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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318

별이 빛나던 밤에 어쩌다 우연히 본 밤하늘,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찾아보기 힘듭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일까 말까 합니다. 먹고살기 바쁘니 사실 밤하늘을 볼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가끔은 별이 보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본 밤하늘인데 별을 볼 수 없으니 마음이 허전하기만 합니다. 그 많던 별이 다 어디로 간 걸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인간은 오랫동안 밤을 무서워했습니다.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오래전부터 해가 지면 늘 찾아왔던 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인간이 낳은 어둠의 자식들이 나쁜 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어둠 속에 깊은 곳에서 작당하거나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리고 이웃들에게 해서는 안 될 못된 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착한 이웃들이 나섰습니다. 빛을 만들.. 2023. 9. 26.
아찔한 작업 영화 클리프 행어는 산악구조대원으로 일하던 게이브가 로키산맥에서 조난 당 한 동료 핼의 애인인 사라를 구하러 나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관람객은 눈을 떼지 못한다. 아찔하다. 주인공은 자일 하나에 의지해 살고 싶어 외줄에 매달려 몸부림치는 사라의 손을 잡지만 놓치고 만다. 순간 내 마음은 사라와 같이 공포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영화 버티칼 리미트 오프닝 장면도 비슷했다. 크루즈 피터​와 애니​ 남매는 세계 최고 등반가인 아버지와 모뉴멘트 밸리 암벽 등반에 나선다. 그들이 정상을 향하던 도중 한 대원의 실수로 모두 아래쪽에 있던 애니의 자일에 매달리게 된다. 자일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칼로 줄을 자르라고 외친다. 그렇지 않으면 다 죽기 때문이다. 아들이 말을 듣지 않.. 2023. 9. 23.
넌 어쩌다 개나리가 되었니? ‘개-’로 시작되는 말을 보면 좋은 표현이 없다. 예를 들면 이렇다. 상대방에게 기분 나쁠 때 불쑥 툭 튀어나오는 욕부터가 ‘개 XX’다. 질서가 없는 상황을‘개판이다.’라고 하고, 마음에 썩 달갑지 않을 때 ‘개떡 같다.’라고 한다. 이외에도 개망신, 개꿈, 개나발, 개수작, 개소주, 빛 좋은 개살구, 개차반, 개구멍 같은 표현도 떠오른다. 뜬금없이 ‘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한 장의 사진 때문이다. 봄 분위기와 어울리는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 집을 나섰다. 도로변에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꽃을 보고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이때 한 남자가 강아지 한 마리를 끌고 지나간다. 순간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우연히 담은 사진이다. SD카드를 컴퓨터에 꽂고 사진 파일을 불러왔다. 개나리꽃 길에 몰티즈로 보이는 .. 2023. 9. 22.
메밀꽃 필 무렵(1)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 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 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생원의 이야기 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이효석의 단편 소설 에서 허생원, 조선달, 동이 이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며 장터로 가는 메밀꽃이 핀 달밤 풍경에 나오는 장면이.. 2023. 9. 20.
새벽 마중 예전엔 새벽을 알리는 소리가 수탉 울음이었습니다. 날이 밝아 오면 어김없이 들었던 정감 어린 소리였습니다. 이른 아침 할아버지 손을 잡고 봄 들녘에 나가면 하늘에서 지저귀는 종다리 소리도 기억납니다. 제가 살던 시골 마을의 새벽 풍경이 그랬습니다. 이후, 마을회관 스피커에서 나오는 새마을 운동 노랫소리도 있었을 겁니다. 습지의 새벽은 이와 다릅니다. 캄캄한 숲에서 들리는 소리는 새소리입니다. 우리는 습관처럼 새 울음소리라 하는데 울음소리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슬프게 우는 것 같지 않거든요. 하지만, 녀석들의 소리 외에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인간의 감각으로 알 수 없는 새벽의 발걸음을 녀석들은 알고 있는 듯합니다. 어쨌든 습지는 새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먼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새벽은 밤의 .. 2023. 9. 17.
조약돌 강물이 흘러갑니다. 거칠고 사납게 흘러갈 때 저도 함께 휩쓸려 갔습니다. 세찬 물살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고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신 차릴 수도 없습니다. 심한 경우에 정신을 잃고 며칠 동안 앓아눕습니다. 어느 날 눈 떠 보니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움직이는 것은 물입니다. 온몸이 쑤시고 아팠던 상처가 아물 때 여기가 어딘지 살펴봅니다. 내가 살던 곳이 아닙니다. 흐르는 물이 나를 다른 세상으로 옮겨 놓은 겁니다. 온순해진 물이 상처를 어루만져 주며 천천히 지나갑니다. 물은 원래 내 모습을 시간의 무덤 속에 묻고,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옛 생각이 납니다. 한적한 시골의 한 개울가 생각이 납니다. 폴.. 2023. 9. 16.
