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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이별이 그대에게 남기고 싶은 말

by 훈 작가 2023. 7. 5.

나는 항상 당신 곁에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나의 존재를 잊고 지냅니다. 아니, 없는 것처럼 무시하며 보냅니다. 어쩌면 생각조차 하기 싫을 겁니다. 가끔 나의 존재를 생각하면 몸서리칠 정도로 머리를 흔들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사랑이란 단어를 놓고 밀고 당기는 사람들은 다 똑같습니다.

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왜 나를 외면해 왔는지를. 내가 상처를 주는 존재로 그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엔 몰랐었습니다. 내가 처음부터 당신 곁에 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사랑을 만날 때부터입니다. 난 당신이 선택한 사랑의 부작용일 뿐입니다. 그것을 당신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다만, 나에게는 부작용이 없을 거라 당신은 여겼던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당신은 <사랑 사용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았던 겁니다. 자신만만했던 거죠. 그러다 나를 만나게 되니 화도 나고, 마음도 아픈 겁니다. 분명 당신이 생각했던 그림이 이게 아니었던 거니까요. 안 그런가요.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생각하다 보니, 이제야 자존심 때문에 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사실 나도 당신 곁에 같이 있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도움 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입니다. 어차피 만났으니 이 말만은 꼭 해주고 당신 곁을 떠나고 싶습니다. 내가 남긴 상처가 당신의 인생 여정에 조금이라도 약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디, 부작용 없는 사랑을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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