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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때론 꽃도 눈물을 흘립니다

by 훈 작가 2023. 6. 1.

꽃이 사람을 찾은 적은 없습니다. 꽃을 찾는 것은 사람입니다. 꽃을 찾는 이유는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꽃은 행복을 주고, 때론 힐~링을주기도 합니다. 거기엔 아무런 조건도 없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환한 웃음으로 찾아오는 사람을 반겨 줄 뿐입니다. 

꽃은 항상 미소 천사처럼 밝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예쁜 것도 질투가 날 정도인데 마음까지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마음마저 사로잡는 향기까지 몸에 지니고 있으니 시기가 날 지경에 이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할 겁니다. 이 정도면 가히, 꽃의 존재는 아무리 나쁘게 말하려 해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꽃도 피고 또 집니다. 꽃은 애당초 지려고 피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차피 탄생은 소멸로 이어지는 법. 그 순간 모든 생명은 소멸을 위해 탄생한 게 아닐 겁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는 그 생명의 몫입니다. 가끔 꽃을 보면서 우리의 삶도 꽃처럼 그렇게 살다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고고성(呱呱聲)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우는 소리를 말합니다. 우린 기억할 수 없지만 누구나 울면서 태어납니다. 어떤 이는 삶의 역정이 고난의 길이기에 우는 소리라 말하고 또 어떤 이는 어둠 속에서 빛의 세상으로 나오며 내지르는 환희 소리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울음의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때 그 순간을 기억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상식적으로는 산고의 고통 속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탯줄과의 이별이기도 하면서 세상과의 인연이기도 합니다. 자신은 몰라도 탄생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울음이 아니라 기쁨의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나올 거라 생각됩니다.

꽃이 눈물흘리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웃는 모습만 보아왔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꽃이 울고 있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물이 가득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슬퍼서 우는지 아니면 기뻐서 우는지 모르겠습니다. 눈물 속엔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으니까요.

갓 세상에 나온 작은 꽃은 자신은 모르겠지만 탄생의 기쁨에서 묻어 나오는 눈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고개 숙인 꽃의 눈물은 삶의 마감을 예감하며 흘리는 눈물 같습니다. 우리는 꽃의 아름다움만 보게 됩니다. 그러나 꽃도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양입니다. 눈물은 인간의 감정에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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