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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나도 '관종' 일까

by 훈 작가 2024. 8. 1.

 

'관종’이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이목을 끌기 위해 온라인이나 SNS에서 무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라는데 '관심종자'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타인에게 관심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많다는 방증일 겁니다. 과장일는지 모르지만, ‘관종’이 대세가 된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은 누구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세상입니다. 사이버공간에서 타인과 의견을 나누며 지내고, 스마트폰이나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서로 일상을 공유하는 동시에, 이를 삶의 즐거움으로 여기며 지냅니다. 특히, SNS의 비중이 커지면서 ‘관종’이란 말이 자리 잡은 듯합니다.
 
블로그(수다 한 잔, 사진 한 장)를 시작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아날로그에 익숙한지라 처음엔 사진과 글을 올리며 시작한 나만의 놀이터로 생각했습니다. 내 콘텐츠에 좋다고 댓글이 달리고 구독자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나홀로 시간 죽이기에 이게 딱이다 싶어서 시작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조금씩 구독자가 늘고 댓글도 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 포럼에 블로그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자들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서 수시로 올린 겁니다. 올리면서 느꼈습니다. 구독자 늘리기에 목말라하는 블로거가 정말 많다는 사실을. 이왕 시작한거 나도 늘리고 싶었습니다.

순간 나도 ‘관종’이 된 건가 생각했습니다. 아니지만, 닮아가는 게 아닐까, 돌아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인기있는 블로거가 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내심 직접 찍은 사진과 이를 소재로 쓴 글로 만든 차별화된 콘텐츠라 독자들이 알아줄 거라 기대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바라기꽃을 찍으러 나왔습니다. 좋은 풍경을 찍기 위해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했습니다. 해바라기가 벌판에 가득합니다. 노란 꽃이 밝게 웃으며 나만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동그란 꽃모양과 노란 꽃이 사춘기 소녀의 얼굴처럼 아름답습니다. 모두 까르르 웃으며 '오빠'하고 부를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 K-pop 공연무대가 그려집니다. 아이돌 스타가 무대에 오르면 팬들이 열광하는 것처럼, 해바라기가 날 쳐다봅니다. 내가 주인공이 된 양 심쿵해집니다. 아, 이런 기분일까. 이런 맛에 K-pop 스타지망생들이 많은 건가. 관심받고 싶어서~. 행여 나도 그런 마음에서 블로그를 하는 걸까? 나도 정말 그런가….
 
솔직히 긍정적인 관점에서 내 블로그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싫어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관종'처럼 주목받고 싶은 행동은 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변치 않을 겁니다. 앞으로도 쭈욱~, 좋은 사진과 글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난 관종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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