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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감성 한 잔89

탐욕의 블랙홀 덥습니다.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6월인데 한낮에는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립니다. 덥다고 온종일 집안에만 있을 수 없어서 아침 일찍 카메라를 둘러메고 나왔습니다. 날씨가 뜨겁기 전에 얼른 사진 좀 찍고 집에 들어갈 심산이었습니다. 출사지가 집에서 1시간 40분 정도를 달려야 하는 단양입니다. 서둘러 왔는데 도착하니 오전 9시 40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전부터 햇살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마음은 즐겁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 겁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미친 짓이 아닐까? 아무리 사진이 좋다지만, 뙤약볕 아래에서 내가 지금 뭐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 괴롭히는 사람도 없는데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늘막에 가서 쉬면 그만인데 그게 마음대로.. 2024. 6. 21.
뽀샤시한 사진 화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에 갇혀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맨얼굴에 덧칠한다고 원판이 바뀌면 얼마나 바뀌겠나 싶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얼굴이 하루아침에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가 될 리 없는데…. ‘안쓰럽다’라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이런 딱 막힌 생각 때문에 성인이 되고 직장 생활하면서 30대 중반까지 목욕이나 세면을 한 후에 스킨이나 로션 한 번도 얼굴에 바른 적이 없습니다. 여자를 만날 땐 화장발에 속지 말고, 소개팅(예전엔 미팅) 장소에선 조명 발에 속지 말자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편견이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여성의 외모를 예쁘게 가꾸려는 기본적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동시에 꼭 예뻐지고 싶어서만 화장하는 것은 아닐 거란 생각도 듭니다. 여자로서 기품 유지를 위해 단정.. 2024. 6. 19.
눈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같은 봄비라도 유난히 다를 때가 있습니다. 한여름 장맛비처럼 요란하게 내릴 때입니다. 그럴 때 날씨가 도대체 왜 이렇지? 하고 하늘을 쳐다보게 됩니다. 빗방울이 “따다닥” 소리를 내며 우산을 때립니다. 그 소리가 교향악단 작은북을 두드리는 소리같습니다. 봄을 재촉했던 비와는 전혀 다른 봄비입니다. 양귀비꽃이 한창인 카페 주차장 앞 청보리가 비바람에 힘겨워하더니 누워 버렸습니다. 청보리도 깜짝 놀라 기절한 모양입니다. 안간힘을 쓰며 버티다가 안쓰럽게 쓰러진겁니다.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건 사람이나 청보리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보리밭 한쪽에 핀 양귀비꽃도 덩달아 바람을 안고 넘어져 있습니다. 비에 젖은 청보리와 꽃들을 보니 마음이 안 좋습니다. 따뜻한 햇살만 즐기다가 갑자기 불어닥친 비바람에 끝내 눈물.. 2024. 6. 6.
예쁘기만 하면 뭘 하니 한참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지 않네요. 아파트 울타리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장미꽃이 절정에 이르렀는데 나비나 벌이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나섰는데…. 장미꽃에 나비나 벌이 날아드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거든요. 결국 생각했던 사진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흔히, 장미는 꽃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랑을 받기 때문이겠죠. 여태껏 장미꽃을 싫어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장미가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게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꽃으로 장미꽃이 손색이 없음에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꽃의 아름다움은 권력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든 꽃 앞에서는 마음이 무너집니다.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고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특히.. 2024. 5. 30.
초록의 꿈 (1)봄이 만든 작은 화단이 있습니다. 어느 날 봄비와 함께 초록빛 요정이 내려왔습니다. 녀석은 숲에서 날아와 땅속에 스며들었습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요정은 빛나는 태양의 사랑을 받아 눈을 떴습니다. 초록의 계절인데, 넌 왜 아직도 늦잠을 자고 있느냐며 봄이 내게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이젠 꿈을 펼칠 때야.” (2) 이른 아침, 작은 꼬마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엄마, 여기 새싹이 나와.”“꿈을 펼치는 계절이라 초록이 움트는 거란다.” “어떻게 꿈을 펼쳐?”“푸른 날개를 만들어 하늘로 오르는 거지.”(3)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들렸습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아빠는.. 2024. 5. 14.
