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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유통기한도 신경 쓰세요

by 훈 작가 2024. 9. 11.

본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내려 받았음.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을까?

 

미혼남녀 56%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D 결혼정보회사가 설문 조사를 한 결과입니다. 남성은 66.1%로 여성이 47.0%였습니다. 이유가 무얼까? 미혼 남성 48.8%'더 이상 설렘이 느껴지지 않아서'1위로 꼽았고, 여성 40.6%'감정이 항상 처음과 같을 수는 없어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친구 관계의 우정도 유통기한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정해져 있는 게 없습니다. 아니 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죽기 전까지 유지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그것이  친구 간에 가장 바람직한 우정의 유통기한일 겁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우정에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지만, 끝이 있습니다. 언젠가 끝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끝이 죽기 전까지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정이란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게 우리가 희망하는 우정의 유통기한입니다. 왜냐하면 그 끈을 놓는 순간 상실감에서 오는 상처가 엄청 크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우정의 유통기한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의 싹이 틀 수 있습니다. 단지 친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안주하는 게 문제입니다. 서로가 만나려는 노력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지 않는다면, 무관심이라는 곰팡이가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또는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관계를 소홀히 하면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급니다.

 

꽃을 가꾸듯 친구 간의 우정도 가꾸어 가야 합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꽃이 피고 향기가 나길 기대해선 안 됩니다. 내가 필요할 때만 전화해서 만나고, 친구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으면, 이미 유통기한 과정에서 이별의 전조현상인 부패 세균이 번식하거나 곰팡이가 피어 번지고 있는 겁니다.

 

살다 보면 아주 친했던 친구들과 멀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때론 가슴 아프고, 배신감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집착할수록 고통의 늪에서 허우적댑니다. 냉정하게 유통기한이 다 된 결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연이 다 된 관계는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프더라도 지우고 추억으로만 남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식품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부패합니다. 하지만 발효되는 것도 있습니다. ​친구의 우정도 세월이 흐르면서 변합니다. 세속(世俗)에 물들어 양심을 내팽개치고 배신하는 파렴치한 친구가 있는가 하면, 세속에 물들지 않고 변함없는 의리를 보여주며 언제나 인간미가 넘치는 친구도 있습니다. 관건은 내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유통기한이 좌우됩니다. 

 

부패되면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겠지만, 발효되면 오래된 포도주처럼 달콤한 향이 나거나 된장처럼 구수한 냄새가 납니다. 부패형 친구가 될지, 아니면 와인형 친구가 될지, 선택은 오로지 본인 몫입니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영원해야 할 우정에 문제가 생겨 예고치 않은 고통을 겪는 일이 있습니다.

 

사랑과 우정은 언제나 처음처럼 만남이 기대와 설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나부터  와인형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지나 친구관계를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Out of sight, out of mind.)입니다. 식품만 아니라 사람관계도 유통기한을 신경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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