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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11) 2023. 11. 7.
부러우면 지는 거다 계단은 높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밟고 오르거나 내릴 수 있도록 여러 턱으로 만든 구축물이다. 고층 건물이나 아파트도 계단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나,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엘리베이터 때문이다. 계단은 단지 법규상 있어야 하는 부속물에 불과하다. 초기에 등장한 지하철, 이용하려면 불가피하게 많은 계단을 걸어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곳이 많다. 계단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일부러 운동 삼아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아닐까, 여겨진다. 고정관념을 깨는 계단도 있다. 누군가에게 차 한 잔을 마시며 쉬거나,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 되어 주고, 또 누군가에게는 가까운 친구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정담을 나누는 카페가 되어 준다. 이런 계단이라면 누구에.. 2023. 11. 7.
가을입니다(10) 2023. 11. 6.
둘이서 여름에 만나서 사랑을 했어요. 낙엽진 가을도 내곁을 지켜요. 눈보라 불어도 떠나지 않아요. 우리는 둘이서 이렇게 지내요. 2023. 11. 6.
가을입니다(9) 2023. 11. 5.
르 레브 쇼 라스베이거스에는 세계적인 톱클래스급 호텔들이 많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호텔이 윈 호텔(WYNN Hotel)이다. 이 호텔을 지은 사람은 GOLD NUGGET, THE MIRAGE, TREASURE ISLAND, BELLAGIO, WYNN, ENCORE와 같은 라스베이거스의 유수한 호텔들을 짓거나 보수공사를 해서 엄청난 재산을 모은 스티브 윈(Steve Wynn)으로 본명은 Stephen Alan Weinberg이라는 사람이다. 1942년 그는 코네티컷의 빙고 게임장을 운영하는 아들로 태어났는데 당시 반 유대인 정서를 우려한 나머지 그의 아버지는 원래 성이었던 Weinberg를 Wynn으로 개명을 신청하였다. 가계의 빙고 게임장을 잘 운영하여 재산을 모은 그는 한 여자와 2번 결혼과 2번 이혼의 경력을.. 2023. 11. 5.
헬싱키 대성당 맛있다라는 말은 미각과 관계있다. 음식을 먹은 다음 미각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 만족스러울 때는 맛있다라고 하고, 맛없으면 맛없다라고 한다. 맛있다라는 말이 음식이 아닌 낱말과 함께 쓰이면 표현 자체가 어색해진다. 결국 이 말은 음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낱말이다. 시각을 통해 사람, 사물이나 풍경을 보고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끼면 ‘멋있다.’라는 표현을 쓴다. ‘멋있다.’라는 형용사는 사람, 사물, 풍경이 아닌 다른 낱말에 쓰면 문법에 맞지 않고 표현도 이상해진다. 어떤 형용사이든 그에 걸맞은 낱말을 꾸며주어야 잘 어울리는 표현이 된다. 여행은 평소 먹던 음식과 달리 색다른 음식을 먹어야 한다.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입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이 아닌 경우도 많다. 따라서 맛있다는 말을 입에 올리는 상황이 .. 2023. 11. 4.
가을입니다(8) 2023. 11. 3.
단풍을 보면서 단풍에 깃든 시간은 삶의 궤적을 달려온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자연은 생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봄부터 달려온 삶의 시간이 가을 잎에 농익어 무엇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완성된 삶의 미학을 우리에게 의미를 던져주는 겁니다. 단풍은 축적된 세월의 무게와 생명의 시간이 선명하게 기록된 아름다움입니다. 봄에 태어난 새순은 연녹색이 한여름에 이르러서는 짙은 녹음이 되면 우리의 인생처럼 청춘을 자랑하듯 푸릅니다. 그리고 가을에 삶의 절정기에 올라 화려한 단풍이 듭니다. 그러다 겨울이 오면서 그간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놓습니다. 단풍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존재하는 생명은 언젠가 가을을 맞이하게 됩니다. .. 2023. 11. 3.
Shall We Dance? 꽃에 머무르는 동안 삶은 기쁨입니다. 꽃이 지기 전까지는 삶은 행복입니다.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오늘은 가을입니다. 겨울로 가는 간이역에 이별이 기다립니다. 모든 게 떠나고 나면 그리움은 여울지고 어차피 예정된 시간 삶이 낙엽 될 때까지 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어 브람스 무곡에 맞춰 Shall We Dance? 2023. 11. 2.
물 안개(1) 2023. 11. 1.
