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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연인 붉은 노을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 낙조와 연인, 보기만 해도 아름답죠.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과 저녁노을이 멋진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나요. 문득 그런 말이 떠오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여기에 한 문장 덧붙인다면 손잡고 같이 걷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붉은빛은 사랑을 상징하는 하는 느낌을 줍니다. 사랑의 주어는 당연히 연인이 되겠지요. 아마 이 사진의 제목을 붙이라면 ‘해변의 연인’이라고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냥 연인이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심심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연인의 느낌이 드는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연인들의 사랑은 말이 없어.. 2023. 4. 22.
벤쿠버 밴쿠버는 캐나다 여행의 출발점이다. 밴쿠버라는 지명은 18세기말에 캐나다 서해안을 탐사했던 영국의 탐험가인 조지 밴쿠버(George Vancouv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밴쿠버는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남서부에 있으며 토론토와 몬트리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더불어 밴쿠버는 ‘3무 도시’라 불린다. 먼지가 없고, 경적이 없고, 흑인이 없다는 말은 그만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의미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순위 중 7위로 환경친화적인 도시가 밴쿠버다. 긴 비행시간을 끝내고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여행의 막이 올랐다. 피곤한 몸을 추스르며 일행은 입국 수속을 기다렸다. 캐나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입국 수속이 까다롭다고 들었기에 조금은 긴장되었다. 짧은 내 영어 실력이 고생 좀.. 2023. 4. 21.
산책길 풍경 고즈넉한 4월의 언덕길입니다. 몽글몽글 벚꽃이 아름다운 봄입니다. 사진 속에 꽃이 풍성하게 핀 벚나무 한 그루가 서 있네요. 봄이 한창인데 누구를 기다리는지 모르지만 한가로워 보이기도 하고 쓸쓸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봄은 유달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언덕길에 사람이 안 보이는 군요. 아, 저기 한 사람이 보입니다. 나이 지긋해 보이는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오고 있습니다. 머리가 조금 없는 것을 보니 은퇴하셨나 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언덕길을 자주 다녔던 아저씨네요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올해도 다시 뵙게 되어 반가워요. 항상 건강하세요.” 봄은 봄입니다. 한적하기 짝이 없던 길인데 두사람이 걸어 오고 있습니다. 연인인지 부부인지 헷갈리는 군요. 산책에 나선나 봅니다. 어머, 남자 분이 강아지.. 2023. 4. 20.
황무지 황량하기 짝이 없는 풍경 사진입니다. 마치 황무지를 연상케 하는 땅끝에 덩그러니 집 한 채만 보입니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불모지 같은 들녘에는 풀 한 포기 없는 불모지 같은 분위기가 삭막해 보입니다. 홀연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가 떠오릅니다. 그가 쓴 황무지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뉴스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벌써 세 사람이나 됩니다.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그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습니까. 우리는 어떤 비극이 일어날 때마다 늘 반성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울먹이며 다짐하지요. 그런데 같은 일이 또 일어납니다. 세상을 등진 그들에겐 황무지에서 일궈낸 거나 다름없는 보금자리였을 것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2023. 4. 19.
거미줄에 걸린 태양 촘촘하게 짜인 거미줄이 보입니다. 영어로 web이든가요. 우리는 거미줄 같은 망(web)으로 얽기 설기 짜인 세상에 살고 있죠. 아날로그 시대의 종말은 모든 걸 컴퓨터망으로 연결된 인터넷 문명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우리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히, 초정보화사회라고 할 수 있죠. 사진 속에 거미집을 보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묘한 느낌이 듭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은 태양이 거미줄(web)에 걸린 모습이잖아요. 태양은 오래전부터 인류가 숭상해 온 절대적인 신앙이나 권력의 상징입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별로 사람이 없을 겁니다. 어쩌면 관심조차 없는 대상일지도 모릅니다. 삶을 지배하는 권력과는 무관하니까요. 태양은 빛을 우리에게 빛을 주고 삶을 영위해.. 2023. 4. 18.
봄비 4월은 유독 눈물로 얼룩진 달입니다. 왜냐하면 눈물로 기억되는 아픈 일이 많잖아요. 9년 전 세월호 참사가 그렇고, 역사적으로는 4.3 사태나 4·19 혁명이 있었습니다. 피지도 못한 꽃들이 우리 곁을 떠나갔지요.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 깊이 스며드는 눈물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4월은 봄 속에 묻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역사는 아이러니한 일이 많습니다. 영화로 많은 관객을 울렸던 타이타닉호도 1912년 4월 15일(현지 시간 한국시간으로는 4월 16일) 침몰되었다고 하네요. 무려 1,513명이나 되는 목숨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이죠.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도 4월 16일 일어났다고 합니다. 당시 범인이 재미.. 2023. 4. 16.
