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낭화는 비단 금(錦), 주머니 낭(囊) 자의 꽃(花)입니다. 하지만 다른 이름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며느리주머니라고도 부르고 , 밥풀 꽃으로도 불립니다. 꽃이 여인네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를 닮았다고 하여 ‘며느리주머니’라고도 하고, 붉은 입술 사이에 밥풀이 끼어 있는 것 같이 보여서 ‘밥풀 꽃’이라고도 합니다.
여기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여자로 태어나면 며느리로 살아야 하는 운명과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가난한 홀어머니를 보시고 사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커서 장가를 가게 되었고 한 처녀가 이 집의 며느리로 들어왔습니다. 살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랑은 산 너머 마을로 머슴살이를 떠나게 되어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살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시집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며느리가 빨래터에 가서 빨래해 오면,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다그치고, 깨끗이 빨아 온 빨래를 더럽다고 마당에다 내동댕이치며 온갖 구박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군소리 하나 않고, 참으며 일만 했습니다. 머슴살이하는 남편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한 뒤 품삯을 집에 돌아갈 날만 기다렸습니다.
시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지 쫓아낼 구실을 만들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며느리는 저녁밥을 짓기 위해 쌀을 솥에 넣고 불을 지폈습니다. 그리고 밥이 다 되어 갈 무렵에 뜸이 잘 들었는지 보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몇 개 입에 물어 씹어 보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솥뚜껑 소리를 듣고 이때다 싶어 부엌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하는 소리가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며 다짜고짜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물은 채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시절엔 솥에서 가끔 밥을 먹어 보는 일은 상식이었는데 생트집을 잡은 것입니다. 결국 며느리는 며칠 동안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들은 달려와 통곡하고 아내를 불쌍히 여겨 마을 앞 솔밭 길가에 고이 묻어 주었는데 며느리의 무덤가에 여름이 되자 하얀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어 보다 죽었기 때문에 넋이 한이 되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여겼답니다.
(퍼온 글)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입니다.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무엇이든지 순종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금낭화는 겸손과 순종의 미를 겸비하고 있는 꽃입니다. 그러나 그 겸손과 순종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진실한 것과 옳은 것에 대한 겸손과 순종일 겁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참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상엔 이런 며느리, 단언컨대 없습니다. 오히려 시어머니들이 며느리 눈치 보는 세상일지도 모릅니다. 순종의 미? 아마 듣기 어려운 말일 겁니다. 그나마 겸손이라도 갖추었으면 A급 며느리이겠죠. 어쨌든 시대를 막론하고 고부간의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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