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b3NGnO/btsH08WZcgQ/XFaRfSyfK9xbZEx6wzGePK/img.jpg)
화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에 갇혀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맨얼굴에 덧칠한다고 원판이 바뀌면 얼마나 바뀌겠나 싶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얼굴이 하루아침에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가 될 리 없는데…. ‘안쓰럽다’라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이런 딱 막힌 생각 때문에 성인이 되고 직장 생활하면서 30대 중반까지 목욕이나 세면을 한 후에 스킨이나 로션 한 번도 얼굴에 바른 적이 없습니다.
여자를 만날 땐 화장발에 속지 말고, 소개팅(예전엔 미팅) 장소에선 조명 발에 속지 말자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편견이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여성의 외모를 예쁘게 가꾸려는 기본적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동시에 꼭 예뻐지고 싶어서만 화장하는 것은 아닐 거란 생각도 듭니다. 여자로서 기품 유지를 위해 단정하게 꾸미고 다니거나 여자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행동의 하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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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선 이와 비슷한 개념의 용어가 보정입니다. 일반적으로 DSLR 카메라로 찍은 원본 파일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하는 걸 말합니다. 그런데, 일부 사진작가들은 이런 보정 사진을 포스팅하면 ‘사진은 사실성이 중요한데 포토샵으로 원래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기만적인 행위이다.’라며 비판합니다. 사진(寫眞)은 베낄 사(寫) 참 진(眞), 즉 있는 그대로 옮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사진이 예술의 한 장르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의도대로 보정하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인가, 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어떤 게 옳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평생학습원에서 수강할 때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보정을 전제로 찍는다고 들었습니다. 위의 비판적 견해는 필름 카메라 시절에 사진을 배운 작가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라는 게 당시 강사의 설명이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pRhvw/btsH1NiSYx8/zi0G7eCIDjzr5dISuzePl0/img.jpg)
‘수다 한 장, 사진 한 장’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은 대부분 보정작업을 한 겁니다. 보정은 촬영자의 취향에 맞게 원본 파일을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든가 노출, 명도, 채도, 대비를 적당하게 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원본 이미지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화장에 비유하면 세면 후 스킨이나 로션 정도를 바르는 수준의 기초화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꽃밭에서 찍은 사진이라 더 아름다운 사진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보정작업을 마친 후 <뽀샤시> 기능으로 한 단계 작업을 추가해 봤습니다. 기초화장을 한 후 더 색감이 부드럽게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화장해 본 겁니다. 좋게 보면 새로운 시도인데 달리 보면 원본 사진을 너무 왜곡해 올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호불호를 떠나서 색감이 더 부드럽게 보여 색다른 느낌이 들어 일단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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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화장은 결점을 감추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처럼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의 마음은 인지상정입니다. 마찬가지로 ‘수다 한 잔, 사진 한 장’을 찾아 주시는 사람들에게 늘 좋은 사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손님에 대한 예의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평소에 안 하던 <뽀샤시> 작업까지 마친 사진을 올려 보았습니다.
어쨌든 여자나 사진은 아름다워야 쳐다보게 됩니다. 꽃 사진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그림 같은 사진을 올릴 수 있을까 하다가 보정 사진에 뽀샤시하게 한 번 해보았습니다. 평소 안 하던 사진을 올리려니까 말이 주제넘게 여성들의 화장까지 끌어들였습니다. 언젠가 여성들의 화장이 자기만족이란 말을 들어 본 적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처음 시도해 보지만, 뽀샤시한 사진도 자기만족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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