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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고독은 아름다워야 한다

by 훈 작가 2023. 8. 9.

(1) 고독은 꽃을 피우게 한다. 

나 혼자 있으니 외롭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낮에 하늘이 있고, 밤에는 별도 있습니다. 가끔은 심심한 나에게 바람도 친구가 되어 말을 걸어옵니다. 혼자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주변에 나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꽃들이 없어서 그렇게 생각했던 겁니다. 고독하다고 느낀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어쩌다 여기에 혼자와 있는지 나는 모릅니다. 오랫동안 나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고독이 사무치게 밀려올 때, 고독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누구든 올 때는 혼자 세상에 오는것이니 애초부터 외로움과 쓸쓸함은내 안에 있던 것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도 나 입니다. 그게 고독입니다.

나는 그걸 그냥 늘 외롭고 쓸쓸하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결코 혼자 있는 것이 곧 외롭다, 씁쓸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이 상황을 차라리 즐기는 게 낫다. 아니 ‘옳다’ 생각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의 꿈을 이루도록 바꾸는 일입니다.

나는 내 안에 갇혀 있는 고독을 벗고 다시 태어났습니다. 고독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면서 나만의 꽃을 피우려고 열정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쩌다 이 울타리에 갇혀 있는지는 궁금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습니다. 생각의 관점을 달리하니 고독은 꽃을 피우기 위한 하나의 과정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고독은 악마의 씨앗이 될 수 있다. 

Macaw 앵무새 아름답기도 하지만 참 매력적인 새입니다.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애완용 새로 많이 기르기도 합니다. Macaw 앵무새는 주로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특성이 있고, 일반적인 다른 새에 비해 지능도 높아 사람의 말을 잘 따라 흉내 내는 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새장 안에 두고 밥만 챙겨 주어서는 외로움을 타고 심한 경우 자신의 털을 뽑거나 소리를 지르기를 반복적하는 고착된 문제적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앵무새는 고독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 말은 곧 사람(주인)의 관심을 원하고 가까이 지내기를 바랍니다. 만약 버림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느끼면 사람을 물기도 합니다. 

Macaw 앵무새의 눈빛이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분노 어린 눈빛처럼 보이지 않나요. 고독이 고독(孤毒)이 되는 경우가 바로 고립(孤立) 상태입니다. 마치 사람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따로 떨어져 인간관계에 참여하지 못하면 소외감을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도  분노가 쌓이게 됩니다. 고독의 부작용입니다.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인간은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독이 고립으로 이어지거나 느껴지지 않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만든 문화는 비대면의 시간이 많고 ‘혼술’이나 ‘혼밥’은 물론 게임 등 어울림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자발적 고립을 선택한 고독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3) 고독은 아름다워야 한다.

문제는 자발적 고립이 만든 고독을 스스로 잘 통제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시대가 만든 고독은 불가피한 면이 있고, 일상화된 삶이 된 측면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독이 고립(孤立)으로 이어져 고독(孤獨)이 고독(고毒)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경계하고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독을 긍정적인 열정과 창조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명상이나 수행을 통한 정신적 힐~링의 시간을 갖던가, 혼자만의 사색을 통한 성찰의 시간으로 만드는 겁니다. 특히,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고독은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큽니다. 

이쯤에서 각설하고 새장 밖의 Macaw 앵무새(사진)가 어떤 모습인지 보겠습니다. 화려한 깃털에 귀여운 얼굴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진짜 아름다운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눈빛을 보면 느낄 겁니다. 분노의 눈빛이 아닌 본래의 순수한 눈빛입니다. 어차피 삶은 고독한 겁니다. 그래도 우리는 아름다운 눈빛으로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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