달과 별 달밤이 싫은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별 볼 일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별 볼 일 없다.’라고 하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그런데 달마저 환하게 뜨는 밤이면 말 그대로 별 볼 일이 없게 만드니 싫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달을 보는 것보다 별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밤이 이 가을엔 더 서정적이고 낭만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같이 보름달이 뜬 날은 싫습니다. 달에 대한 추억은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별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시골 고향 집 마당이 떠오릅니다. 한 여름밤,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평상에 누워 하늘의 무수한 별을 세다가 잠이 들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떻습니까. 별 보기가 어렵습니다. 많던 별이 다 어디로 갔을까요. 정말 말장.. 2023. 11. 1.
가을입니다(7) 2023. 10. 31.
화장 한때 화장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화장을 통해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 것 자체가 솔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외모를 화장하는 것이 일종의 자신감 없는 위선이라 생각했던 겁니다. 속된 말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것은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던 겁니다. 이런 이유로 결혼 전까지 남성용 기초화장품(스킨로션, 밀크로션)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면도 후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자취생활 할 때도 모든 빨래는 손으로 직접 했습니다. 결혼 직전 아내를 만나고서야 주부습진인 것도 나중에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막힌 사고방식의 사람이었습니다. 화장하는 이유는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하는 걸 겁니다. 왜 예뻐 보이려고 할까? 콕 집어 설명하긴 .. 2023. 10. 31.
가을입니다(6) 2023. 10. 30.
나와 너 너는 나를 모를 겁니다. 나도 너를 모릅니다. 우리는 그런 사이입니다. 아무런 관계도 아닌데, 나는 너를 만나러 다닙니다. 사진은 늘 모르는 너를 만나러 떠나는 시간입니다. 언제 어디에 있든, 너를 찾아 나서는 이유는 사랑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없는 사랑입니다. 그것은 운명입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너는 나에게 기쁨을 주고, 즐거움을 주니까요. 아무도 없습니다. 고요하다는 표현이 맞는지, 적막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벽 출사 현장에 나만 홀로 있을 때, 홀연, 느끼는 감정, 이럴 때 나는 있고, 너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착각입니다. 사진은 항상 너를 만나는 시간이고, 너와 함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너를 깜박 무시할 때가 있습니다. 사실, .. 2023. 10. 30.
빅벤(Big ben) 영국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많다. 먼저 런던의 빅벤, 타워브리지,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영박물관, 버킹엄 궁전 등이 생각난다. 그뿐만 아니다. 템스강, 2층 버스, 빨간 공중전화 부스도 생각난다. 좀 더 낭만적으로 생각하면 안개, 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떠오르고, 역사 속의 인물인 처칠, 빅토리아 여왕, 엘리자베스 여왕도 생각난다. 심지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도 생각난다. 런던 투어가 시작되었다. 마음속으로 투어 첫 일정은 ‘빅벤’ 아니면 ‘타워브리지 ’ 일 것으로 생각했다. 런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부슬부슬 겨울비가 가늘게 날리는 날씨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여행자로서는 낭만적이라 여길 수 있는 정도로 비가 날렸다 그쳤다 반복한다. .. 2023. 10. 29.
가을입니다(5) 2023. 10. 28.
포로 로마노 한 나라가 망한 이유를 딱 잘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천년 제국이라 일컫던 로마제국의 멸망도 마찬가지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이(Rome was not built in a day), 하루아침에 멸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랜 세월 조금씩 붕괴의 조짐이 시작되어 멸망의 징조가 나타났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결론은 망했다. 정치적으로는 지배계급과 관료의 부패로 내부의 분열이 심했고, 피지배계층의 잦은 봉기와 반발을 불러온 무거운 세금과 착취였다. 경제적으로는 국부의 유출로 심각한 자금의 부족으로 허덕였다. 무역수지의 적자가 날로 심해져 로마제국기의 경제체계가 너무 악화하여 멸망에 영향을 준 것도 부정할 수.. 2023. 10. 28.
내 마음 같지 않네. 올가을 들어 제일 춥다는 일기예보가 딱 들어맞았습니다. 하지만, 별 사진 찍기에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새벽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유리처럼 깨끗했습니다. 초롱초롱 반짝이는 별들이 제법 보였습니다. 오리온자리도 눈에 띄었습니다. 도심 외곽에서 이렇게 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일입니다. 그 설렘을 담아, 두고두고 보고 싶은 마음에 새벽잠을 설치며 나왔는데 그게 내 마음 같지 않습니다. 차가운 날씨에 손은 시리고,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에 안개까지 어둠 속에 밀려옵니다. 캄캄한 새벽하늘, 20일 만에 다시 별을 만나러 지난번 왔던 곳에 왔습니다. 벌써 몇 번을 시도했는데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렌즈 방향을 요리조리 돌려 다시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간은 자꾸만 .. 2023. 10. 27.
가을입니다(4) 2023.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