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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

사라진 풍경(2)

by 훈 작가 2023. 3. 9.

 
가을이면 정감 가는 추억의 꽃이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코스모스꽃입니다. 저 멀리 벌판 끝머리에서 기차 소리가 들리면 아득한 고향 시골 신작로가 떠오릅니다. 나훈아의 고향 역 노래도 생각나고요. 지난가을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사진 속 풍경이 있던 미호천 고수부지를 찾아갔습니다. 들녘에 넘실대는 아름다운 코스모스를 상상하면서요. 

아! 이럴 수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어야 할 코스모스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생활체육 다목적 구장이 들어서 있더군요. 시 당국에서 해마다 가을에 코스모스를 심어 놓아 많은 사람이 즐겨 찾던 곳이었거든요. 한때는 그곳에서 세종 코스모스 한마당 축제까지 열었던 장소이기도 하고요.
 


불청객 탓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여파로 축제가 중단되면서 방치되었던 이곳을 시에서 생활체육 공원으로 조성한 모양입니다. 코스모스가 정겹게 피었던 미호천 고수부지(세종시 연동면 예양리 423)는 예전처럼 정겹던 풍경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아쉬운 마음과 서운한 감정이 뒤섞여 은근히 부아가 나더군요. 왜냐고요. 높은 물가에 코로나19로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주었던 공간이 사라졌잖아요. 원하지 않은 이별을 강요받은 기분입니다. 이젠 볼 수 없는 풍경. 아련한 슬픔이 가슴에 스며드는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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