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떠나고 있습니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아쉬워하는 시간입니다. 한 것도 없이 또 나이 한 살을 먹게 되었다고, 열심 앞만 보고 살았는데 해 놓은 게 없다고, 사는 게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어물쩡하다 보니 또 올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고. 늘 그래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단 한 번도 아쉬워하지 않았던 12월이 없었습니다.
세월은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12월이면 인생이 덧없고 서글퍼지게 느껴집니다. 너무 빠른 것 같아 그럴 겁니다. 늘 세월은 변함없이 우리와 동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12월이면 세월의 무상함을 들먹입니다. 인간만이 느끼는 세월에 대한 소회(所懷)일 겁니다.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 때문입니다. 일종의 무의식적인 관념입니다. 관점을 달리하면 아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삶은 세월이 삶을 주도한 시간입니다. 세월이 가는 대로 내 삶을 산 겁니다. 반대로 살면 달라집니다. 그러면 12월은 보내는 시간입니다. 누가? 내가. 12월을 보내야 합니다. 미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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