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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아포리즘65

합장 연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두 손을 모아 합장(合掌)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비슷한지 아닌지 한 번 두 손을 붙여 합장해 보았습니다. 무심코 보면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비슷하단 생각이 듭니다. 연꽃이 불교와 무관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꽃은 부처님의 탄생과 인연이 있는 꽃입니다. 어머니인 마야 왕비가 그를 잉태할 무렵 태몽을 꾸는데, 하얀 코끼리가 내려와 연꽃을 들고 왕비를 세 바퀴 돈 다음 꽃을 건네주고 몸속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마야 왕비가 흰 코끼리로부터 연꽃을 선물로 받은 후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났습니다. 자연스럽게 불교의 상징될 수밖에 없는 꽃입니다. 절에서 스님을 만나게 되면 두 손을 모아 인사합니다. 합장은.. 2024. 7. 15.
두루미와 멍 때리기 두루미 한 마리가 멍 때리기 하듯 호수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면 멋지게 찍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은 내가 의도한 대로 그림을 만드는 게 아니라 주어진 풍경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기에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카메라에 갖고 있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빛을 묘사하는 게 최선입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두루미가 눈치채고 날아갈 것 같아 더 이상 갈 수 없습니다. 생각보다 녀석은 귀가 밝습니다. 전에도 조심스레 이 정도면 되겠지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녀석은 도망가곤 했습니다. 이런 기회가 많지 않아 오늘만은 반드시 실패하지 않으려고 신중하게 접근했습니다. 조리개를 맞추고 렌즈를 들여다보며 화각과 구도를 잡았습니다. 숨죽이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2024. 7. 10.
부러웠던 사진 한 장 7월 4일(목요일) 자 중앙일보 14면에 실린 사진입니다. 사진 제목이 ‘자전거 타고 떠나는 네덜란드 전 총리’입니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부러웠습니다. 우선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정치에선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왜 우리에겐 이런 지도자가 없을까. 왜 우리는 날마다 꼴사나운 정치 현장만 보아야 하는가. 씁쓸하기만 합니다. 선거 때만 앵벌이처럼 연기하며 쇼하는 우리 정치인들이 싫어도 너무 싫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인 그는 1967년생으로 올해 57세의 젊은 지도자입니다. 14년간 네덜란드를 이끈 뤼터 전 총리의 마지막 퇴근길이라곤 믿기지 않은 사진입니다. 마르크 뤼터 총리 재임 시절에 있었던 일화가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내려진 봉쇄령을 지키다 모친의 임종을.. 2024. 7. 5.
폐선 쓸쓸하게 보이는 폐선 하나가 보입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버려져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쓸모없으니 방치해 놓은 듯합니다. 아마 자동차라면 폐차장이라도 보내 고철값이라도 받고 처분했을 텐데 오랫동안 방치해 놓은 걸 보면 돈 한 푼도 건지기 어려운 상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평생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서 살았을 폐선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주인으로부터 ‘그래, 그동안 고생했어.’ 위로라도 한마디 듣고 이 세상에서 헤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언 듯 보기엔 그런 따뜻한 말 한마디조차도 없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더 쓸쓸해 보입니다. 그래서 서운한 감정이 북받쳐 여길 떠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는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가치가 떨어지면 푸대접을 받습니다. 조금 .. 2024. 7. 4.
우아하게 사전을 찾아보니 ‘우아(優雅)하다’라는 형용사는 ‘기품이 있고 아름답다’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추상적인 표현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의 판단일 겁니다. 그렇다고 정확한 의미를 알고 이 단어를 쓰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아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하고, 때론 듣고 싶어 합니다.  ‘아름답다’라는 말과 ‘우아하다’라는 표현의 차이가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구분하고,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에게 ‘아름답다’라고 할땐 외면에 비중을 둔 측면이 강해 보입니다. 반면에 우아하다는 표현은 아름다움에 기품을 더하니 내면의 멋까지 있는 듯 한 느낌이 있어 보입니다. 두 형용사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긴 어렵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시각적으로 화려함이 우아하다는 말에는 없.. 2024. 7. 3.
황혼의 의미 지는 해가 하루를 안고 무대 뒤로 사라지려합니다. 일상이 머물다 퇴장하는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시간은 늘 가 보지 않은 길로 떠납니다. 그 길은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이자 영원의 길입니다. 인생은 늘 그와 동행해야 하는 여행길입니다. 세월과 더불어 덧없이 가야하는 그 길, 하지만 마지막 순간만은 홀로 가야만 합니다. 하루하루 무심코 지나쳤던 해넘이 풍경. 여유를 갖고 바라보노라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참 멋지고, 아름답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황혼이란 낱말을 인생에 갖다 붙이면 무게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사뭇 삶을 뒤돌아 보게 만드는 순간입니다. 왜? 황혼이란 말을 인생의 마지막인 끝자락에 비유했을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생각엔 시사(示唆.. 2024. 6. 18.