고독을 만나는 시간 고요 속에 고독이 있습니다. 시간의 침묵은 늘 고요했고 고독했습니다. 신이 밤이란 공간을 시간으로 정의했을 때 밤은 고요와 침묵의 시간이었습니다. 인간은 고독을 잊으려 밤새 침대로 들어가 보냅니다. 고독이 주는 외로움의 시간이 싫었던 겁니다. 시간이 잠든 밤, 세상은 잠시 고요 속에 잠듭니다. 적어도 밤이 퇴근할 때까지. 고요함이 짙게 물든 새벽, 고독이 눈뜹니다. 시간이 침묵의 빛을 깨우고 일어납니다. 밤에서 빠져나온 빛, 여명의 옷을 갈아입고 나설 채비를 서두릅니다. 시간은 빛과 어둠을 섞어 고요한 세상을 깨웁니다. 하지만, 그 어떤 소란도 없습니다. 빛은 정적으로 묻혔던 시간의 침묵을 거두어 내고 있을 뿐입니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 아침까지 고요 속에 보낸 외로움은 고독과 함께 일어납니다. 사실 .. 2024. 5. 8.
나도 꽃이 되어 주고 싶다 참을 수 없는 유혹은 참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런 유혹이라면 거부하거나 참는다고 약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경계할 이유도 없습니다. 더더욱 눈치 볼 필요도 없습니다. 유혹이 내민 손을 모른 척하고 따라가면 그만입니다. 왜냐하면 꽃의 유혹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꽃의 아름다움에 이끌림은 참기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요. 그러니 시선으로 다가감은 마음의 창을 자극하는 것이고, 마음이 움직여 꽃에 머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사실 처음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유혹의 주체가 무엇인지. 꽃밭에 들어가기 전까지 봄의 유혹인지 꽃의 유혹인지 헷갈렸습니다. 봄날, 문을 열고 나오니 유채꽃밭이 보였습니다. 꽃을 보기도 전에 꽃이 먼저 손짓합니다. 유채꽃의 유혹을 기다려 온 것은 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 2024. 4. 25.
수채화 같은 봄날이 간다 깜박 졸고 있는 사이, 봄이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물에 들어간 봄, 어느새 물감을 풀어놓습니다. 세상이 연초록으로 변했습니다. 호수는 제 모습을 감추고 봄과 한 몸이 된 겁니다. 물빛과 봄이 어우러진 연초록이 수채화 같습니다. 눈 깜박할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귀신 곡할 노릇입니다. 봄이 이런 재주를 부리다니. 바람마저 잠들었습니다. 덩달아 깜박 졸다 잠이 든 모양입니다. 나른해지는 봄날입니다. 호수가 캔버스가 되어 연초록 가득한 그림에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봄이 미리 준비한 물감으로 초라해 보이던 산과 들을 바꾸어 놓더니 맑은 호수마저 풍경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봄이 그린 수채화는 상상 이상입니다. 봄이 화가로 변신하기로 마음먹은 건 물빛 때문일 겁니다. 봄이 호수를 유혹한 건지, 호수가 봄을.. 2024. 4. 24.
물-멍 때리기 멍 때리기 대회를 한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의아했습니다. ‘골 때린다’ 말은 들어 봤어도 '멍 때리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멍 때리기 대회를 열 정도면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그만큼 사회가 복잡해졌고, 디지털 문명이 만든 사이버 공간에 빼앗긴 삶이 많아졌기 때문에 생긴 이런 신조어가 등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멍하니 먼 하늘을 바라보거나,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며 넋 나간 것처럼 있었던 일 말입니다. 멍 때리는 게 예전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하는 말이었을 텐데, 아마 요즘은 정신적인 휴식이나 쉼의 개념으로 이 같은 말을 하는 모양입니다. 개념이 긍정적으로 바뀐 셈입니다... 2024. 4. 22.