그랜드캐니언 입이 딱 벌어졌다. 그리고 그다음 해야 할 말을 한순간 잇지 못했다. “우∼와”하는 탄성이 하늘로 날아간 순간 언어의 영역을 지배하는 머릿속의 뇌가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작동을 멈추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입에 맴돌 수 있는 언어를 찾을 수 없는 순간이다. 입으로 토해내야 할 말이 그러할 진데 이 순간을 어떤 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도무지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을 하지 못하고 멈추고 말았다. 그랜드 캐니언 마더 포인트(Mather Point) 앞에 한꺼번에 펼쳐진 어마어마한 광경을 본 순간 보잘것없는 인간은 압도(壓倒)당할 수밖에 없다. 그 앞에 서서 다시 제정신으로 모든 감각이 제 기능을 하기까지 잠시 그저 서서 있어야만 했다. 멈추었던 심장이 어느 순간 다시 뛰었다. 심장의 박동이 달리면서 한 걸.. 2023. 4. 15.
눈으로 만나는 행복 평범한 일출 사진입니다. 보는 이에 따라 아름다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행복이란 단어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죠. 해석의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일출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사람은 여명 끝에 떠오르는 아침 해가 주는 아름다움을 알기에 새벽 단잠을 설치며 카메라를 챙겨 나갑니다. 아름답다는 표현은 시각을 통해 마음으로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보는 것에서 시작되는 즐거움이 행복의 출발점일지도 모르지요. 행복이란 단어 속에는 분명 즐거움의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즐거움이 없는 행복이 이 세상에 존재할까요? 단언컨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순간 즐거움이 있어야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게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즐거움을 느끼려고 여기저기 .. 2023. 4. 14.
료안데 폭포 플롬열차 차창 밖으로 폭포가 많이 보였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자연적, 지리적 특성 때문인 것 같다. 노르웨이는 피오르 많은 나라다. 국토 중앙과 남서부에 넓은 고원지대로 이루어진 산악지형이다. 겨울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이는 고원지대는 도로가 통제된다. 내리는 눈의 양도 상상 이상이라고 한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봄이 와도 늦은 5월이나 되어야 눈으로 막혔던 도로가 뚫려 다닐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고원지대에서 녹기 시작한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폭포를 많이 볼 수 있다. 고원지대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낙차가 크다. 멀리서 보면 마치 하얀 실타래가 여기저기 길게 걸쳐진 것처럼 폭포가 많이 눈에 보였다. 플롬 산악열차 투어에서도 폭포를 보는 것은 전혀 이상한.. 2023. 4. 13.
튤립의 눈물 2023. 4. 12.
프롬나드 데 장글레 마세나 광장에서 해변까지 걸어서 2~3분 정도였다. 해변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눈에 들어왔다. 산책로로 보이는 도로가 해변과 같이 동서로 길게 모습을 뻗어있다. 바닷가 쪽으로 벤치에 앉아 지중해 태양을 즐기는 사람이 여유로워 보였다. 난간이 산책로 바다 쪽 끝에 설치되어 있다. 난간 아래 해변부터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까지 어림잡아 40m 정도쯤 될 것 같다. 이른 아침인데 산책로에는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애견과 같이 산책하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해변 쪽에도 몇몇 사람들이 지중해 태양을 즐기고 있었다. 아침 해가 역광으로 비추고 있어 산책로를 오가는 사람의 풍경이 실루엣 피사체를 만든다. 카메라를 들었다. 어떤 그림이 나올지 줌을 조절해 보았다. 강렬한 느낌은 없다. 하지만 산책로의.. 2023. 4. 11.
어둠 속에 핀 꽃 사진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찍습니다. 목련꽃은 어쩔 수 없이 아래에서 위로 찍게 되죠. 벚꽃도 비슷합니다. 이처럼 사람 키보다 높은 나무에 피는 꽃의 윗부분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꽃이라도 어느 위치에서 찍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죠. 사람도 키가 커 보이게 찍으려면 아래에서 위로 찍는 거와 비슷한 거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사진도 좀 더 아름답게 찍으려면 그런 관점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아파트 현관 옆에 있는 목련꽃 사진입니다. 그늘 진 곳이죠.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 포인트에 자리 잡고 있어 지날 때마다 눈 맞춤만 했습니다. 다른 목련꽃이 이미 다 진 후에 피어 볼 때마다 안쓰러운 느낌도 들었고요. 꽃이 햇빛을 볼 수 없는 곳이라서... 어느 날 창을 열고 13층에서 내려다봤습니다... 2023. 4. 9.
