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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뜨거운 사랑은 위험해

by 훈 작가 2024. 6. 25.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앗, 뜨거워.”
 
식은 줄 알았던 커피를 마시려다 나도 모르게 나온 말입니다. 짙은 커피 향의 유혹에 못 참고 한 모금 마시려다 그만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커피의 치명적인 유혹은 향입니다. 여인의 향기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검은 악마처럼 다가온 향이 다크 초콜릿처럼 부드러워 저절로 눈을 감게 만듭니다. 처음 마실 땐 쓴 것 같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고소한 느낌이 납니다. 마치 첫 키스의 여운처럼~.
 
커피에는 카페인과 Tannin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커피를 마실 땐 열에 약한 카페인이 날아가고 쓴맛이 나는 Tannin 성분만 남는다고 합니다. 커피가 쓴맛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뜨거우면 커피를 마시면 커피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겁니다. 전정한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따뜻할 때 커피를 마셔야 합니다.

더울 때는 아이스 아메리카가 제격입니다. 그럼에도 난 뜨거운 커피를 좋아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따스한 커피입니다. 차가운 커피는 짙은 커피 향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눈에 띕니다. 거리엔 커피 전문점이 갈수록 늘어납니다. 그만큼 커피가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겁니다. 좋게 말하면 ‘커피 사랑’이고, 나쁘게 말하면 ‘커피 노예’가 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도 뜨거울 때가 있고, 때론 차가울 때가 있습니다. 딱히, 언제가 뜨겁고 언제가 차가운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뜨거운 사랑’을 떠올리면 젊은 날의 용광로 같은 사랑이 연상됩니다. 순수한 열정이 불타는 태양처럼 달아오르게 만드는 사랑, 낭만적이고 격렬한 사랑이 소설처럼 전개되는 사랑, 이 사람이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사랑, 걷잡을 수 없이 질주하는 청춘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반면, 시린 눈물이 나올 것 같고, 슬픔이 가슴을 적시게 만드는 사랑이 차가운 사랑일 겁니다. 어찌 보면 어쩔 수 없이 미완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사랑일 것 같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본래 사랑은 심장을 뜨겁게 합니다. 그런데 심장을 차갑게 한다는 것은 뜨거운 사랑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불가피함을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커피와 사랑을 나눌 때는 뜨거운 사랑은 피해야 합니다. 자칫 입이 데면 위험하니까요. 그래서 커피와 사랑을 나눌 땐 따뜻한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따뜻한 사랑을 나누어야만 제대로 된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커피 자체를 마시는 데 방점을 두고 마시는 게 아니라 커피의 향을 영혼으로 느끼고 느긋하게 분위기를 즐겨야 합니다. 참고로 전문가가 말하는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마시기에 딱 좋은 온도는 82℃라고 합니다.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그렇다면 사랑하기에 딱 좋은 온도도 있지 않을까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랑이 과학이라면 누군가가 연구해 몇 도라고 발표했을 겁니다. 하지만, 과학의 영역이 아니기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결론은 사랑하기에 딱 좋은 온도는 없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다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사랑이 좋을 듯합니다. 그런 사랑이 따뜻한 사랑입니다. 그럼에도 딱히 정해진 사랑의 온도는 없습니다. 서로가 맞추는 게 정답일 겁니다.
 
너무 뜨겁습니다. 지구와 태양의 사랑이 너무 격한 사랑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서로 맞추어야 따뜻한 사랑을 오래도록 나눌 수 있는데 이러다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걱정입니다. 적정한 사랑의 온도를 맞추는 노력이 필요한 데 우린 이에 너무 소극적입니다. 어차피 헤어질 사이가 아니라면 서둘러 맞추어야 합니다. 뜨거운 사랑은 위험한데, 왜 달콤한 사랑에만 빠져 있는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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