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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318

미친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미쳐야만 한다고 합니다. 앉으나 서나, 밤이나 낮이나, 늘 그렇게 빠져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잠자리에 들어 꿈속에서도 그대를 향한 마음이 한결같아야 합니다. 사랑에 미쳤다는 것은 제정신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을 빼앗겨 안 보면 못 견딜 정도로 괴로운 상태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움은 마음속 깊이 간직한 달콤한 사랑입니다. '미친 사랑'은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걸 원치 않습니다. 결국은 마지막 한 자락 남은 그리움마저 버리고 스스로 영혼을 사랑의 노예로 만듭니다. 단 한 번 입맞춤으로도 사랑을 정복한 것처럼 환상에 젖고, 눈먼 불나방처럼 불길 속에 날아드는 그런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 여깁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닐 겁니다. 사랑의 인연은 호숫가에 부는.. 2023. 5. 31.
다시 만난 아침 해 부처님 오신 날 3일 연휴가 끝났습니다. 황금연휴 내내 하늘은 회색 구름에 가려져 있었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죠. 나들이 나서려던 이들은 서운한 날씨였을 겁니다. 아무래도 비 오는 날에 어딜 가려면 선 듯 마음이 움직이질 않으니까요. 어린이날에도 비가 내려 마음이 그랬는데…. 하늘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검은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중간색이 회색입니다. 아시다시피 두 색을 섞으면 회색이 만들어집니다. 하늘이 잔뜩 흐린 날은 온통 회색입니다. 찌푸린 하늘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도 흐려집니다. 우울해지는 거죠. 어찌 보면 우울한 감정과 회색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감정이 날씨와 무관하지 않은 탓입니다. 3일 내내 비 오는 하늘을 보다 보면 밝은 햇살이 그리워집니다. 일찍 찾아온 것 같.. 2023. 5. 30.
부처님께 부처님! 부처님은 자비를 설파하셨습니다. 자비는 중생들에게 즐거움과 복을 주고, 고통과 괴로움을 없게 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승에서 자비를 베풀고 좋은 일을 많이 해야 극락세계에 간다고 들었고요. 우리가 자비심을 품고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비(慈悲)는 어떠한 조건도 따라붙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비는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심은 이기심을 버리는 것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기를 내려놓아야만 이타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나무는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며 잘 익은 사과를 맺습니다. 사과나무는 자신을 위해 사과를 먹지 않습니다. 진정한 자비는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사랑을 의미하니까요. 세상은 어떻습니까. 남보다 잘 나가야 하고, 더 잘 먹고, 잘 살아야 성이 풀.. 2023. 5. 28.
빨간 장미 빨간 장미는 이브(Eve)가 에덴동산에 피어있는 흰 장미에 입을 맞추었을 때 생겨났다고 하는 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대 로마 시대에 이성 간의 사랑을 관할하는 신(神), 큐피드(Cupid)의 피가 흰 장미에 뿌려져서 생긴 것이라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 원래 장미는 하얀색이었는데, 미(美)의 여신 비너스가 바다에서 나와 벌거벗은 몸을 가리기 위해 마법으로 빨간 장미가 되었다고도 하고, 연인 아도니스에게 달려가다가 그만 장미 가시에 찔려 몸에 두르고 있던 하얀 장미에 붉은 피가 물들어 붉은 장미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어쨌거나 빨간 장미는 사랑을 전하는 상징의 꽃입니다. 빨간 장미만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꽃이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꽃말이 ‘사랑하는 마음’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까 여겨지는 이유입.. 2023. 5. 27.
분수를 지키자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입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이곳은 영화 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이곳이 수난을 당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한 환경단체가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덮친 최악의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시위를 벌이면서 먹물을 뿌렸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두고 아무리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라고 해도 너무 과격했다는 비난과 오히려 ‘물 낭비다.' 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로마시장은 분수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데 30만 리터의 물을 낭비하게 됐다며 시위를 벌인 환경단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사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닙니다. 실제 그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 2023. 5. 24.
인생은 여행이다(2) 흔히 ‘인생은 여행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목적지를 물으면 선 듯 답하지 못할 겁니다. 왜 그럴까요? 딱히 목적지가 어디인지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쩌면 목적지 없는 여행일 수도 있고요. 엄밀이 말하면 여행이란 말이 안맞을 수도 있죠. 여행이라고 하면 어딘가를 갔다가 내가 사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잖아요. 안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인생은 여행이다’라는 표현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일리가 주장이 있고, 공감하는 논리가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여행처럼 분명한 삶의 목표를 정해 놓고 살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방황하지 말고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매사 허투루 살지 말라는 의미로 여행에 비유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막연하게 물으면 .. 2023. 5. 23.