봄이 미워진다. 꽃눈이 날립니다. 여름처럼 덥기까지 합니다. 아직은 아닌 데, 봄이 떠날 채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여름이 성질 급하게 봄의 자리를 밀어내는 것 인지, 봄이 급한 일이 생겨 자리를 비켜 주고 떠나려 하는 것인지. 아무튼 한낮엔 여름 같은 봄입니다. 주말 최고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아니 벌써. 이건 아닌데 싶습니다. 봄이 미워집니다. 꽃이 지기도 전에 봄이 떠나가는 모양새입니다. 그럼, 꽃은 봄과 낭만을 즐기기도 전에 이별해야 한단 말인데. 이거 참, 매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계절도 생존경쟁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속세의 선거판에 뛰어든 것처럼, 죽기 살기로 작정하고 싸우는 것인지. 자연계의 질서도 아수라판처럼 어지럽습니다. 지난 월요일, 파란 하늘과 배경으로 벚꽃을 담으러 나섰습니다. 흐린 .. 2024. 4. 15.
사랑의 랑데뷰 외롭습니다. 왜 나는 혼자일까. 날 아무도 사랑해 주지 않아서일까. 사랑을 나 혼자 마음속으로만 키워서일까. 그래서 외로울 수밖에 없는 걸까. 이 봄, 외로움을 피하려 할수록 자꾸 쓸쓸해집니다. 잊으려고 음악을 들어도 왠지 우울하고 슬픔에 젖어드는 느낌을 지울수 없습니다. 봄은 왜 이렇게 외로움에 젖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알 수 없는 이유로 외로움이 봄과 함께 내 마음에 스며듭니다. 어쩌면 봄을 타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외로움이 뭔지, 나만 그런 건지, 누구나 느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이렇게 살아있으니까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그게 정답이라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홀로 핀 꽃은 외롭게 보입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는 외로.. 2024. 4. 8.
벚꽃엔딩 떨어진 꽃잎들이 나 뒹굽니다. 이 봄날 모든 걸 다 바쳐 꽃으로 살다 졌는데 무슨 여한이 있겠습니까. 짧지만 이 봄과 춤추고 나면 기다리는 건 이별입니다. 마지막 춤을 추고 나면 초연하게 돌아서야 합니다. 이별은 아무런 미련도 남기지 말고 떠나야 합니다. 행여 봄비가 눈물 되어 슬픈 연가라도 불러주면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꽃으로 살던 화려했던 시절은 잊어야 합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것처럼 보였던 것은 착각일 수 있습니다. 속세의 사랑은 위선적인 믿음일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는 환호작약(歡呼雀躍)하며 두 팔 벌려 반기던 사람들, 그런데 뒤돌아서며 화무십일홍이라며 눈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마주 보며 보였던 그 미소. 그건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건 아닐 겁니다. 떠나가는 .. 2024. 4. 6.
봄이 슬픈 '봄까치꽃' 딱 마주치면 앙증스러워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 순간 이게 무슨 꽃이지? 하면서 자세히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더 가까이 가서 보게 되는 꽃입니다. 주인공은 봄까치꽃입니다. 하지만, 실제 이 꽃의 이름을 입에 올리면 웃음이 납니다. 어른들은 민망한 표정을 짓지만, 아이들은 ‘빵’ 터집니다. 모두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게 되니까요. ‘개불알풀’로 알려진 꽃이기 때문입니다. 꽃 이름을 몰랐던 나도 처음엔 무슨 꽃 이름이 이렇지 의아했습니다. 성 관련 비속어가 귀를 의심케 했기 때문입니다. 이 꽃이 열매를 맺으면 모양이 개의 고환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어 이름을 우리말로 바꾸다 보니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실제 열매 모양을 보면 이해가 되고도 남을 겁니다. (.. 2024. 4. 5.
