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품은 꽃

코스모스(Cosmos)는 꽃 이외에 우주, 질서, 조화라는 뜻이 있습니다. 상반되는 개념은 혼돈(Chaos)입니다. 코스모스(Cosmos) 꽃은 ‘우주’라는 의미를 품고 있고,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의 개념을 ‘혼돈(Chaos)’이라고 학창 시절에 배웠습니다. 왜 코스모스(Cosmos) 꽃이 ‘우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가냘픈 꽃에 지나지 않는데,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별 관심도 없었죠.

어느 날 우연히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코스모스꽃을 가만히 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꽃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별이 보입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우주에 있는 별들이 꽃 속에 옹기종기 모여 앙증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그저 놀라고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입니다. 

밀려오는 경외감(敬畏感)이 감동을 불러옵니다. 자연의 위대함이 꽃 속에 숨어 있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연약한 꽃이 우주를 품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할 정도의 몸매를 가지고 어떻게 수많은 별을 품에 안고 꽃을 피웠나 하는 생각에 경외감(敬畏感)이란 표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은 우주 속에 티끌만큼도 못한 존재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우주를 품고 살지 못합니다. 아니 별을 가슴에 품고 살 여유도 없는 이들이 많습니다. 별 하나라도 가슴에 품고 산다면 그 삶은 행복한 삶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코스모스꽃은 더 짧습니다. 그래도 코스모스는 우주를 품고 삽니다.

흔히 인생은 덧없고 허무하다고 말합니다. 삶이 그럴지라도 우리는 꿈을 품고 살아야 합니다. 코스모스꽃처럼 수많은 별을 품에 안고 살 수는 없겠지만 별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만치 가을 소식을 안고 코스모스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세월이 빠르지만 여름과의 이별을 아쉬워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