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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

거꾸로 보는 풍경

by 훈 작가 2024. 8. 21.
거꾸로 뒤집어 본 사진

어린 시절 한 번쯤 얼굴을 앞으로 숙이고 가랑이 사이로 풍경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니면,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에 있는 철봉에 매달려 거꾸로 하늘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별것도 아닌데 재미있어서 개구쟁이 친구들과 까르르 웃고, 늘 보던 풍경임에도 새롭게 보여 신기하게 여겼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어 구름이 배처럼 둥둥 배처럼 떠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구나무를 서서 보면 마치 온 세상을 내가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하장사가 아니더라도 지구라는 땅덩어리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세상을 거꾸로 뒤집어 보면 의외로 색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정상적으로 찍은 사진

물 빠진 호숫가를 걷다가 우연히 찍은 사진입니다. 찍은 사진을 거꾸로 뒤집어 보았습니다. 초록의 숲이 시선을 흥미롭게 만듭니다. 이게 뭐지? 세상에 이렇게 신기한 풍경이 있나 싶을 겁니다. 그냥 무심코 보면 도무지 알 수 없는 풍경이니까요. 정상적인 시각으로 보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겁니다.
 
‘눈’을 거꾸로 놓고 읽으면 ‘곡’이 되고, ‘논’은 ‘국’이, ‘곰’은 ‘문’이 됩니다. 아라비아 숫자 ‘9’는 ‘6’이 됩니다.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보면 뜻이 달라지는 단어도 있습니다. 그리하면 ‘절망’은 ‘희망’이 되고, ‘슬픔’은 '기쁨'이 됩니다.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됩니다. 때론 세상도 거꾸로 보는 지혜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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