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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한 잔 사진 한 장12

꽃처럼 밝고 아름답게 꽃은 아름답습니다.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꽃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언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여자들은 꽃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감출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유달리 여자들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꽃은 밝습니다. 꽃은 항상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화내거나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누구를 만나든 환한 미소로 반겨줍니다. 속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지만, 마음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미소 천사가 따로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꽃을 세상에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꽃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꽃이 지닌 아름다움과 밝음 때문입니다. 거.. 2023. 7. 2.
나는 여름이 싫어요 저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사실 얼굴이 너무 크거든요. 키까지 큽니다. 다른 꽃들은 예쁘기도 하지만 얼굴도 작고 키도 크지 않습니다. 저하고 비교가 안 됩니다. 그래서 거울만 보면 짜증 납니다. 여름이면 저도 꽃인지라 몸단장하고 밖에 나가야 하는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니 고민입니다. 정말 속상해 죽겠습니다. 다 같은 꽃으로 태어났는데 왜 저만 이렇게 생겼을까요. 성형수술도 할 수 없고, 생긴 대로 살아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가끔 하늘을 원망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운명인걸. 인간 세상은 노력 여하에 따라 운명도 바뀐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태생이 꽃인지라 그것도 가능하지 않답니다. 생각할수록 답도 없고 머리만 아픕니다.  마음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세상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2023. 6. 30.
달(4) 사랑도 떠나가고 낙엽도 떠나갔다. 이별은 추억으로 그리움 달빛으로 이제는 슬픈연가 겨울로 보내련다. 2023. 6. 29.
달(3) 밤하늘 클릭하니 그대는 뜨지 않네. 소리쳐 불러보니 가을은 날아가고 추억은 로그아웃 눈물은 달이 되네. 2023. 6. 28.
달(1) 구름도 잠이 들어 적막한 밤하늘에 별마저 자고 있는 외로운 밤하늘에 나는 그리움 되고 달은 그대가 됐네. 2023. 6. 25.
꿈(4) : 나는 너를 품는다. 새가 되려면 알을 깨고서 나와야 한다. 그전까지는 알에 지나지 않는다. 어미는 그때까지 알을 품어 준다. 온갖 정성을 기울여 따뜻한 온기로 감싸주며 천적으로부터도 보호해 준다. 그대로 방치하거나 지켜주지 않으면 세상의 빛을 만날 수 없다. 품는 과정 없이 알이 스스로 새가 되는 일은 절대 없다. 꿈도 알과 같다. 안에 갇혀 있는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 꿈이 나올 수 있도록 따뜻하게 품어 주어야 한다. 꿈이 스스로 깨고 나오는 일이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자기애로 감싸주며 신념과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방관한다면 꿈은 멀어진다. 꿈은 피땀 어린 눈물과 사랑으로 품어 주어야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줄탁동기란 말이 있다. 새끼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알 속의 새끼와 밖의 어미가 .. 2023. 6. 23.
꿈(3) : 나는 너를 쫓는다 직장생활이 시작되었다. 쫓아야 하는 꿈이 무엇인지 정신없이 보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 와중에도 너를 쫓아야 한다. 냉엄한 사회생활 속에 허우적대면서도 너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썼다. 현실은 낭만과 청춘을 희생하도록 만든다. 꿈이 삶의 목표이지만 세상에 샹그릴라(Shangri-La) 같은 곳은 없다. 초라한 젊은 날의 초상은 이상과 모순을 두고 타협을 고민한다. 자립의 기반까지 꿈은 사막의 신기루에 불과하다. 너를 부질없이 쫓으면서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청춘은 상처투성이가 되고 만다. 세속에 물든 영혼은 어느새 너를 어두운 감옥에 가두어 버린다. 이후 현실 속에 안주하며 늘 너를 쫓아야 한다는 생각을 잊은 적 없다. 2023. 6. 20.
