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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12월을 보내며 (3)

by 훈 작가 2024. 12. 28.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그곳은 雪國이었다." 12월은 소설 ‘설국(雪國)’ 첫 문장처럼 긴 터널의 마지막 지점을 향해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빠져나오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겁니다. 우린 지금 2024년 열차를 타고 터널 속을 달리고 있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2025년 설국을 만날 겁니다.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조금 관점을 달리해 보면 새로운 장소가 아닌 새로운 시간을 만나는 겁니다. 그게 어떤 시간일까요. 바로 새로운 나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타성에 젖어 익숙한  공간과 시간이 아닌 전혀 다른 공간과 시간을 만나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겁니다.
 
인생 여정은 세월이란 궤도를 달리는 여행입니다. 시간을 떠나보내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을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누구도 가 보지 못한 낯선 시간입니다. 내가 떠나보낸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나는 시간만 존재합니다. 여행자는 절대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한결같이 새로운 시간과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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