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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는 신이 이 세상에서 제일 먼저 만든 꽃이라는 영예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가냘프게 보여 이렇게도 만들어 보고 저렇게도 만들어 보다 보니 다양한 색의 코스모스꽃이 생긴 모양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다둥이죠. 신이 이후 많은 꽃을 만든 후 맨 마지막에 만든 게 국화였다고 합니다.
코스모스는 우리말로 살살이 꽃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지었답니다.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해 주려고 만들었는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살랑살랑 흔들립니다. 이 때문에 가을을 타는 사람들은 덩달아 흔들립니다. 마음이 흔들리면 혼돈(chaos) 상태로 빠져듭니다. 이것이 코스모스꽃만의 매력이자 아름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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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cosmos), 그 안에 티끌같이 작은 별(지구)에 수많은 생물 중에 ‘나’라는 존재는 ‘나’를 중심으로 우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인간입니다. 무수히 많은 생물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을 이어가고 있는데,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곳에서 내가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밤하늘에 헤아릴 수 없는 별들을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우주 속에 ‘나’를 생각하면, 어떻게 우주가 ‘나’ 위해 존재할 수 있을까. 착각이었던 같습니다. 우주를 보면 사실 ‘나’는 보잘것없는 존재잖아요. 그때마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면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해 답답했습니다. 삶은 늘 그렇게 미스터리 같은 우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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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나요. 가냘프게 보이는 코스모스꽃이 우주(cosmos)라는 뜻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우주를 코스모스(cosmos)라고 처음 부른 사람은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라고 합니다. cosmos는 그리스어의 κόσμος라는 말에서 유래했는데, 조화롭거나 질서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코스모스(cosmos)가 우주라는 뜻이 왜 있는지 굳이 피타고라스나 그리스 신화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마냥 가냘프게만 보이는 코스모스꽃인데 자세히 꽃을 들여다보면 정말 거짓말처럼 별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둘이 아닙니다. 그냥 스치듯 보면 모릅니다. 자세히 보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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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초등학교(옛날 국민학교) 가을 운동회나 가을 소풍 때가 되면 신작로 가에 코스모스가 만발했습니다. 사춘기 소녀들은 코스모스를 보며 감상에 젖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코스모스 꽃말이 '소녀의 순정', '소녀의 순결', '소녀의 순애'라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엔 몰랐습니다. 코스모스꽃이 별을 품고 있는 걸..
코스모스꽃. 아 어떻게 이 작은 꽃이 우주를 품게 되었을까.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뭐든 알고 보면 달리 보입니다. 지구촌 한쪽은 카오스 상태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하마스.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질서가 깨지니 그런겁니다. 그들에겐 코스모스꽃이 없어 그런지도 모릅니다.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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