벨리댄스 아리따운 여인이 배꼽을 드러낸 채 묘한 율동으로 춤을 춥니다. 그녀가 객석의 시선을 모두 빨아들입니다. 날씬한 허리선은 지극히 관능적인 몸놀림으로 흔들고, 그녀가 골반을 비틀 때마다 부드럽게 흐느적거리는 몸이 S-라인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파란 눈빛은 강렬하다 못해 유혹의 눈빛을 발산합니다. 그 눈빛과 몸동작을 보노라면 어딘지 모르게 유혹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카파도키아에서 본 벨리댄스가 그랬습니다. 공연이 무르익을수록 열기는 뜨거워졌고, 무희의 장미꽃 같은 미소와 선명한 보조개는 객석의 남자들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백조처럼 긴 목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풍만한 가슴이 때론 선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녀가 가슴을 현란하게 흔들 때마다 객석 어디선가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그.. 2023. 5. 22.
꽃은 유혹의 상징이 아닙니다. 양귀비꽃입니다. 물론 아편의 원료가 되는 그 양귀비꽃은 아닙니다. 불법이니 재배할 수도 없습니다. 아편전쟁이 생각납니다.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이라고도 합니다. 영국이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아편을 만들어 청나라에 밀매(密賣)하면서 시작된 전쟁이거든요. 당시 2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중독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했겠습니까. 요즘 심심치 않게 마약과 관련된 뉴스를 듣습니다. 인기 연예인과 관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굳이 실명을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심지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치동 학원가에까지 번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마약 청정국이라던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스트레스를.. 2023. 5. 20.
황혼 블루스(1) 일몰은 신비한 아름다운 빛의 극치입니다. 하루의 삶을 부둥켜안고 기우는 낙조(落照)는 황홀한 감동을 남깁니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도 일몰이 남긴 노을빛이 가슴에 긴 여운을 새겨 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잔잔하게 느끼게 해 주는 시간입니다. 살아 숨 쉬고 있는 인생에 고맙다고 말해 봅니다. 노을빛이 물러가면서 어둠은 일상이 남긴 모든 빛을 삼켜버립니다. 일몰의 잔해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정적이 물듭니다. 이어 하나, 둘 작은 별들이 깨어나 일어납니다. 빚의 죽음은 별로 환생하는 시간이 됩니다. 땅에서 자취를 감춘 빛이 온 밤하늘에 별이 되어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우리는 그 별들을 흠모하며 꿈의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해지는 풍경을 그냥 지나칠 때가 많.. 2023. 5. 19.
초록빛 행복 풀 향기 짙어가는 5월입니다. 꽃들이 행복을 만끽하는 계절입니다. 이때만은 꽃들이 여왕입니다. 하지만, 꽃의 행복은 잠시입니다. 꽃을 찾는 사람도 사람의 행복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행복이란 잠시 왔다가 가는 봄바람인지 모릅니다. 행복은 누구나 원합니다. 그 말은 곧 누구나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색으로 느끼는 봄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화려한 꽃이 행복을 준다면 봄이 만든 초록은 우리에게 힐~링을 선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초록이 주는 느낌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마치 고향의 품처럼 초록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걸. 그것은 초록색에 차분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이 보입니다. 일렁이는 봄바람이 보입니다. 바람이 초록 물결을 이루며 .. 2023. 5. 17.
스토커(?) 늦은 밤, 누가 봐도 얼짱인 한 아가씨가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정신병원 앞을 지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벌거벗은 남자 한 명이 병원에서 뛰어나왔습니다. 얼떨결에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깜짝 놀란 나머지 불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뒤를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그녀는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없이 따돌리기 위해 다른 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길이 막다른 골목이었습니다. 아! 이럴 수가…. 어둠 속에서 정체불명의 그놈이 다가옵니다. 그녀는 무서웠습니다. 그놈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 앞에 왔습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체념하고 무릎.. 2023. 5. 16.
Virgin Road의 아침 '하루’라는 첫 문장을 쓰기 위해 아침을 만나러 왔습니다. 아침해는 하얀 솜이불속에 자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 숨소리만 산 능선 너머에서 들려옵니다. 강변 습지를 덮고 있는 수풀도 어둠을 덮고 누워 자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빛이 점점 옅어져 동이 틀 듯합니다. 5월의 봄 아침이 어제 처럼 또 그렇게 오고 있습니다. 강변에 안개가 깔려 있습니다. 안개는 농도에 따라 분위기가 있을 때가 있고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뭔가 세상에 보여주기 싫은 것이 있으면 한 치 앞도 안 보일 절도로 세상을 덮어 버립니다. 하지만 5월의 봄 아침을 보다 운치 있게 꾸미고 싶을 때는 하얀 신부의 면사포처럼 아름답게 연출하기도 합니다.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신혼의 꿈을 앞두고 있는 여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설.. 2023. 5. 15.
