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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길을 걷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걷는 게 싫습니다. 걸어서 10분도 안 되는 백화점도 차를 끌고 가야 할 정도죠.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귀찮거든요. 살 빼는데 걷기보다 좋은 게 없다는 걸 알지만 걷기 싫어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심지어 다이어트한다며 약을 처방해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만큼 걷는 게 일상에서 멀어진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걷기도 있습니다. 걷기 싫어하는 사람도 걷기를 좋아하는 곳이 있지요. 다름 아닌 벚꽃 길입니다. 봄이면 어딜 가나 벚꽃 명소는 주차 전쟁으로 몸살을 앓지요. 일부러 찾아가거든요. 오로지 벚꽃 구경 삼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가는 이유는 딱 하나 아닌 가요. 그거 말고 다른건 생각나지 않네요.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닙니다. 봄의 정취를 느끼며 즐길만한.. 2023. 3. 31.
벚꽃(3) 2023. 3. 30.
벚꽃(2) 2023. 3. 30.
벚꽃(1) 2023. 3. 30.
봄이 아픈가 봅니다 아직은 때가 아닌 듯한데 성미 급한 꽃들이 문밖에서 초인종을 누릅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벚꽃 얘기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에서도 벚꽃이 피어 이번 주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하네요. 평년 보다 무려 14일이나 빨리 핀 셈이죠. 꽃을 일찍 보니 좋기는 한데, 마냥 반갑게 여길 기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일은 때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때도 아닌데 꽃이 피니 분명 뭐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몇 년 전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다들 아시겠지만 ‘지구온난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이 ‘지구온난화’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구가 더워져 기온이 올라가고 일조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된 탓이라고 합니다. 이러다 보면 땅속에서 겨울을 .. 2023. 3. 29.
교황청 근위병 제복은 소속감과 일체감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개개인이 갖고 있는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과거 신분과 계급이 존재하던 사회에서는 옷에 따라 구분이 되기도 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획일화된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녀야만 했다. 제복을 입은 대상이 부럽거나 선망의 대상이었던 적도 있다. 학창 시절 특정한 행사가 있는 날 보이스카우트 제복을 한 친구들의 모습이 그랬고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하는 사관생도의 보습이 그랬다. 사관생도의 제복이 멋져 보여 육군사관학교를 지원했으나 제복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성 베드로 성당 투어를 마치고 나오는데 멋진 제복을 한 근위병이 보였다. 내가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자 가이드가 근위병에 대한 설명을 했다. 바티칸을 지키는 근위병들은 이탈리.. 2023. 3. 27.
튤립 2023. 3. 27.
아이스크림 홋카이도 여행 때 삿포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들로 보이는 아이와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습니다. 정겹고 아름다워 보여 담았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의 주인공이 초상권 침해라고 하면 내려야 하는 사진이죠. 일본사람이니 이 블로그에 들어 올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며 올립니다. 그만큼 사진 속에 사람이 있으면 조심스럽거든요. 아이스크림의 유혹은 외면하긴 어렵죠.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그럴 겁니다. 어쩌면 먹는 즐거움만큼 행복한 것도 없습니다.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참 ‘먹방’ 프로가 많잖아요. 유튜버도 많고요. 한때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 저도 즐겨 봤습니다. 맛집만 전문적으로 찾아다니며 올리는 블로그도 있을 정도니까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행복도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행복은 모.. 2023. 3. 26.
더 글로리 장안의 화제가 된 드라마 제목이다. 학교 폭력을 다루었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에 시청률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학교 폭력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불법적인 폭력이 정의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시청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은가 싶다. 이른바 금수저 부모들이 자행하는 부당한 권력이 힘없는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거기에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커녕 오히려 뻔뻔함을 보이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계층 간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사회적 통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피해자는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힘들다. 자존감이 무너지고 상처가 더 심한 경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도 한다... 2023. 3. 26.
황홀한 행복 황홀하다는 말을 언제 할 수 있을까. 우선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면 매혹당할만한 무언가가 시각적으로 들어와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적 의미가 눈에 어른어른할 정도로 화려하다는 뜻이니 억지스러운 주장은 아닌 듯싶다. 황홀이란 표현을 꺼낸 이유는 일출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정말 무의식 중에 이 단어가 생각났다. 단언컨대 이렇게 멋진 일출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구름바다가 뒤덮은 산 아래는 사람 사는 세상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은 천상의 세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좀 과장하면 환상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여명의 빛을 뚫고 올라오는 시간, 세상 그 어는 순간보다 아름다운 빛, 그것이 여명이다. 여명은 일출을 맞이하는 의식의 .. 2023. 3. 25.
