대에 유럽으로 전해져 카사노바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19세기 영국에서 Valentine’s Day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관습이 시작되었고, 이후 20세기 들어오면서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마케팅으로 초콜릿을 선물하는 사랑 고백 캠페인을 벌여 오늘날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겁니다.
 
인간은 유혹을 거부하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신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영혼에 욕망을 불어넣었기 때문입니다. 욕망은 끊임없이 마음을 자극합니다. 달콤한 유혹일수록 흔들립니다. 문제는 유혹의 주체가 악마일 때입니다. 악마가 부추기는 유혹은 견디기 힘들고, 때론 파멸로 이끌어 죄를 짓게 만듭니다.
 
악마의 유혹은 불행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술자리와 비슷하게 ‘딱 한 번인데, 뭘?’이라는 말입니다. 악마가 유혹할 때 쓰는 말입니다. 하지만, 악마의 유혹은 절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망설이고, 주저하면 ‘뭘 그래, 이 정도는 괜찮아. 누구나 다, 이렇게 사는 거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지점입니다.
 
꽃과 나비가 만났습니다. 달콤한 밀회의 순간입니다. 하지만, 나비가 카사노바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만 탐하고 농락하는 카사노바일 수도 있으니까요. 꽃이든 나비든 달콤한 유혹일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게 악마의 유혹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의 꽃과 나비, 달콤한 유혹인지, 악마의 유혹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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