꿈(1) : 나는 너를 만난다 너를 애써 만나려고 해서 만나는 게 아니다. 나도 모르게 너를 만난다. 졸음에 겨워 잠자리에 든다. 이부자리에 누워 눈 감으면 내 영혼은 우주로 떠나 반짝이는 별을 만난다. 밤은 나를 떠나 너를 만나는 시간이다. 너를 만나는 공간은 기억조차 가늠할 수 없는 여행이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기록을 남기지 않은 시간으로 너를 만나왔다. 시간은 나를 항상 바쁘게 하는데 이상하게 너를 만나는 시간만은 일상이 정지된다. 밤은 빛을 우주로 내쫓는다. 나는 빛을 타고 별들의 고향으로 날아간다. 별을 만나는 동안 나는 존재하지 않는 영혼이다. 껍질을 벗고 나온 영혼은 별과 우주를 돌아다니느라 잠시 삶을 잊는다. 우리는 다시 삶으로 돌아와도 언젠가 별이 된다. 다만 사는 동안만은 밤마다 별들의 고향을 드나든다. 왜냐하면 .. 2023. 6. 18.
아는 만큼 보이는 “몽마르트르” 여행은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상상에 머문다. 상상은 아련한 꿈이다. 그것을 가슴에 안고 동안 행복은 내 주변을 맴돈다. 현실이 되기까지 긴 기다림이 막는다, 하지만 여행은 상상과 기다림이란 알을 깨트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따르는 현실적인 손익계산서를 따지게 된다. 비용과 행복이란 교환의 가치문제다. 결국 베팅은 행복 쪽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문제는 여행이 지닌 지나친 환상이다. 환상이 현실에서 실망으로 바뀔 때, 마음속에 간직했던 기대치가 한없이 쪼그라든다. 여행이 현실에서 환상을 실망으로 마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여행 전 기대치 높았던 명소의 경우 그런 확률이 높다. 파리의 몽마르트르는 그런 곳 중의 하나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이 어떠한 이유로 유명해졌는지 모른.. 2023. 6. 17.
혹시 여기가 무릉도원(?) 어둠을 열고 나가면 밤을 만난다. 어릴 적에 밤을 만나는 것은 항상 무서웠다. 어쩔 수 없이 밤을 피해 이불속으로 숨는다. 차라리 꿈을 만나러 가는 것이 낫다. 꿈나라로 출발하는 여행은 내 마음대로 표를 살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없다. 기분 좋은 날은 열기구를 타고 새들과 하늘을 날기도 한다. 그렇지 않은 날은 눈이 하나, 머리에 뿔이 난 도깨비에 쫓겨 달아나다 벼랑 끝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다음 날, 엄마에게 꿈 이야기를 하면 키가 크는 꿈이라며 웃어넘긴다. 그날 저녁 잠자리에서 또 그런 꿈을 꿀 것 같아 밤이 싫었다. 사립문을 열고 어스름하게 밤이 찾아오면 은근히 겁이 났다. 이젠 밤보다 꿈꾸는 게 더 무서웠다. 무릉도원이 뭔지 모르던 어린 시절의 꿈을 어른들은 항상 개꿈으로.. 2023. 6. 16.
벌보다 나비처럼 나비는 알,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됩니다. 알에서 깨어나면 한동안 나뭇잎이나 풀잎 뒤에 숨어 지냅니다. 천적들의 먹잇감이니까 항상 긴장하며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운명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나비로 태어나기 위한 삶의 과정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번데기를 벗고 나와서도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나비가 됩니다. 어찌 보면 눈물겨울 정도의 인내와 고통을 감내해야 나비가 되는 겁니다. 그러기에 나비의 탄생은 경이롭고 감동적입니다.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울어야 피는 꽃도 있지만 나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비는 그렇게 태어납니다. 나비로 태어나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셨나요. 그냥 나는 게 아닙니다. 신바.. 2023. 6. 15.
보리밭(2) 바다가 보입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아닙니다. 들녘에 있는 초록 바다입니다. 바람결에 보리 물결이 춤춥니다. 봄비에 흠뻑 젖은 초록빛이 만들어낸 보리밭이 초록빛 바다처럼 보입니다. 나는 지금 보리가 넘실대는 그 바다를 만나고 있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그 바다를 격하게 안아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 그가 화가로 변신하여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캔버스에 수채화를 그리듯 현란한 솜씨로 초록빛 파도를 계속해서 그려 넣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봄의 노래를 작곡하여 불러줍니다. 이에 보리들도 그림 속에서 하나가 되어 합창하며 손에 손을 잡습니다. 나는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멍 때리기를 합니다. 푸른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던 그곳에 보리 물결이 춤추고, 갈매기 떼 대신에 하얀 나비들이 넘나.. 2023.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