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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에세이/라떼별곡101

헤어질 결심 20대 교사의 죽음에 대한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돈과 힘이 있는 특정 학부모의 갑질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어떤 이는 학생인권조례가 문제라 하고, 반대로 누군가는 버릇없이 자란 '금쪽이'가 문제라도 합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여기저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말소리가 난무합니다. 어찌 보면 일련의 사건도 ‘갑질’ 문화의 한 현상으로 이해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갑질’의 행태는 이미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으며, 시대변화에 따른 가치관의 전도현상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고부 관계도 바뀌어 요즘은 육아 독박을 뒤집어쓴 시어머니도 많습니다. 사제관계도 양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때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는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 2023. 8. 6.
1,100도로 흰 사슴 동상 한라산 꼭대기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그 아래쪽으로 눈이 온 것 같아 1,100도로 휴게소 방향을 틀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0 여분을 달려 오르니 눈옷을 걸쳐 입은 나무들이 보였습니다. 1,100 고지휴게소에 이르니 주차장 초입부터 차들이 북적이는 데다 주차할 데가 난리였습니다.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다 도로 한쪽에 그때 막 빠져나가는 차가 있어 주차했습니다.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겨울왕국을 찾아온 사람들로 휴게소 주변은 혼잡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바람은 세차게 불었고, 손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날씨 때문에 그랬던 겁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사슴 동상 사진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으려 11월의 겨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손이 꽁꽁.. 2023. 7. 31.
나만의 피서(避暑) 지루한 장마가 끝났습니다. 가을을 만날때까지 찜통더위와 지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생각만 해도 걱정입니다. 해가 갈수록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아이들 여름 방학도 시작되었으니 어디론가 휴가 갈 생각을 하면 고민이 됩니다. 잔뜩 오른 물가 때문에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안 가지니 체면도 안 서고 이래저래 생각이 많을 때입니다. 보통 장마가 끝나면 곧바로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이와 관련된 말이 ‘피서(避暑)’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바캉스(vacance)’가 있습니다. 요즘은 ‘바캉스’라는 말을 많이 쓰지 않지만, 예전에 이 맘 때가 되면 예외 없이 단골손님처럼 입에 많이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기억컨대 서로 피서 갔다 왔니, 바캉스 다녀왔니 그렇게 말했었죠. 피서는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하.. 2023. 7. 27.
그 여름의 카페 /바람 속으로 걸어갔어요./ /이른 아침의 그 찻집/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 가왕 조용필의 첫 구절입니다. 예전에 다방 또는 찻집으로 불리던 간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습니다. 국어사전에는 있지만 거리에서는 사라진 듯합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다방이나 찻집은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 누는 사교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를 카페 카페가 대신하고 있죠. 요즘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책을 읽고,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고, 연인이나 친구끼리 수다를 떨거나 정담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약속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적당히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카페인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가 서울에 상륙한 후 탐앤탐스, 커피빈, 엔제리너스 커피, 카페.. 2023. 7. 24.
여름에는 겨울 추억을 이야기해 보세요 덥습니다. 여름이니 그러려니 하고 싶은데 예사롭지 않습니다. 땅덩어리가 크지도 않은 나라인데 어디는 장맛비로 물난리가 나는가 하면, 또 어디는 낯에는 찜통더위에, 밤에는 열대야까지 겹쳐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일 장맛비가 내리면 날이면 햇볕이 그립고, 불가마 더위가 이어지면 시원한 소낙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럴 땐 빨리 여름이 빨리 지나가거나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다 지난겨울 뭘 했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추웠던 기억이 스치며 눈 내린 풍경이 떠오릅니다. 컴퓨터를 켜고 사진 폴더를 클릭하며 이미지를 화면에 하나하나 띄워봅니다. 시선이 멈춥니다. 순간, 아! 맞아. 그때 그랬었지.눈을 기다렸습니다. 어린아이처럼요. 꼭 찍고 싶은 사진이 있었습니다. .. 2023. 7. 9.
용(龍)의 분노가 아니었으면 사진 속의 구름이 용(龍)이 불을 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존하지 않는 동물이지만, 그림이나 SF 괴수영화에 등장하는 모습을 통해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 때문입니다. 용의 몸 거대한 뱀과 비슷하고, 날개와 뿔이 있으며 긴 얼굴의 형상은 마치 악어와 흡사한 모습입니다. 입에서 불을 뿜으며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과 농악대를 따라다니곤 했습니다. 마을에서 굿을 하고 나면 농악대가 반드시 우물을 찾았습니다. 맨 앞에 상쇠가 꽹과리를 치면 그 뒤를 따라 농악대가 우물을 빙빙 도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농악을 멈추고 상쇠가 우물 안을 보며 용왕님! 하며 물을 달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땐 정말 용왕님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농경사회에서는 물을 관리하.. 2023. 7. 8.
