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나요?
뜬금없이 무슨 소리지, 하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속으로는 '팔자 좋은 소리 한다. 남은 먹고살기 바빠서 죽겠는데' 하고 볼멘소리 하고 싶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사는 게 힘들면 남들이 다 듣는 소리도 못 들을 수 있으니요. 행여 그렇다면 살짝 얘기만 해 주고 가겠습니다.
팍! 팍! 팍!
이 소리가 들립니까? 예 맞습니다. 팝콘 기계에서 팝콘이 마구 터지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바로 봄이 오는 소리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고요. 그리 생각하면 당신의 감성지수는 빵점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들꽃’의 첫 소절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처럼 자세히 귀 기울이면 들립니다. 좀 더 집중해 보시길 바랍니다.

팍! 팍! 팍!
그대도 안 들리면 나에게 무의미한 소리여서 예전에도 그랬듯이 그냥 지나쳐 버려서 그럴 겁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에게 삶이 너무 고달픈 나머지 예기치 않은 일에 시달리고, 시간에 쫓기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치여서 그럴 시간이 없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딱 하나만 기억하시고 그곳에 가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들을 수 있습니다.
산수유나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입니다. 언제나 봄이 오는 걸 가장 먼저 알리는 봄의 전령사이거든. 꼭 만나 보시길 바랍니다.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면 들립니다. 노란 봄이 ‘팍!’ ‘팍!’ ‘팍!’ 터지면서 봄이 오는 소리가. 꽃망울이 여기저기 마구 터지면 봄이 소리치며 옵니다. 이 소리는 마음으로 들어야 들리는 소리입니다.
팍! 팍! 팍!
봄이 오는 소리입니다.
'Photo 에세이 > 아포리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잔인한 달, 4월에 피는 꽃 (8) | 2026.05.11 |
|---|---|
| 마음을 무겁게 한 사진 한 장 (18) | 2026.03.31 |
| 봄 마중 가는 길 (20) | 2026.03.25 |
| 좌절을 기품으로 (18) | 2026.03.19 |
| 상처 (12) | 2026.03.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