여명(黎明)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된 밤입니다. 자정을 지나 새벽으로 가는 시간, 나는 그 어둠 속에 와 있습니다. 대지는 고요하고, 하늘은 졸음에 겨운 별빛만 가끔 눈을 떴다 감았다 하고 있습니다. 고요 속에 묻힌 시간은 숨결마저 잠들게 합니다. 이럴 때 침묵은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닙니다. 어둠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명을 만나려면 이런 상황에 익숙해야 합니다. 한때는 어둠이 무서웠습니다.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릅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낸 귀신 이야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많은 시간 함께 밤을 같이 보냈는데 그땐 그랬습니다. 귀신을 만날까 봐 그랬던 겁니다. 그게 무서워 밖에 나가기 싫었습니다. 대신 밤이 나를 꿈나라로 이끌었습니다. 덕분에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사진을 배울 때.. 2023. 9. 11.
외로워요. ‘혼밥’,‘혼술’,‘혼행’,‘혼영,’‘혼캠, 혼쇼’가 어색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나 혼자 산다.’라는 TV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사는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따분하거나 무료할 때,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즐기고, SNS로 소통하며 지내는 게 우리의 일상입니다. 카톡으로 안부를 묻거나 대화를 나누고, 혼자 게임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MZ세대에게는 외로움이란 이상한 나라의 실체 없는 명사나 다름없습니다. ‘혼족(나홀로족)’ 문화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세상입니다. /홀로인 게 좋아. 난 나다워야 하니까./ /밝게 빛나고 싶어. 빛이 나는 솔로./ 제니가 부른 ‘솔로(SOLO)’ 가사의 일부입니다. 자기애가 강한 MZ세대의 생각을 담고 있는 듯 보입.. 2023. 9. 8.
야경 사진 서울야경은 아름답다. 한 여름밤 남산타워 회전 전망대 식당에서 본 야경이 그랬다. 후암동에서 하숙하던 시절이었다. 하숙집 노총각 3인방이 우연히 의기투합에 간 곳이 남산타워였다. 주말이면 산책 삼아 남산을 자주 찾았다. 남산 식물원 뒤쪽 길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면 숨이 찼다. 하지만 탁 트인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가슴이 시원해졌다. 하숙집에서 팔각정까지는 15분이면 충분했다. 등산이 취미였을 때다. 직장 내 산악회 회원이기도 했고, 나 홀로 등산도 자주 다녔다. 그러다 길을 잃은 적도 있었다. 그때 사진을 좀 배웠다면 프로 수준의 경지에 이르고도 남았을 것이다. 여행 때문에 카메라를 샀다. 그러나 카메라는 장롱에 있는 날이 많았다. 기껏해야 1년에 한두 번 카메라를 손에 쥔다. 여행 가서 사진을 찍.. 2023. 9. 6.
꽃지의 전설 바닷물이 빠진 해변 앞바다에 이곳을 지키고 있는 할매 바위와 할배 바위가 서 있습니다. 두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어디든지 전설은 애틋한 사랑을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지 전설은 슬픈 사연이 담겨 있어야 심금을 울립니다. 사랑이 아름다워야 사랑인데 전설에는 그런 사랑이 드문 모양입니다. 『신라의 흥덕왕(재위기간 826~836년) 때 당시 바다를 주름잡고 있던 장보고는 청해진靑海鎭(전라남도 완도)에 거점을 정하고 해상활동을 펴가는 동시에 서해안의 견승포(안면도)에도 해상 전진기지를 두었다. 안면도(안면곶)에 전진기지를 설치한 장보고는 이 기지를 관할하는 책임자로 ‘승언’이라는 사람을 두어 다스렸다. ‘승언’은 아름답고 경치 좋은 견승포에 부임하게 된 것을 무척 기뻐했다. .. 2023. 9. 5.
결혼해 줄래! “청춘!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예찬’의 첫 문장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보다 ‘청혼’이란 말이 더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만큼 사랑도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말이 들립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젊은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몇 달 전 눈을 의심케 하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일부이겠지만 호텔 청혼(프러포즈) 상품을 찾는 이가 많다는 겁니다. 서울의 5성급 호텔엔 예약이 20~30건씩 밀려든다는 겁니다. 인스타그램에 ‘호텔 프러포즈’ 해시태그(#)를 치면 사진 수만 장이나 뜬다고 합니다. 게다가 청혼 명소까지 있다니 이런 세태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023. 9. 2.
우주를 품은 꽃 코스모스(Cosmos)는 꽃 이외에 우주, 질서, 조화라는 뜻이 있습니다. 상반되는 개념은 혼돈(Chaos)입니다. 코스모스(Cosmos) 꽃은 ‘우주’라는 의미를 품고 있고,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의 개념을 ‘혼돈(Chaos)’이라고 학창 시절에 배웠습니다. 왜 코스모스(Cosmos) 꽃이 ‘우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가냘픈 꽃에 지나지 않는데,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별 관심도 없었죠. 어느 날 우연히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코스모스꽃을 가만히 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꽃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별이 보입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우주에 있는 별들이 꽃 속에 옹기종기 모여 앙증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그저 놀라고 감탄사가 절로.. 2023. 8. 29.