원두막이 있는 풍경 이게 무슨 말이지?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원두막이란 말이 생소하게 들린다면 MZ세대일 겁니다. 하지만, 정겹게 느껴진다면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아날로그 시대를 산 사람일 겁니다. 꼭 그런 추억이 아니라도 악동(惡童) 시절 서리를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도 원두막 하면 입가에 미소를 지을 겁니다. 하지만 MZ세대라면 ‘서리’라는 말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원두막은 수박이나 참외 따위를 심은 밭을 지키기 위하여 밭머리에 높게 지어놓은 막입니다. 일종의 경계초소인 셈입니다. 서리는 가을에 수증기가 얼어 땅에 내리는 걸 말하기도 하지만, 떼를 지어서 주인 몰래 남의 과수원의 과일(수박이나 참외) 따위를 훔쳐 먹는 장난질을 뜻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에서.. 2024. 6. 5.
봄이 보낸 옐로카드 노란색은 봄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완연한 봄날, 돌담 울타리에 피는 개나리꽃이 노랗고 시골 앞마당에 돌아다니는 병아리도 노란색입니다. 춘삼월 유치원에 들어가는 꼬마들도 노란색 원복을 많이 입는가 하면, 귀여운 꼬마들을 태우고 다니는 어린이 집 버스도 노란색입니다. 뿐 만 아닙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우리가 일상에서 즐겨 쓰는 카카오 톡도 노란색입니다. 이처럼 노란색은 밝고 쾌활한 느낌을 준다. 이렇듯 봄은 노란색과 함께 오고 추운 겨울 꽁꽁 얼었던 마음도 따사롭게 해 줍니다. 한 마디로 봄은 모든 생명에게 즐거움을 주는 계절인 거죠. 반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축구경기를 관전하다 보면 가끔 심판이 옐로카드(노란색)를 꺼내듭니다. 상대 선수에게 위협적인 반칙을 하거나 비신사적 행위를 하면 경고를 보내는 .. 2024. 5. 31.
달콤한 유혹, 악마의 유혹 애주가라면 술자리에서 피하기 힘든 말이 있었습니다. ‘딱 한 잔만 더’라는 말입니다. 취기가 올라 기분이 막 좋아지는 상태인데 그대로 일어나면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그럴 찰나에 ‘더’라는 말은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유혹입니다. 나도 이런 경험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음주문화의 한 단면인 것은 사실입니다. 유혹은 달콤합니다. 달콤한 유혹의 실체는 욕망입니다. 욕망을 자극하는 주체는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본능이고, 대표적인 게 사랑입니다. 초콜릿이 달콤한 유혹의 상징이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를 가장 잘 이용한 인물이 전설적인 바람둥이 카사노바입니다. 그는 사랑의 속삭임을 담아 많은 여성을 유혹했다고 합니다. 초콜릿은 대항해시대에 유럽으로 전해져 카사노바가 여성들에.. 2024. 5. 6.
한(恨)의 흔적일까? 남원 서도역 목조건물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 장소라고 해서 왔습니다. 70년대 시골 간이역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집니다. 열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산한 느낌마저 듭니다. 봄이지만 봄다운 분위기가 아직 스며들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조그만 목조건물이라 더 정감이 갔습니다. 시골 고향마을 초등학교 건물도 목조건물이었습니다. 건물 외벽에 검게 그을린 듯한 나무로 마감되어 있었습니다. 시선이 결 모양에 멈추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 보였습니다. 그냥 스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중 하나가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뚫어지게 보았습니다. 보면 볼수록 기이한 형상입니다. 사진을 배우면서 생긴 일종의 버릇인지도 .. 2024. 5. 2.
먹구름 …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 먹구름이란 말이 아름답게 쓰인 것은 ‘국화 옆에서’ 시(詩)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몇 번을 더 생각해 봐도 변함이 없을 .. 2024. 5. 1.
민들레 홀씨 어느 봄날, 눈 떠보니 내 모습이 구름으로 변했습니다. 구름이 될 운명은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서글퍼집니다. 태어날 땐 꽃이었으니까요. 생을 마감할 때도 당연히 꽃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홀연 바람과 함께 떠난 봄나들이, 저 구름과 함께 가면 여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겁니다. 착각이었습니다. 놀던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해맑은 미소를 띤 꼬마, 나를 두 손에 꼭 쥐고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빛, 내가 사랑스러운지 입 맞추려 다가옵니다. 두 입술을 모으고 눈을 감았습니다. 부끄러워 눈까지 감았습니다. 순간 '후~욱' 소리와 함께 뜨거운 바람이 내 얼굴에 불어닥쳤습니다. ‘까르르’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눈을 떠 보니 날아갑니다. 내 모습이 파란 하늘에 구름처럼 보였.. 2024. 4. 30.
