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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하늘을 봐야 할 때도 있다

by 훈 작가 2026. 5. 13.

돼지는 하늘을 보지 않는다. 항상 먹을 걸 찾느라 코를 땅에 박고 꿀꿀거리기 때문이다. 기껏 머리를 들어 봤자 45°이지만 녀석은 하늘 따위엔 관심이 없다. 그런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을 때가 있긴 하다. 바로 벌러덩 넘어져 눕거나 죽기 전 땅에 쓰러져 눈감기 직전이다.

 

그때 하늘을 본 돼지가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으면 먹는 데만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하고 후회할지도 모른. 그러나 그럴 녀석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죽을 때까지 배만 채우면 그만인 녀석이니까. 돼지의 탐욕은 오로지 먹고 배부르면 자는 것 이외 아무것도 없다. 그런 돼지를 우리는 때론 복을, 때론 탐욕의 상징으로 비유한다.

 

행복을 탐욕에서 찾는 대표적인 인물 놀부. 사람 사는 세상에서 놀부에 비유되는 사람은 대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유가 무엇인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인간이 욕망을 충족하고자 하는 본성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탐욕은 정도를 지나친 욕심을 일컫는 말이다. 그럼에도 그 욕망의 정도에는 기준이 없고 한계치가 없다.

 

삶이란 공간에 존재하면서 행복을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한다. 평범한 말이지만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린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넘어지는 순간이 온다. 늘 그렇듯 예고 없이 찾아온다. 넘어진 순간 우리는 남보다 뒤처지는 삶을 살지 않을까 걱정한다. 왜 그럴까. 그것이 곧 행복과 멀어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넘어진 순간 하늘을 볼 필요가 있다. 왜 넘어졌는지 돌아보고 잠시 하늘을 보고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어쩌면 넘어짐이 하늘을 한 번 보라는 뜻일 수도 있다. 앞만 보고 달리는 바쁘게 사는 나를 보살펴 보고 너무 열심히 사느라 몸에 무리한 건 없는지 챙겨 보라는 하늘의 뜻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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