사랑에 실패한 남자, 강태공 “세월을 낚는다.” ‘강태공’ 하면 떠오르는 말입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없이 친근한 문장이기도 합니다. 시적인 표현이면서 여유롭고 낭만적인 뉘앙스까지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그는 70세가 넘도록 매우 가난 한 삶을 살았죠. 아내가 품을 팔아 겨우겨우 연명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심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아내는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한마디로 무능했던 겁니다. 살림은 돌보지 않고 낚시로 소일을 즐기며 세월을 낚는 일만 했으니 아내가 보따리를 싸 들고 친정으로 도망가는 건 당연할 겁니다. 그런 그가 나이 팔십에 문왕을 만나 출세를 하자, 소문을 듣고 찾아온 아내에게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라는 말을 남겼으니 인생은 미스터리 같은 드라마 같습니다. 강태공의 좀스러운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2023. 8. 20.
연인의 필수품 연인에겐 순간접착제가 필수품입니다. 무슨 말 인지 의아스러울 겁니다. 사랑은 언제 어떻게 위기가 올지 모릅니다. 사소한 오해로도 얼굴을 붉히는 게 사랑이니까요. 바로 그 순간 필요한 게 순간접착제입니다. 자칫 금이 갈지 모르는 틈새를 빨리 붙여야 하잖아요. 자존심 때문에 머뭇거리다 틈새가 더 벌어져면 붙이기 힘들거든요. 뭐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는 따지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빨리 수습한 후 오해를 풀면 됩니다. 해결의 첫 단추는 순간접착제입니다. 그게 뭐냐고요. 살며시 상대방의 손을 잡고 안아주는 겁니다. 사랑의 온도가 얼어붙기 전에 얼른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합니다. 얼어붙은 사랑은 유리같아서 쉽게 깨질수 있습니다. 순간접착제의 효능은 진정성입니다. 순간의 위기를 넘기려고 척하면 안 됩니.. 2023. 8. 17.
“내 탓, 네 탓” 선진국 삼척 쏠비치 리조트 산토리니 광장에 ‘희망의 꽃(Hope-flower)’이라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이 작품엔 ‘삼척의 손가락’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형물이 내 눈에는 누군가를 탓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조형물의 손이 ‘너 때문이야.’ 하는 모양 같기도 하고, 남을 비난하는 것같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조형물이 지닌 의미를 알지 못한 상상의 자유가 불러온 무지의 결과였습니다. 김병진 작가는 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데 뛰어난 STEEL-ART 조형물 작가로 ‘희망의 꽃(Hope-flower)’에는 두 가지 의미의 이야기를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을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면 꽃 모양의 개별 유닛들을 하나하나 제작해 용접으로 이어 붙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3. 8. 15.
빛은 선이고, 어둠은 악일까? 세상은 이분법적인 개념으로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흑과 백으로 말이죠. 어떤 것들이 있나 볼까요.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선과 악. 희망과 절망, 사랑과 미움, 아름다움과 추함, 기쁨과 슬픔, 갈등과 화해, 웃음과 눈물, 전쟁과 평화, 용서와 분열, 천사와 악, 낮과 밤 등이 생각납니다. 눈여겨보면 많은 것들이 추상적입니다. 아마 흑과 백에 해당하는 게 빛과 어둠일 겁니다. 사전적 의미의 어둠은 빛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잘 알다시피, 어둠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게 배웠으니까요. 혹시 어둠이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있나요? 잠시 생각해 봐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저만 그런 걸까요. 바둑은 흑과 백으로 나누어 승부를 겨루는 게임입니다. 여기.. 2023. 8. 14.
고독은 아름다워야 한다 (1) 고독은 꽃을 피우게 한다. 나 혼자 있으니 외롭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낮에 하늘이 있고, 밤에는 별도 있습니다. 가끔은 심심한 나에게 바람도 친구가 되어 말을 걸어옵니다. 혼자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주변에 나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꽃들이 없어서 그렇게 생각했던 겁니다. 고독하다고 느낀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어쩌다 여기에 혼자와 있는지 나는 모릅니다. 오랫동안 나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고독이 사무치게 밀려올 때, 고독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누구든 올 때는 혼자 세상에 오는것이니 애초부터 외로움과 쓸쓸함은내 안에 있던 것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도 나 입니다. 그게 고독입니다. 나는 그걸 그냥 늘 .. 2023. 8. 9.
달님! 밤보다 낮이 무서워요. 오래전에 KBS TV에서 방영하던 이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납량 특집 드라마로 단골손님처럼 방영되곤 했습니다. 원한 맺힌 억울한 죽음이 귀신으로 나오는 옛날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에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았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옛날에는 밤이 무서웠습니다. 특히, 밤에 화장실 가기가 겁이 났습니다. 귀신이 나올 것 같아서였죠. 불가피하게 밤에 화장실에 갈 때면 엄마를 불러 같이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먼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엄마가 화장실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며 엄마를 불렀던 추억이 있습니다. 밤이 무서웠던 이유가 귀신이었지만, 사실은 캄캄해서 무서웠습니다. 한밤중에 으슥한 길을 혼자 걸어 .. 2023.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