비가 오면 소리 없이 온다는 말 없이 네가 온다. 목마른 봄 널 반긴다. 사랑이 고픈 꽃 널 안는다. 그러나 나는 젖는다. 그리움에 옛사랑에 어느새 너는 우울한 눈물 되고 나는 슬픈 한 방울 삼켜버린다. 한 여자는 커피잔에 한 남자는 소주잔에 그 고독 한 모금 그 아픔 한 모금 상처뿐인 심장 그리움에 젖고 외로움에 젖은 지난날의 초상 이제 잊으련다. 돌아올 수 없는 잃어버린 사랑 로그 아웃 하면 과거로 떠난다. 2023. 3. 25.
동심에 빠져 보다 사진 속의 두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모른다. 굳이 알 필요도 없다. 다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어른들이 모르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멀리서 오는 배를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를 생각할지, 아니면 호수 위의 갈매기를 보며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꿀지 그건 아이들의 몫이다. 그런데 왜 저 모습에 눈이 끌렸는지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 속의 장면을 찍고 나서도 나는 두 아이가 한가로이 노는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언가 찾고 싶은 언어가 있을 텐데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어른들이었다면 셔터를 누르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아이라서 셔터를 눌렀다. 내 안의 나를 향해 질문을 던져본다. 왜 셔터를 눌렀는지.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 그냥 나만의 상상의.. 2023. 3. 24.
비운(悲運)의 황태자 비운의 황태자 ‘마호메트 오르한’의 슬픈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역사의 현장에 와 있다. 가이드는 역사의 시계를 되돌렸다. 1923년 3월 3일 자로 터키 공화국이 출범한 후 오스만 왕가에는 커다란 시련이 닥치게 된다. 그것은 모든 왕족에게 내려진 추방령이다. 15세의 어린 왕자 '마호메트 오르한'은 그날 오후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파악하게 된다. 2명의 경찰과 경시총감이 눈물을 글썽이며 종이 한 장을 어린 황태자에게 건네주면서 “저를 용서하십시오. 왕자님,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이제 막 학교에서 돌아와 자전거를 타려던 어린 황태자는 종이에 적힌 내용을 채 읽지도 못하고 서명합니다. 24시간 안으로 떠나라는 이 명령서는 왕족들에게 어떠한 이유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재산.. 2023. 3. 23.
솜사탕 목련꽃이 필 때면 양희은의 노래가 생각나듯 가끔은 초등학교 시절 봄 소풍이 생각난다. 지금 초등학생들 마음은 어떤지 모르지만, 소풍 하루 전날 행여 비라도 오면 어쩌나 할 정도로 마음이 설레었다. 그 시절 소풍은 대개 학교에서 가까운 곳으로 걸어서 갔다. 요즘처럼 버스를 타고 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즐겁고 신났다. 점심시간이 되면 김밥을 먹고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때로는 보물 찾기도 했었다. 그런데 소풍 가는 날을 어떻게 알았는지 솜사탕 아저씨가 점심 무렵 나타났다.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아저씨는 자전거 뒤에 싣고 온 작은 원형 틀로 된 솜사탕 기계를 연신 돌리며 솜사탕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아저씨는 하얀 설탕 한두 수저를 기계 가운데 작은 홈에 넣고 기계를 돌렸다. 그런데 설탕이 없어.. 2023. 3. 22.
빛 내림 스톡홀름(Stockholm)에서 옌셰핑(Jönköping)으로 가는 중이다. 스톡홀름에서 옌 셰핑까지는 4시간 반 정도 걸린다. 차창 밖에는 비가 내리다 그쳤다 반복한다.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비 오는 날씨와 커피의 조합은 연인처럼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 하지만 해외여행에서 마시는 커피는 조선시대 사약 수준일 때가 있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로맨틱한 상상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스웨덴의 시골풍경이 여행의 지루함을 위로해 준다. 졸리는 눈을 난 애써 붙들고 씨름했다. 풍경 때문이다. 하늘가에 걸린 비구름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회색 하늘이 짓누르며 보슬비는 여전히 오락가락 내린다. 침묵이 흐르는 공간에 여행의 피로를 뿜어내는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에 .. 2023. 3. 21.
가을 2023. 3. 21.
Rotorua 2023. 3. 21.
Spring 영어로 'Spring'은 봄이란 의미뿐만 아니라 ‘용수철’이란 뜻도 있고 ‘샘물’이란 뜻도 있지요. 동사로 쓰이면 ‘도약하다, 솟아 나온다.’ 뜻도 있고요. 가만히 생각하면 다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우 내내 얼어붙었던 들과 산이 봄이 오면 다 녹으면, 땅속 깊이 움츠리고 있던 새로운 생명들이 움트고 나오기 시작하잖아요. 그뿐 아니죠. 깊은 산속 옹달샘도 다시 흐리기 시작하겠죠. 한 마디로 많은 생명체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거지요. 앙상한 나뭇가지에도 물이 올라 파란 새잎이 나오고,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 꽃망울도 터뜨리지요. 경칩이 되면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나거든요. 겨울이란 엄청난 힘으로 눌러도 때가 지나가면 용수철(Spring)처럼 다시 솟아오르잖아요. 복원력이 생기는 거죠. 봄이 영어.. 2023.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