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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낙엽 단상

by 훈 작가 2025. 11. 16.

치열한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울긋불긋 물든 가을 잎은 그렇게 생을 불태우고 떠난다. 다만 과학의 눈으로 보면 생존을 위한 처연한 이별일 뿐이다. 역설적이다. 이별의 아픔이 아름다운 것은. 자연은 모두 숙연한데 속세의 중생들만 환호하며 즐길 따름이다. 화려한 삶의 이면에 가려진 버림과 고통을 알면서 슬퍼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변한다. 변화 속엔 항상 진리가 있고 가르침이 있다. 삶은 시간의 변화 속에 숨 쉬는 빛이다. 생명의 빛은 에너지가 만드는 찰나에 머문다. 그럼에도 인간은 영원한 존재인 양 소멸의 시간인 죽음을 애써 외면한다. 인생무상임을 말하면서 끝까지 탐욕을 놓으려, 버리려 하지 않으려 한다. 모두 후회 가득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추하게 늙은 모습으로 마지막 생을 맞이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대개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단풍처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사람은 적은 이유다. 추하지 않은 삶과의 이별, 남은 자에게 고통을 덜 남기고 떠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하는 가을이다. 허무함을 남기지 않으려는 삶,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이 계절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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