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연상되는 연못이 보인다. 그런데 착각하기 쉽다. 수련(水蓮)이 아니라 수련(睡蓮)이다. 나도 처음엔 물 수(水) 자인 줄 알았다. 사진을 배우면서 잠잘 수(睡)인 걸 알게 되었다. 낮엔 꽃이 피었다가 밤이 되면 마치 사람이 잠자는 것처럼 다음 날 아침까지 꽃잎을 오므리고 있기 때문이다.
72세의 클로드 모네는 백내장을 앓았다. 하지만 그는 의사의 수술 권유를 거절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증상이 절정에 이른 1920년, 이제 실제 관찰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인상에 의존해서 그림을 그린다고 지인에게 고백했다. 안개가 낀 것 같은데,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자신은 행복하지 못하다고도 했다.

명작은 고통 속에서 탄생한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고흐의 ‘별 헤는 밤’이 그랬다. 모네는 백내장 후유증에 시달렸다. 화가로서 치명적이었다. 색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고흐는 ‘압생트’라는 술을 많이 마셔 시야가 노랗게 보이는 황시증((黃視症)에 시달렸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화가는 붓을 놓지 않았다.
수련은 불교의 상징과도 같은 꽃이다. 꽃은 진흙탕 속에서 자란다. 그럼에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모든 걸 극복하고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꽃이 수련이다. 그러기에 꽃은 더욱 빛나고 아름답다. 마치 클로드의 모네나 고흐의 별 해는 밤 같은 명작에 견줄 만한 꽃이 아닐까.
세상은 어떤가. 사바세계는 늘 번뇌가 끊이지 않는 삶이다. 어찌 보면 수련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꽃에 불과하다. 그러나 속세의 중생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꽃이 아닌가 싶다. 단 한 번뿐인 인생, 삶이 힘들고 고달프다고 만 하지 말자. 수련처럼 우리도 자신만의 꽃을 피워내야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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