고요함과 적막함 고요함을 만나러 왔습니다. 잔잔한 안개가 자고 있습니다. 그 옆에 바람도 함께 자고 있습니다. 숨소리마저 어디에 있는지 들리지 않습니다. 적막함은 아무런 소리가 없는 시간입니다. 다만 소리 없이 어둠 속에 침묵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침묵의 실체는 여명입니다. 고요함을 만나는 순간 저만치 적막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적막함은 곧 쓸쓸함입니다. 쓸쓸함은 마음을 차갑게 합니다. 마치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마음을 젖게 합니다. 마음을 슬그머니 덮어버린 적막함이 순식간에 외롭게 만드는 새벽시간입니다. 어쩔 수 없이 외로움과 벗이 되어 이야기를 나눕니다.사실 저는 고요함과 적막함의 차이를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들 둘은 일란성쌍둥이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고요함이 적막함 같고,.. 2023. 5. 14.
꽃과 별 별을 만났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일출 사진을 찍으러 나섰다가 허탕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칠 뻔했습니다. 캄캄한 밤도 아닌데 별이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혹시 헛것을 본 게 아닐까 하고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분명 녀석은 별이었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별은 밤하늘에 피는 꽃이고, 꽃은 사람 곁에 피는 별일거야.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감성이 부족한 사람에겐 좀 생뚱맞을 수 있겠지요. 집으로 갈까 하다가 꽃을 만나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앙증스러운 작은 꽃들이 몽글몽글 무성하게 피어 있더군요. 사실 아름답다고 해야 하는데…. 너무 솔직한 탓인가요.아무리 보아도 별을 닮았습니다. 별이 꽃이 된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문득 엉뚱한 생각이 .. 2023. 5. 13.
산에 가는 이유 높은 산에 오르면 굽이굽이 산 능선이 겹쳐 보이는 파노라마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이런 맛 때문에 등산을 즐기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를 때 ‘헉헉’ 가쁜 숨을 내쉬기도 하고, 중간중간 숨을 돌리느라 쉬면서 힘들게 올라왔던 과정을 순식간에 잊게 됩니다. 어차피 올라가면 내려와야 할 산을 왜 가는 걸 까요.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상에 오르는 게 목적일 겁니다. 하지만 심마니는 정상이 목적이 아니라 산삼을 찾으려 산을 찾을 겁니다. 도를 닦거나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스님도 산 정상이 목적은 아닐 겁니다. 몸이 허약해 요양하러 산을 찾은 사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처럼 산을 찾는 이유는 다릅니다. 그러나 산은 모든 사람을 품에 .. 2023. 5. 12.
터널의 끝에서 만나는 빛 뉴질랜드 호머 터널 (Homer Tunnel))은 달랐습니다. 우선 조명시설이 없어 너무 어둡고, 내부는 자연 화강암 상태였고, 출구가 입구보다 55m나 낮아 터널이 내려가는 방향으로 5.7도 경사져 있습니다. 게다가 편도 1차선이다 보니 한쪽에서 진입하면 반대쪽에서는 기다려야 했죠. 이 터널은 1935년 시작해 1954년에 준공되었으며, 길이 1,219m로 해발 925m 높이에 있고, 오로지 다이너마이트와 망치, 정으로 만들었다고 가이드가 설명했습니다. 막상 차가 터널로 들어가니 원시 동굴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어두운 터널은 처음이라 실제 무섭기도 했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한밤중처럼 느껴졌고,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숨죽이며 답답함을 참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터널을 빠져나오자 마자 세상이 확 .. 2023. 5. 11.
길 위의 행복 길은 애당초 아무도 가지 않았던 땅입니다. 처음부터 만들어진 길은 없습니다. 누군가 그곳을 지나갔을 것이고 또 누군가가 그 뒤를 이어서 갔을 겁니다. 거기엔 아주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점점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을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선이었던 흔적은 점차 직선으로 변했겠지요. 그게 길이 아닐까요. 우리는 어제처럼 오늘도 그 길을 걸어서 혹은 차를 타고 다닙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의 길을 우리는 다닙니다. 그 길이 우리가 말하는 출퇴근길입니다. 때론 출장길도 다니고 일상을 벗어나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겁니다. 주말이면 등산길에 나설 수도 있고, 여유로운 시간에 산책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길이 달라졌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주인공이었던 길이 도로가 되.. 2023. 5. 10.
아침을 열며 바닷가에 가면 바다를 만납니다. 하지만 새벽 바다를 만나러 가면 바닷가 들려주는 숨소리를 먼저 만납니다. 캄캄한 어둠을 덮고 자는 바다는 그 어떤 모습도 보여 주지 않습니다. 대신 파도 소리만 속삭이듯 들려옵니다. 저 멀리서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파도 소리는 바닷가 모래밭에 그 숨결을 남겨 놓고 떠납니다. 새벽 바다를 만나는 시간, 그 어떤 것도 그 무엇도 하루를 깨우는 햇빛을 막을 수 없습니다. 찬란한 아침을 만나러 왔습니다. 그런데 바다를 덮고 있는 어둠이 물러난 자리에 회색 구름이 버티고 있습니다. 녀석들이 심술부리듯 아침 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모처럼 찾은 바닷가에서 아침을 맞이하는데 은근히 부아가 납니다. 바다는 눈을 뜨고 일어나 일터로 나선 고깃배를 품에 안습니다. 나도 아침 해를 가슴에 안고.. 2023.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