너희들이 꿀맛을 알아 “잔치, 잔치 열렸네.”♪~♩ “무슨 잔치 열렸나.”♬ 꿀 잔치가 열렸습니다. 벌들이 몰려듭니다. 꿀벌에게 이보다 맛있는 잔치는 없을 겁니다. 누구보다도 꿀맛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녀석들이니까요. 마치 ‘이 맛만은 못 참지’하며 모여든 것 같습니다. 살짝 벌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맛있니?”하고 물으면 “너희들이 꿀맛을 알아”하고 대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식이라면 여러 가지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 말고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 있습니다. 궁금하게 여길 것 같아 빨리 말해야 겠습니다. 첫째 돈맛이고, 둘째 권력입니다. 나머지 하나가 사랑입니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습니다. 너무 취하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갑론을박 논쟁을 벌일 생각은 없습니다. 공감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 2023. 7. 4.
불같은 사랑 불같은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곤충이 있습니다. 붉은 점모시나비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나비는 길어야 일주일 남짓 동안 나비로 살다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어른 나비로는 고작 나흘 산다고 하니 불같은 사랑이 운명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2018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받아 보호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랑은 불과 같아서 잘 다루어야 한다고 흔히 말합니다. 멀리하면 춥고 외로워서 싫고, 가까이 가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신은 사랑 없이 살 수 없게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사랑에 눈뜨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불같은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딱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듣기 좋은 말로는 정열적인 .. 2023. 6. 11.
눈떠야 만나는 세상 눈을 뜹니다. 여명과 함께 세상이 눈뜹니다. 눈을 뜬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살아있음을 의미합니다. 눈을 통해 빛이 들어와야 사물을 식별하거나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생명은시각적으로 인식하는 순간부터 삶은 시작됩니다. 어디선가는 막 태어난 아기가 눈을 뜨고 엄마를 만나고 삶을 첫발을 내디딜 것입니다. 눈을 뜬다는 것은 시각적 의미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글에 눈 뜨고, 현실에 눈뜨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 사춘기에 이르면 또 다른 이성에 눈뜨게 됩니다. 이성에 눈뜨면서 성(性)을 알게 되고, 사랑을 배우면서 설레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점점 세상 보는 시야를 넓혀가며 살게 됩니다. 꽃은 빛을 만나야 눈을 뜹니다. 어둠 속에서는 눈뜰 수 없습니다. 여명이 다가와야 비로소 꽃은.. 2023. 6. 7.
보리밭(2) 바다가 보입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아닙니다. 들녘에 있는 초록 바다입니다. 바람결에 보리 물결이 춤춥니다. 봄비에 흠뻑 젖은 초록빛이 만들어낸 보리밭이 초록빛 바다처럼 보입니다. 나는 지금 보리가 넘실대는 그 바다를 만나고 있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그 바다를 격하게 안아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 그가 화가로 변신하여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캔버스에 수채화를 그리듯 현란한 솜씨로 초록빛 파도를 계속해서 그려 넣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봄의 노래를 작곡하여 불러줍니다. 이에 보리들도 그림 속에서 하나가 되어 합창하며 손에 손을 잡습니다. 나는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멍 때리기를 합니다. 푸른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던 그곳에 보리 물결이 춤추고, 갈매기 떼 대신에 하얀 나비들이 넘나.. 2023. 6. 4.
부처님께 부처님! 부처님은 자비를 설파하셨습니다. 자비는 중생들에게 즐거움과 복을 주고, 고통과 괴로움을 없게 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승에서 자비를 베풀고 좋은 일을 많이 해야 극락세계에 간다고 들었고요. 우리가 자비심을 품고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비(慈悲)는 어떠한 조건도 따라붙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비는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심은 이기심을 버리는 것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기를 내려놓아야만 이타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과나무는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며 잘 익은 사과를 맺습니다. 사과나무는 자신을 위해 사과를 먹지 않습니다. 진정한 자비는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사랑을 의미하니까요. 세상은 어떻습니까. 남보다 잘 나가야 하고, 더 잘 먹고, 잘 살아야 성이 풀.. 2023. 5. 28.
분수를 지키자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입니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이곳은 영화 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 이곳이 수난을 당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한 환경단체가 최근 이탈리아 북부를 덮친 최악의 홍수 피해를 계기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시위를 벌이면서 먹물을 뿌렸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두고 아무리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라고 해도 너무 과격했다는 비난과 오히려 ‘물 낭비다.' 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로마시장은 분수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데 30만 리터의 물을 낭비하게 됐다며 시위를 벌인 환경단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사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닙니다. 실제 그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 2023. 5. 24.
