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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행복, 그대와 춤을

핑크뮬리와 여인

by 훈 작가 2023. 10. 8.

정체가 꽃인지 풀인지 알 수 없어 검색창에 ‘핑크뮬리’를 쳤더니, ‘벼과 쥐꼬리새 속의 여러해살이풀. 가을에 분홍색, 자주색, 보라색 꽃이 풍성하게 핀다. 같은 벼과 식물인 억새와 닮아 분홍 억새라고도 부른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풀이었습니다. 이름에 '핑크'라는 말이 들어가서 혹시나 했습니다.

분홍색이 유난히 시선을 유혹합니다. 핑크뮬리를 카메라에 담으로 나왔더니 풀밭에 여인들이 가득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분홍색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꽃을 좋아하는 여자의 본성은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그런데 핑크뮬리는 꽃도 아닌데 왜 좋아할까, 생각해 보니 분홍색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누군가 선천적으로 분홍색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태초에 인류는 수렵과 채집 생활을 했고, 남자는 사냥, 여자는 주로 채집활동을 했다는 겁니다. 여자들은 채집 생활에서 잘 익은 열매를 따와야 했고, 열매가 붉은색 계통인 분홍이나 빨강의 색임을 알게 되면서 진화되었다는 겁니다.

이처럼 여자들이 분홍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화의 산물이자, 유전적 특성이라는 겁니다. 반면, 남자는 수렵 활동이 색과 별로 관련이 없어, 색에 대한 선호가 안 생긴다는 주장입니다.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이 논리를 확대해 보면 여자는 생존을 위해서 아름다운 색을 본능적으로 좋아하도록 신이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풍경 속에 들어온 아가씨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과 분홍색 배경이 아름답습니다. 핑크뮬리의 꽃말은 ‘고백’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꽃말로 ‘부귀’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찍는 주인공도 멋진 연인으로부터 사랑의 고백을 받아 내년 가을엔 아름다운 추억을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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