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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날아야 하는 이유

by 훈 작가 2024. 7. 17.

1. 어떡하지?

머물 것인지 떠날 것인지 주춤거리는 두루미 한 마리. 망설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성격 문제라면 결정장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칼에 결정하는 녀석이라면 자신감에 차 있고 추진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겁니다. 선택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판단하는 영역입니다. 어떡하지? 주저한다면 녀석은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정은 학습과 경험의 산물입니다. 그런 결정이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은 답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답만 찾는 학교 교육을 줄곧 받아왔습니다. 시험문제에 없는 세상일은 경험을 통해 선택의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교육과정에서 배운 게 많을수록 지식이 쌓이면 최선에 가까운 선택을 할 확률이 높을 뿐입니다.

2. 여긴 아닌 것 같아~

한동안 호수만 바라보던 두루미 한 마리. 미동도 하지 않던 녀석이 이윽고 발걸음을 떼고 호수 안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아무래도 여긴 아닌 것 같아. 행복을 찾아 떠나야겠어.’
 
삶이란 선택의 연속입니다. 오늘 점심은 무얼 먹지? 같은 사소한 결정부터 결혼 상대나 직업 같은 인생의 중차대한 행복을 결정짓는 선택까지 다양합니다. 선택의 순간은 미래의 인생에서 마주할 행복을 좌우합니다. 그러나 선택은 자유이고, 여기에 책임이 따른다는 걸 알기에 우린 심사숙고한 후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는 날개를 펴기 전 선택을 해야 합니다. 내 삶의 꿈을 펼치기 위해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가슴에 두고 날개를 펼칠 겁니다. 그것이 가정을 기반으로 한 가치일 경우 부자가 되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는 사진 속의 두루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범한것 같은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3. 미련없이 떠나자.

날개를 펼치더니 사뿐히 날아오릅니다. 녀석은 접었던 날개를 펼치기 전까지 많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런 결정은 어떤 경험과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을 겁니다. 두루미에겐 이곳이 먹고살기에 적합한 곳인지, 생존에 위협은 없는지, 더 나아가 좋은 반려자를 만나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는 곳인지를 두고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나름대로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이런저런 판단이 가치에 부합하지 않기에 떠나기로 한 듯합니다.
 
비우고 내려놓으며 떠난다는 것은 내 삶과 행복을 위해 무언가는 부족하고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다만, 주저하고 망설였다는 건 아쉬움이 남을 만한 대목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은 미련을 두지 않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녀석이 뒤돌아보지 않는 걸 보면 그렇게 보입니다. 떠날 때는 그렇게 가는 겁니다.
 
4. 행복은 지금이 중요해.

삶의 주제가 과거에 많이 머무르는 인생이면  청춘이 아닐 겁니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반환점을 돌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면 예측 불허의 초반전 경기상황일 겁니다. 삶은 항상 현재 진행형입니다. 완료시제가 많은 인생의 주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회한의 삶이 재방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그럴지라도 삶은 내일의 행복을 위한 오늘의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오늘의 행복 없이 내일의 꿈을 이야기하는 건 허세로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만 보고 달린다는 이야기는 오늘의 행복을 기반으로 하는 말입니다. 두루미가 앞만 보고 날아갑니다. 녀석은 미련 없이 떠나는 이 순간이 행복할 겁니다. 행복은 지금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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