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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318

기다림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삶이 불행하고 힘들다고 느끼시는지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느끼고 있을 뿐입니다. 그건 그냥 느낌이지요. 부정적인 것들에 익숙한 탓입니다. 행복은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밖에 있습니다. 찾아 나서야 한다는 뜻이지요. 마음 밖으로 나가면 여기저기 있는 게 행복입니다. 우선 느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뭘 하고 싶은지. 봄 햇살을 가슴으로 안아보세요. 만나고 싶어도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들은 마냥 창밖만 바라보아야 합니다. 당신은 아니거든요. 지난겨울을 생각하며 지금 봄을 만나는 겁니다. 지금 바로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건 마음의 문제이지요. 내 마음이 머무르고 있는 그곳. 바로 그곳에서 느낄 줄 알아야 행복한 겁니다. 당신이 있는.. 2023. 3. 8.
이슬(2) 살면서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이 많습니다. 다행히 사진을 취미로 하며 조금은 달라졌지요. 그때부터 사소한 것도 눈여겨보게 되더군요. 혹시 사진의 주제가 될 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죠. 카메라를 들고 나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런 증세가 심해집니다. 참 별일이죠. 나태주 시인의 들꽃이 생각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새벽 출사길에 제 마음을 멈추게 한 게 이슬이었습니다. 유리 난간에 맺힌 이슬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죠. 들꽃 시의 표현대로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았습니다. 정말 너도 그럴까? 그렇게 머뭇거리다가 시인의 말대로 저는 마음을 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무심한 마음을 꺼내 멀리 던져 버렸죠. 일단 카메라를 들고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이슬이 녹.. 2023. 3. 6.
이슬(1) 난 이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원래 난 이 씨로 태어났는데 난데없이 내 성(姓)을 바꾼 거 있죠. 내 허락도 없이. 누구냐고요. 그게 술 만드는 회사거든요. 참나 어이가 없어서... 여러분은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술과 이슬, 솔직히 말해 안 어울리는 조합이죠. 그렇죠? 제 말이 맞죠? 사실 어쩌다 애주가들이 절 사랑하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성(姓)이 바뀐 이후 저는 날이면 날마다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느라 고달픈 삶을 산답니다. 때로는 저를 통해 마음을 위로받는 것 같아서 뿌듯한 때도 있지요. 반대로 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정신 못 차리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답니다. 어쩌겠습니까?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걸~. 사실, 저는 태생적으로 바람과 햇빛을 싫어합니다. 왜냐고요.. 2023. 3. 6.
중꺾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카타르 월드컵 이후 유행한 말이다. 맞다는 말이다. 공감이 간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는 한 문구이다. 가나전에서 우리는 3대 2로 졌다. 조규성이 터트린 두 골이 물거품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16강에 진출했다. 가나는 우릴 이겼지만 탈락했다. “중꺾마”는 지금 당장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결실로 돌아온다는 걸 강조하는 말로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 수없이 벌어진다. 항상 승리의 짜릿한 쾌감만을 느끼며 살 수 없다. 이기는 게 좋겠지만 무엇보다 최선을 다하며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정신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사회적인 분위기가 다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겉으로는.. 2023. 3. 3.
성당 유럽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이런 착각이 든다. 내가 성당 순례를 하러 왔나. 좀 과장하면 투어의 절반은 성당 구경을 하러 온 느낌이 들 정도다. 먼저 파리의 센 강 옆에 노트르담 성당과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퀴르 성당이, 런던에 가면 ‘서쪽에 있는 대사원’이란 의미의 웨스트민스터 사원도 성공회의 성당이 있다. 바르셀로나에는 유명한 사그리다 파밀리아가 있고, 로마의 바티칸에는 성 베드로 성당이 있다. 여기에 프라하의 성 비투스 성당이나 부다페스트의 마차시 성당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의 끝자락에 있는 이스탄불의 아야소피아 성당도 이름값을 하는 곳이다. 이들 성당의 공통점은 역사적, 종교적 의미만 아니라 건축예술 측면에서도 가치를 지닌다. 이런 이유로 여행 일정에서 이들 성당이 빠지지 않는 명소로 자리 잡.. 2023. 3. 2.
Sun 처음엔 관심이 없었다. 널 볼 때면 언제나 변함없는 그 모습이 나에게는 매력이 없어 보였던 모양이다. 사실 너에 대한 신비와 경이로움은 익히 배워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시험 점수용 지식에 불과했다. 이후 너의 존재가 내 삶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 게 없어서 그런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지루한 장마철이 길게 이어지는 날이면 네가 그립기도 하고 보고 싶어지는 때도 있긴 했다. 상황이 바뀌게 된 시점은 카메라를 들면서부터다. 사진이 빛의 미학이라는 강사의 말을 이해하면서 너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게 반전의 출발점이다. 백수생활을 시작하며 나간 평생학습원, 디지털카메라 입문 과정 첫 시간 때 강사가 한 말이 가슴에 꽂혔고, 그 후 장롱 속에 잠자던 널 꺼내면서 카메라와 자주 데이트를.. 2023. 3. 1.
