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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

부러워마세요

by 훈 작가 2024. 7. 25.

‘나는 언제 꽃이 되지.’
 
여길 봐도 그렇고, 저길 봐도 피지 않은 꽃이 없습니다. 남들은 저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한껏 뽐내고 있는데, 정말 속상해 죽겠습니다. 이제 겨우 꽃봉오리에 머무르고 있거든요. 솔직히 남들과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걸 어떡합니까. 속절없이 애만 탑니다. 눈에 안 보이면 덜 할 텐데 눈만 뜨면 보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너도 머지않아 아름답게 필 거야.’
 
누군가 기죽지 말라며 이렇게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 말이 겉치레로 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내가 낙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미안하니까 으레 하는 말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솔직히 부럽습니다. 왜 난 이렇게 남들보다 늦게 피는지 은근히 질투가 납니다.
 

‘야, 제가 부럽다. 좋을 때야….’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엊그제 같은데 이제 꽃으로 살아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세월이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만들어 놓았어. 정말 야속해. 나도 한때 저런 때가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제가 부럽다. 빨리 꽃이 된다고 좋은 것도 없는데 왜 그땐 부러웠는지 모르겠어.
 
그 시절로 다시 갈 수 있다면 더 멋지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지나고 보니 내가 철부지로 보낸 것 같아, 이렇게 세월이 빨리 갈 줄 알았더라면 더 열심히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았을 텐데. 그땐 내 사전에 후회는 절대 없을 거라 했었지. 그런데 지나고 보니 아쉬움만 남는 것 같아.

인생이란 여정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우린 함께 삽니다. 하지만 삶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도전하고 변화를 헤쳐가죠. 변곡점 없는 삶은 없을 겁니다. 그런 고비마다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꽃을 피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내 꿈을 꽃피우게 될지 모르는 게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린 주의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라는 겁니다. 누구든 태어나면 나만의 꿈을 안고 키워가며 삽니다. 하지만 서로 비교해 행복의 우열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자칫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우린 결론이 없는 삶을 사는 겁니다.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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