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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썰렁한 바다 이야기

by 훈 작가 2026. 6. 29.

 

졌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기였다. 3일 뒤 다른 나라 경기 결과에 운명을 맡기는 상황이 되었다. 조별리그 결과 탈락은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론에 등장한 표현이 ‘경우의 수’다. 복잡한 걸 싫어하는 탓에 이렇게까지 따져야 하나 싶었다. 그만큼 월드컵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는 얘기다.
 
3일 동안 빙고 게임 하듯 TV에 축구 전문가가 나와 ‘경우의 수’ 설명했다. 확률이 자꾸 낮아졌다. 실낱같은 희망이 점차 사라져 갔다. 결국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32강 진출은 물거품 되고 말았다. 역대 최강이라던 선수단이라며 잔뜩 마음을 바람을 불어넣고 결과는 희망 고문에 그친 것이다.

사실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데 그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뜨거운 열기가 화로 변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씨에 짜증 나는데 무기력하고 무능한 경기를 펼친 축구대표팀 때문에 더 화가 난다. 썰렁한 개그이지만 많은 국민이 지금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 바다가 바로 ‘열바다’이다.
 
예전에 말장난 같았던  아재 개그 중에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중 하나가 ‘열바다’였다. 술자리에서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는?’ 하고 물으면 바로 나오는 답이 ‘열바다’였다. 그 '열바다'가 월드컵 때문에 떠올랐다. 이번 월드컵과 관련하여 딱 어울리는 표현 같아서 참 씁쓸하다 못해 열받는 일요일이다.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옮겨 보자. 세상에서 가장 추운 바다는? ‘썰렁해(싸늘해)’다. 열받았으니 이를 식히려면 추운 바다로 가야 하지 않을까. 썰렁한(싸늘한) 바다로…. 이런 말을 꺼내면서도 월드컵을 떠올리면 썰렁한 바다로 가도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감독이 받은 연봉이 무려 20억이니 30억이라니까 그렇다.
 
홍명보 감독이 좋아하는 바다가 뭘까? ‘오만해’가 아닐까. 남아공과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펼친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겸손해’  또는 ‘최선을 다해’ 같은 바다를 좋아했더라면 이렇게 졸전을 펼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만해’를 좋아하다 보니 전술도 전략도 없어 보였다. 심한 말로 실력도 없으면서 감독을 맡아 온 국민을 스트레스받게 했다.

축구 이야기는 더 이상하고 싶지 않다. 이왕 바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재 개그 같은 썰렁한 바다 이야기나 하고 마무리해야겠다. 그리고 월드컵 축구 이야기는 여기서 접자. 혹시라도 친구끼리 또는 아닌 사람끼리 월드컵 축구 이야기가 나오면 ‘Stop!!!’하고, ‘야, 열받으니까 우리 딴 얘기하자.’ 하고 화제를 돌리자.
 
마지막으로 아재 개그를 남긴다. 모든 사람이 가기 싫어하는 바다는? 불편해, 두통 환자가 가기 싫어하는 바다는? 복잡해,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 좋아하는 바다는? 냉정해, 친구끼리 가고 싶은 바다는? 다정해, 애인하고 싶은 바다는? 사랑해, 세상 사는 사람들 모두 가장 가고 싶은 바다는? 행복해. 잊자, 그리고 모두 ‘열바다’에서 빨리 나와 행복의 바다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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