To Have or to Be? 추억은 과거의 기억이다. 그 속에서 행복했었던 장면을 찾아보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내 경우는 내 집을 마련했을 때이다. 1998년 7월 드디어 나도 내 소유의 아파트를 가지게 되었다. 마흔한 살 때다. 등기부 등본에 내 이름 세 글자가 새겨진 서류를 손에 쥐고서 내 소유의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내 생애 처음 행복이란 단어를 만났었다. 그 순간 먼 과거 속에 얼룩진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주인집 눈치를 보며 셋방살이 생활을 했던 그 시절이 스쳐 지나갔다. 순간 집 없는 서러움을 벗어나 꿈을 이루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나도 모르게 눈이 뜨거워졌었다. 그날 밤 조용히 동네 슈퍼마켓으로 가서 소주 한 병과 마른오징어 한 마리를 사 왔다. 달콤한 소주가 내 가슴을 타고 내려가면서 아팠던 상처.. 2023. 2. 28.
다람쥐 다람쥐는 삼화사를 지나 울창한 숲길을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만났다. 사진을 찍고 나서 미국서부 여행 때 보았던 다람쥐가 생각났다. 샌프란시스코 UCLA 대학캠퍼스에서 카메라에 담은 다람쥐는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먹이를 주면 사람에게 다가왔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아예 다람쥐에게 관심이 없다. 이방인인 나에게는 신기했다. 덩치가 우리나라 다람쥐에 비해 유달리 큰 것도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 난 그때 다람쥐도 미국산이라서 양키처럼 큰가 하고 생각했다. 녀석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은근히 친근감이 갔다. 귀엽기도 하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마치 애완동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다람쥐는 작기도 하고, 사람을 경계하는 듯 마주치면 도망간다. 녀석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도무지.. 2023. 2. 28.
콤플렉스 보리밭에 핀 꽃양귀비 한 송이가 있습니다. 내가 빨간 꽃의 주인공이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다 초록인데 왜 나만 빨갛지. 당혹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왠지 나만 다르니 소외감이 들지도 모르고요. 콤플렉스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열등감이라고 하던가요. 다른 사람에 비하여 뒤떨어졌다거나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감정이라 볼 수 있죠. 아마 이 단어를 가장 많이 차용해 갖다 붙이는 게 외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모콤플렉스, 심할 경우 거울조차 보고 싶지 않을 정도라 하니까, 정말 당사자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고통이겠지요. 외모를 우선시하는 것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를 더 부추기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요즘 취직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어렵게 1차 서류전형이나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최.. 2023. 2. 27.
우크라이나 가을 들녘, 파란 하늘 아래 벼가 영글어 갑니다. 평화로운 아침, 영롱한 이슬 머금고 있는 나락들 농부들 기다립니다. 문득, 이 풍경을 보고 떠오른 나라가 있습니다. 러시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입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다시 한번 잘 보세요. 그래도 모르신다면 부득이 말할 수밖에. 그 나라 국기 같지 않나요. 아니라 하시면 우기시면 우크라이나 국기 한 번 검색해 보시기길. 생뚱맞다. 생각하시는 분은 공감 능력 빵점? 아니면 말고요, 어쩌겠습니까. 나락(奈落)에 빠져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응원이라도 보내야겠습니다. 화-이-팅! We stand with you. 2023. 2. 27.
꽃길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말이 있다. 들을수록 아름답고 정감이 갈 뿐 만 아니라 마음까지 포근해진다. 남에게 건네는 덕담으로 보이는 이 표현은 매우 은유적이다. '꽃길만 걸으라.'는 말은 곧 행복을 바라는 의미로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꽃길만 걸으며 살 수 없다. 사실 불가능하다. 역설적이지만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말은 그만큼 우리의 삶이 행복과는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삶이 꽃길만 걷기에는 너무 고달프고 힘들다는 얘기다. 사람을 만나면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는 이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꽃길만 걷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렇다고 말 그대로 꽃길만 걸으며 사는 것이 과연 좋은 삶일까? 나는 이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 2023. 2. 25.
봄의 왈츠(1) 행복! 누구나 품고 산다. 하지만, 내게는 없는 것 같고, 남에겐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행복이란 개념을 상대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상대적 개념이 아니다. 내가 느끼는 주관적 개념이다. 내 안 어딘가에 숨어있을 행복 우리는 그걸 찾아야 한다. 하루의 일상은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아이들은 유치원으로, 학생들은 학교로, 어른들은 일터로, 그러나 날마다 일요일인 나. 갈 데가 없다. 오라는 데도 없다. 그럼, 어떡하지? 그래서 나왔다. 달랑 카메라 하나 들고 동구밖으로~ 어딘가에 있을 행복, 만나보자! 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 Wow! Spring has come.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그대는 꽃, 나는 요정. 요한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 하얀 면사포를 입은 그대, 손 내민다... 2023.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