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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달리기 열풍

by 훈 작가 2026. 3. 20.

유행인지 열풍인지 모르겠다. 공원에 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단 젊다. 유심히 봐도 나이 있어 보이는 사람은 없다. 그들을 보며 헬스장이 떠올랐다. 해가 바뀌면 건강을 챙기려는 새해 결심인지 회원들이 부쩍 증가한다. 그러다가 한 달쯤 지나면 얼굴을 감추는 회원들이 많아진다.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생각한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왜 있는지 새삼스럽다. 사실 운동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 경험상 정말 어렵다. 마음먹는 것과 실제 행동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시작은 큰소리치며 호언장담하듯 한다. 그러나 끝까지 완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건 상식이다. 새해 금연결심처럼 요즘 유행인 달리기도 그럴지 모르겠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많다. 내 기억으로는 열풍이 불었던 게 몇 가지가 있다. 유행처럼 번진 걷기 열풍이 그랬고, 등산과 골프가 그랬다. 속된 말로 한때 개나 소나 산에 가고, 골프장에 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일부는 뜨겁던 열기가 식어 갈 즈음 조용히 유행의 흐름에서 슬그머니 그 대열에서 이탈한다. 물론 나름 이유는 있을 테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일 때 등산 인구가 부쩍 늘었다. 그런데 왜 최근에  달리기열풍이 부는지 모르겠다. 관심 없으니 그냥 사회적 현상이려니 이해한다. 그럼에도 알 수 없는 대목이 있다. 달리는 사람들 면면을 보면 주로 젊은 층이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뛴다. 심지어 이를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많다.

추측하건대 자신의 SNS에 올리거나 유튜브나 숏폼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려고 하는 모양이다. 내 일이 아니기에 신경 쓸 이유는 없다. 남이야 전봇대로 이쑤시개로 사용하든 말든 관계없는 일이다. 다만 우르르 몰려다니며 달리는 그들이 자칫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왜 여럿이 무리를 지어 뛰는지 궁금하긴 하다. 유행인가 보다 하고 흘려 넘기지만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나저나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무리 지어 달리기 하는 게 지속될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결심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흐지부지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나는 그런 열풍과 관계없이 퇴직 후 운동 삼아 시작한 걷기를 10년째 하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걷는다. 유행이나 열풍과는 전혀 무관하다. 정말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쉬는 경우가 없다. 요즘은 아파트 단지네 이웃들도 먼저 아는 척 인사한다. 정말 열심히 하신다는 인사말도 빼놓지 않는다. 평소엔 아는 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달리기 열풍을 폄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열풍은 언젠가 식기 마련이다. 다만 이와 관계없이 운동을 일상 속으로 내 패턴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달리기든, 걷기든, 등산이나 골프든지 간에. 어차피 운동이란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니만큼 유행이나 열풍을 의식할 필요 없다. 중요한 건 운동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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