사월의 봄 사월의 신부가 서 있습니다. 아름답다 못해 우아하네요. 하얀 드레스 같은 옷을 입고 살랑이는 바람에 설레입니다. 저 언덕 위에 서서 님 기다리듯 지난겨울, 외로움을 벗어던지고 눈부신 가지마다 요정과 함께 흐드러지게 핀 꽃웃음 머금 채 어디선가 들리는 비발디 봄, 1악장 연초록빛 봄바람과 즐기는 데이트 여울져 휘날리는 하얀 꽃눈 봄 길 세월 속에 돌아가는 시계 서게 하고 그대, 잠시라도 내 가슴에 안고서 봄이 만든 황홀함에 젖고 싶습니다. 2023. 4. 8.
4월은 잔인한 달? 4월을 수채화로 그린다면 연두색이 떠오릅니다. 잔인한 달이라 했던 토머스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적(詩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색이지요. 자연은 화가가 되어 수채화를 그리듯 봄 풍경을 그린 것 같습니다. 먼저 연초록 물감을 풀어 온 산야에 붓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봄을 알리는 색은 연초록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가의 붓놀림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숲을 그려 넣으면 그 속에 새를 불러들이죠. 소리가 안 들리시나요. 눈을 감고 그림 속으로 들어오면 들릴 겁니다. 바람에 실린 봄의 교향곡이 우리의 희망과 힐링이 되어 줍니다. 한 폭의 수채화에서 음악까지 들려주는 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가 놀랍지 않나요. 어느새 겨울이 만든 하얀 도화지는 흔적조차 사라져 버리고 없습니다. 봄 햇살에 빛나는 .. 2023. 4. 7.
벚꽃엔딩(1) 허공에 물든 파란 하늘 샛별처럼 피어난 요정 겨울이 왔다간 자리에 새 희망 가득히 안고서 흐드러지게 모여 앉아 새하얀 수다를 즐긴다. 청춘의 가슴 꽃이 피고 봄의 심장은 설레이고 너랑 나랑 걷는 꽃터널 스마트폰에 담은 사진 봄바람에 웃음꽃 피고 일장춘몽 봄날은 간다. 낙화유수 같은 나날들 아픈 이별 저미는 사랑 짝 없는 젊음은 외로워 소주 한잔에 담은 고독 부르는 노래 슬픈 연가 아, 잔인한 사월이여! 떨어져 휘날리는 꽃눈 참을 수 없는 눈물이다. 2023. 4. 4.
시드니의 랜드마크 모퉁이를 돌아가니 빨간색 2층 투어버스가 지나가고 모퉁이를 돌자 하얀 지붕이 조개껍질을 엎어놓은 모양의 오페라 하우스가 나타났다. 오른쪽 선착장에는 커다란 크루즈 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오른쪽으로 하버브리지가 타원형의 구조로 건너편 시가지까지 길게 걸쳐져 있다. 시드니 하면 단언컨대 오페라 하우스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1973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2세에 의해 정식 개관했고, 1957년 국제설계공모전에서 당선된 덴마크의 건축가 욤 우촌의 작품이란다. 누가 보아도 인상적인 외관에 감탄사를 연발할 것 같다.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 디자인이 조개껍질이나 요트의 흰 닻을 형상화시킨 모양이라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이와는 달리 오렌지 조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23. 4. 3.
목련 밤과낮 그사이로 하늘이 열리던날. 새하얀 면사포에 그리움 피었구나. 하지만 이마저도 사흘밤 꿈이련가. 못이룬 사랑일랑 봄비에 보내련다. 2023. 4. 2.
두브로브니크 골목길 골목길 접어들 때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좋아하는 애창곡 '골목길'의 첫 소절이다. 예전에 동료들과 한잔하고 하고 노래방에 가면 꼭 불렀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느린 리듬에 맞추어 목청을 한 번 가다듬고 나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종로 3가에서 32번 버스(월계동 ↔ 후암동)를 타면, 종점인 후암동 용산고등학교 앞에서 내린다. 하숙집을 가려면 긴 터널 같은 어두운 골목길을 9~10분 걸어야 했다.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닌 탓에 골목길에 들어서면 취기에 젖었던 정신도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골목길에 들어서면 은근히 밀려드는 긴장감이 심장을 압박한다. 담장을 경계로 굴곡진 골목길을 걷다 보면 누군가 뒤에서 잡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나마 전봇대 위에 가로등이나 방범등이라도 .. 2023.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