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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이다/중국&일본

아오이케

by 훈 작가 2023. 7. 11.

<비에이>에서 <시로가네>까지는 23.4㎞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오전 11시 20분 출발한 우리는 11시 50분에 아오이케(청의 호수)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투어버스로 가득했다. 투어버스에서 내려 한쪽으로 가는 인파를 따라 조금 걸으니 말 그대로 하늘을 닮은 물빛이 눈에 확 들어왔다. 호숫가 산책길은 275.38m로 천천히 10분 정도 걸으면 충분하다. 다만 물빛에 매료되어 여기를 찾는 여행객의 발걸음이 느리다. 중간중간 기념사진을 찍느라 가는 길이 더디기만 하다.

청록빛 자작나무가 호수와 조화롭게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어떤 이유로 물빛이 코발트 빛을 만들어 낼까? 인솔자 설명으로는 호숫물에 실리카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라고 한다. 아오이케(청(靑)의 호수)는 일본어로 푸른 호수란 의미다. 이름에는 푸를 청(靑)을 붙였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는 색은 날씨에 따라 또는 조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물속에 수산화알루미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흔히 호수나 못에서 보던 물빛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빛을 보여준다는 설명도 있다. 어떤 설명이 정확한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물빛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좀 더 머무르며 감상하고 싶다. 날씨 상황에 따라 변하는 사진을 찍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구름 등 영향으로 시시각각 빛이 투사하는 각도와 양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물빛이 다르다고 한다. 사진에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아오이케(청(靑)의 호수)다. 그만큼 사진이 잘 나온다. 아무튼 다른 장소와 달리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은 이 아름다운 물의 연출 장면을 담느라 환호성이다. 여기저기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며 탄성을 자아낸다. 여행에서 맛보는 즐거움이다. 웃음이 여행 기간 내내 여행자의 가슴속에 남았으면 좋겠다.

캐나다 여행에서 만난 호수의 물빛이나 동유럽에서 만난 플리트비체 물빛이나 감동을 주는 공통점은 물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개인적으로 물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보일 때가 물이 폭포수로 변하여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하얀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각을 유혹하며 황홀하게 한 물빛은 맑고 짙은 푸른 물빛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오이케 청(靑)의 호수 투어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여행객들에게 힐∼링으로 선물로 주었다. 자연이 만든 빛은 사람의 심리를 안정시켜 준다. 그뿐만 아니라 청량감도 준다. 여기에 물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귀를 통해 머리를 식혀 주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 물이 만든 빛과 소리는 자연의 교향곡이고 자연이 만든 한 편의 다큐멘터리이다. 인간 세상의 탐욕이 맞물려 돌아가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자연을 사랑하는 만큼 자연은 우리에게 돌려주는 것이 있다. 자연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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