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 에세이/아포리즘

빛과 그림자

by 훈 작가 2025. 10. 21.

빛은 얼굴이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면 두 개의 얼굴을 만듭니다. 하나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얼굴입니다. 그게 그림자입니다. 다시 말하면 정체성 뒤에  숨어 있는 얼굴이 그림자입니다. 시각적으로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는 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거울을 통해서 말이죠.
 
사람은 천사의 얼굴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세상의 빛을 처음 만나는 순간 인간은 모두 천사입니다. 그러나 어둠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천사의 얼굴에 아주 조금씩 어둠이 스며들고, 천사의 정체성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빛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둠의 자식으로 정체성이 변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런 어둠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존재입니다.
 
생명 속에 스며든 영혼은 어둠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인간은 어둠을 먹고살려는 그림자가 따라다닙니다. 빛을 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을 숨기며 자신의 욕망과 탐욕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입니다. 다만 스스로 그것을 인식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는 신이 존재합니다.
 
그림자 뒤에 숨은 내 얼굴, 경계해야 합니다. 자칫 그 얼굴이 빛이 만든 얼굴을 잡아먹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얼굴을 만들게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되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 속에 스며드는 그림자를 지워야 합니다. 매일매일, 씻어 내고 반성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늘 당당한 얼굴로 살아야 합니다.

'Photo 에세이 > 아포리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단상  (20) 2025.11.16
안개  (18) 2025.11.09
안개 낀 항로  (20) 2025.10.01
이끌림  (27) 2025.09.17
희망이란 빛  (22) 2025.09.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