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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by 훈 작가 2023. 7. 30.

주거 형태가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요즘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향합니다. 학부모의 교육열 때문이죠. 적게는 한 군데 많은 면 서너 군데 학원에 다닙니다. 어찌 보면 경쟁사회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불가피한 열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 관점에서 보면 자유롭게 놀 시간도 없죠. 

아날로그 시대가 끝나고 디지털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과 달리 아이들이 노는 것도 많이 달라진 듯합니다. 디지털 기기 보급의 대중화로 요즘은 아이들도 스마트 폰을 갖고 다닙니다. 그러다 보니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 시간보다 혼자 노는 시간이 많습니다. 시대가 시대이니 어쩔 수 없겠지요. 

연꽃 사진을 찍다 보면 보통은 꽃대가 길게 위쪽으로 올라와 핍니다. 그런데 꽃을 찍다 보니 아래쪽 연꽃잎에 살짝 가려져 있는 꽃이 보였습니다. 사진을 찍은 후 다시 녀석이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누군가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하며 노는 것처럼 말이죠. 

숨바꼭질은 먼저 가위바위보를 한 다음 술래를 정하죠. 그다음 술래가 벽이나 기둥 얼굴을 대고 눈을 가리고 하나, 둘, 셋 하며 열까지 셉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숨을 시간을 주는 거죠. 다 끝나면 큰소리로 ‘찾는다!’ 외친 후 술래가 숨은 아이들을 찾는 놀이로 다 찾으면 술래가 이기고, 못 찾으면 ’못 찾겠다 꾀꼬리‘ 항복을 선언하는 놀이입니다.

사진은 찍는 이의 생각과 마음을 담습니다. 피사체를 보고 그 순간 느낀 감성으로 이미지를 찍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사진은 피사체와의 교감이자 소통입니다. 무언의 대화인 셈이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진의 주제가 되는 피사체와 연계된 추억이나 이야기를 담으면 취미로 즐기는 사진의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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