지나간 자리 제트기가 지나간 자리에 가늘고 긴고 흰 구름이 생겼습니다. 엔진에서 내뿜은 가스에 수증기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하늘 높이 비행하는 탓에 공기 온도가 낮아 수증기가 곧바로 응축되어 작은 얼음 입자들로 변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흰 구름의 정체는 바로 이 얼음 입자입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구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증기로 변하고, 얼마 후 흩어져 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겨울이 지나간 자리엔 봄이 채워질 겁니다. 봄은 바람과 함께 올 겁니다. 겨울이 바람과 함께 온 것처럼 말이죠. 봄바람은 같은 바람이지만 다른 바람입니다. 차갑고 혹독했던 바람이 아니라, 따사롭고 만물이 생동하게 만드는 바람입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겨울의 독재를 지워버린 것은 사랑이 실린 따뜻한 바람의 외침이었습니다. 오직.. 2024. 2. 17.
궁평항 갈매기 북한산 들개 문제를 다룬 TV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녀석들은 우리에게 버림받은 유기견일 겁니다. 한때는 반려견으로 사랑을 받았을 녀석들이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졸지에 사회적 문제로 뉴스에 등장한 겁니다. 들개 무리는 야생에서 개체수를 늘리며 때론 사람까지 공격하는 모양입니다. 늑대의 후예로서 숨어있던 야생의 본능이 되살아나게 된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 겁니다. 인간에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동물원에 가 보면 동물의 왕국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육사 손에 살고 있는 녀석들은 야생으로 돌아간다 해도 온전하게 살 수 없을 겁니다. 야생의 본능인 사냥하는 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야생에서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사냥하는 기술을 배우지 못했거나 배웠어도 잃어버려 할 수 없을 겁니.. 2024. 2. 12.
내 안의 발전소 갑자기 전깃불이 나갔다. 한 두번이 아니다. 또 정전인가 보다. 얼른 서랍에서 초를 찾아 성냥불로 불을 붙이자 캄캄한 방이 환해졌다. 정적 속에 시간이 무작정 흐른다. 불이 들어오려면 얼마나 걸릴까. 촛농이 흘러내리면서 하염없이 촛대가 작아진다. 지루한 밤이 이어지다 그날 밤 전깃불은 들어오지 않았고, 그날 끝내 숙제를 하지 못한 채 다음 날 학교를 가야 했다. 아주 오래전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정전이 흔했습니다. 요즘엔 이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금방 불이 들어옵니다. 시골에 살 땐 호롱불이나 등잔불이 어둠을 밝혔습니다. 도시에선 연탄불, 시골에선 나무를 땔감으로 썼죠. 그때는 지금과 달리 전기가 귀했습니다. 발전소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우리 몸에도 어딘가에 발전소가 있.. 2024. 1. 22.
역광사진도 멋있어 사진을 찍을 때, 해를 등지고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으면 순광(順光), 반대로 하면 역광(逆光)입니다. 대개 역광으로 찍은 사진은 피사체 이미지가 어둡게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진이 실루엣 사진입니다. 특히, 인물사진을 역광으로 찍으면 어둡게 표현되므로 찍지 않습니다. 피사체에 빛이 노출되지 않는 부분은 검게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빛이 닿는 부분만 이미지로 표현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역광이 아닌 순광으로 찍습니다. 사진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풍경을 빛의 노출 정도를 반영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합니다. 사진은 빛을 이용한 예술이며, 빛의 미학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인위적인 기술이나 숙련된 기능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일 뿐입니다. 다만, .. 2023. 12. 9.
단풍이 아름다운 이유 봄은 아름답습니다. 만물이 소생하고 초록이 움트고 꽃이 피니까요. 하지만 가을의 초록이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단풍 때문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가을은 단풍이 있어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그럼, 단풍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얼까요. 뜨거운 태양의 열기와 모진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여름을 견뎌냈기 때문이 아닐까요. 초록이 여름이란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가을의 햇살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름다운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지 못했을 테니까요. 단풍나무 풍(楓) 자는 나무 목(木)에 바람(風)이 있습니다. 여기서 바람은 여름날의 시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게 되는 게 인생입니다. 우여곡절 없이 꽃길만 걷는 인생은 없을 겁니다. 때론 아픔도, 슬픔도, 실패도 한여름날의 비바람일 .. 2023. 11. 10.
단풍을 보면서 단풍에 깃든 시간은 삶의 궤적을 달려온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자연은 생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봄부터 달려온 삶의 시간이 가을 잎에 농익어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완성된 삶의 미학을 우리에게 의미를 던져주는 겁니다. 단풍은 축적된 세월의 무게와 생명의 시간이 선명하게 기록된 아름다움입니다. 봄에 태어난 새순은 연녹색이 한여름에 이르러서는 짙은 녹음이 되면 우리의 인생처럼 청춘을 자랑하듯 푸릅니다. 그리고 가을에 삶의 절정기에 올라 화려한 단풍이 듭니다. 그러다 겨울이 오면서 그간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놓습니다. 단풍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존재하는 생명은 언젠가 가을을 맞이하게 됩니다. .. 2023.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