꽃은 유혹의 상징이 아닙니다. 양귀비꽃입니다. 물론 아편의 원료가 되는 그 양귀비꽃은 아닙니다. 불법이니 재배할 수도 없습니다. 아편전쟁이 생각납니다.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이라고도 합니다. 영국이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아편을 만들어 청나라에 밀매(密賣)하면서 시작된 전쟁이거든요. 당시 2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중독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했겠습니까. 요즘 심심치 않게 마약과 관련된 뉴스를 듣습니다. 인기 연예인과 관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굳이 실명을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심지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치동 학원가에까지 번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마약 청정국이라던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스트레스를.. 2023. 5. 20.
황혼 블루스(1) 일몰은 신비한 아름다운 빛의 극치입니다. 하루의 삶을 부둥켜안고 기우는 낙조(落照)는 황홀한 감동을 남깁니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도 일몰이 남긴 노을빛이 가슴에 긴 여운을 새겨 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잔잔하게 느끼게 해 주는 시간입니다. 살아 숨 쉬고 있는 인생에 고맙다고 말해 봅니다. 노을빛이 물러가면서 어둠은 일상이 남긴 모든 빛을 삼켜버립니다. 일몰의 잔해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정적이 물듭니다. 이어 하나, 둘 작은 별들이 깨어나 일어납니다. 빚의 죽음은 별로 환생하는 시간이 됩니다. 땅에서 자취를 감춘 빛이 온 밤하늘에 별이 되어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우리는 그 별들을 흠모하며 꿈의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해지는 풍경을 그냥 지나칠 때가 많.. 2023. 5. 19.
스토커(?) 늦은 밤, 누가 봐도 얼짱인 한 아가씨가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정신병원 앞을 지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벌거벗은 남자 한 명이 병원에서 뛰어나왔습니다. 얼떨결에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깜짝 놀란 나머지 불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뒤를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그녀는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없이 따돌리기 위해 다른 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길이 막다른 골목이었습니다. 아! 이럴 수가…. 어둠 속에서 정체불명의 그놈이 다가옵니다. 그녀는 무서웠습니다. 그놈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 앞에 왔습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체념하고 무릎.. 2023. 5. 16.
보리밭(1) 초록이 짙어 가는 5월입니다. 봄의 숲은 형형색색의 연초록에서 시작하여 점점 짙게 물들어 갑니다. 그러다 5월이면 계절의 여왕으로 등극하기에 이르지요. 들녘의 봄도 다르지 않습니다. 나뭇가지에 연둣빛 새순이 나오고 밭에는 보리가 자라납니다. 봄 풍경의 주인공은 두말할 것도 없이 초록입니다. 5월은 봄의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있는 절정의 시기입니다. 색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모든 색을 통틀어 가장 온화한 색으로 초록을 꼽습니다. 그들은 초록이 고요함과 평화로움의 색이자 안전함·성장·생명을 상징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양한 색의 꽃들이 활짝 핀 풍경 속에 초록이 없다면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겁니다. 홀연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 봄입니다. 이맘때면 들녘에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보리밭 .. 2023. 5. 6.
어린이 날 비 오는 어린이날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비가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날씨로 인해 어린이날을 위한 여러 행사가 많이 취소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을 많이 기대했을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간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날다운 어린이날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 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왜냐고요. 요즘 애들 말로 ‘킹 받는’ 어른들의 잔소리 때문이죠. 아마도 제일 많이 듣던 소리가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한다는 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자나 깨나 공부하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셨죠. 그때 어른이 되면 그런 소리를 듣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어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싶어 된 것도 아닙니.. 2023. 5. 5.
꼬리 물기 요즘은 보기 힘든 놀이가 있다. 꼬리잡기 놀이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일상화된 놀이 중에 하나다. 같은 또래 친구들과 모여 가위, 바위, 보를 해서 맨 처음 이긴 친구가 머리가 되고 끝까지 진 녀석은 술래가 되어 노는 놀이다. 맨 마지막 가위, 가위, 보에서 술래를 이긴 아이가 꼬리가 된다. 머리가 맨 앞에 서면 나머지 아이들은 차례로 뒤에서 허리를 붙잡고 늘어서고 맨 나중에 꼬리가 붙는다. 놀이가 시작되면 술래는 시작과 동시에 머리 앞에서 꼬리를 잡기 위해 소리치며 이리저리 뛴다. 이때 머리는 재빠르게 팔을 벌려 술래 앞을 막아선다. 늘어선 아이들은 술래를 피해 움직이는데 이때 줄이 끊어지면 허리를 놓친 아이가 술래가 되고, 술래가 그 자리에 들어간다. 술래가 꼬리를 잡으면 꼬리는 술래가 되고, 술래는.. 202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