나는 봄입니다 나는 봄입니다. 자연이 만든 계절이란 무대의 막이 오르면, 나는 여러분과 마주합니다. 그럴 때마다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막이 오르고 나면 모두가 환한 얼굴로 나를 반겨줍니다. 낯선 만남인데 나를 많이 기다렸나 봅니다. 어떤 이는 저를 여러 번 만났는지 스스럼없이 다가와 안아주기도 합니다. 사실, 나도 그게 싫지는 않습니다. 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잘 모릅니다. 어렴풋이 다른 생명체처럼 똑같이 사랑받고 싶어 하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자연의 본성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사랑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몸부림의 본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런 내재적 본성이 없습니다. 다만,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품에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 2024. 4. 2.
여명을 만나는 시간(2) 밤과 낮은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그러나 그 경계는 모호합니다. 칼로 무 자르듯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밤에서 낮으로 넘어오는 시점이 그렇고, 다시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밤과 낮의 주인은 다투지 않습니다. 지극히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오히려 어둠과 빛, 빛과 어둠이 스스럼없이 어우러져 자연의 초연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낮에서 밤으로 가는 경계 지점을 ‘황혼’이라 하고, 어둠을 벗고 낮으로 태어나는 시점을 ‘여명’이라고 합니다. 단, 하루도 그 시점이 같은 날이 없습니다. 날마다 밤과 낮의 경계선이 변합니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시점을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인 언어로 우리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관습적으로 그렇게 인정해 .. 2024. 3. 28.
여명을 만나는 시간(1) “매직아워(Magic hour)” 사진을 배우면서 알게 된 말입니다. 사진 용어입니다. 강사 말로는 하늘이 파랗게(Cobalt Blue) 찍히는 해뜨기 전 30분과 해가 진 후 30분, 하루 두 번 있다고 했습니다. 멋있는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카메라로 풍경사진을 찍으면 아주 멋진 색감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시간대가 여명(黎明) 또는 황혼(黃昏)이 물 들 무렵이라고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해외여행지 또는 TV 광고나 잡지에 나오는 유명한 관광명소 사진을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나도 저런 사진을 찍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나만 그럴까요? 아닐 겁니다. 누구든 그럴 겁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 특히, 블로그에 괜찮은 사진을 올리고 싶은 사람은.. 2024. 3. 25.
새가 되어 보고 싶다 막연하게 새를 동경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을 겁니다. 마음속으로 다시 태어나면 새가 되고 싶었습니다. 기껏해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 보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신의 축복일 것입니다. 인간에겐 왜 그런 축복을 주지 않았을까. 궁금했지만, 답이 없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늦가을 철새가 먼 하늘을 날아가면 어디로 갈까, 어떻게 저렇게 높이 날까, 신기한 눈빛을 쳐다보곤 했습니다. 그 위로 가끔 비행기가 궤적을 남기고 흔적을 볼 때가 있었습니다. 새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게 질투가 났는지, 인간은 비행기를 만들었습니다. 인간은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어 냈습니다. 더 이상 새를 부러워할 이유.. 2024. 3. 12.
꽃보다 향기 백화점은 늘 여자들로 붐비는 공간입니다. 딱히, 쇼핑할 게 없어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특히, 유명 브랜드 매장은 지나가는 여성 고객들의 시선을 한 번씩 붙잡아 놓습니다. 소비의 주체를 추상적으로 고객이라 하지만, 추측하건대 백화점 고객의 80%는 여자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눈에 띄는 사람이 대부분 여자입니다. 하기야 백수의 시간을 누리지 않는 이상 이른 시간에 남자들이 백화점에 올 이유는 없을 겁니다. 아내와 같이 백화점에 왔습니다. 신발 A/S 받을 것도 있고, 식품매장에 세일 상품도 살 게 있다고 해서 따라나섰습니다. 오픈 시간이라 매장은 다소 한가한 분위기입니다. 매장마다 진열된 상품은 특유의 조명을 받아서 그런지 유혹의 빛이 도드라집니다. 진열된 과일은 너무 탐스럽게 보이거나 신선해 보입니다.. 202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