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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2023. 12. 17.
고독과 만나는 계절 첫 번째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듭니까? 외로움, 고독, 노인 문제, 은퇴 후 내 모습. 느낌이야 다르겠지만, 긍정적인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게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 사회(어쩌면 초고령 사회일지도 모름.)로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중앙일보 보도(12월 14일 자)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이 전국 54만 명, 청년 인구의 5%에 달한다는 기사도 실렸습니다. 출산율도 급격히 감소되면서 국가의 미래까지 걱정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립니다.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 중 33.4%(716만 6천 가구)나 된다고 합니다. 북유럽 핀란드는 47%, 스웨덴은 45.4%에 이르고, .. 2023. 12. 16.
비겔란 공원 조각 작품이 군집해 있는 공원의 중앙 언덕으로 걸어 올라갔다. 하늘빛이 유난히 깨끗하고 푸르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조각상의 모습이 하얀 눈사람 모습으로 들어왔다. 조각상 중앙에는 길쭉하게 빼빼로 모양의 조각상도 있었다. 거기에는 인간 삶의 여정을 표현한 것 같은 다양한 표정이 담겨 있다. 그 조각상을 중심으로 삶의 감정이 느껴지는 표정을 담은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품마다 나름대로 주제가 있을 텐데, 각각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설명이 없으니, 눈으로만 본다. 참 이럴 때가 답답하다. 안목으로 보아야 하는 데 그게 없기 때문이다. 이 공원의 원래 이름은 ‘프로그네로 공원’이나 지금은 비겔란 조각공원이다. 오슬로 도심의 북동쪽 드넓은 녹지에 조성되어 아.. 2023. 12. 15.
사는 게 뭔지 사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딱히 대답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답이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질문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엄연히 살고 있는데, 사는 게 뭔지 우리는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이럴 때 대답할 수 있는 말이 뭘까. 누군가는 “골치 아프게 뭘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서 살아, 먹고살기 바쁜 데.”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의외로 정답은 간단합니다. “먹고살기 바쁜데.”라는 말속에 힌트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사는 건 먹는 것"입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사는 건 먹는 것입니다.”라는 말이 어떻게 사는 의미를 다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부호가 찍히는 건 당연.. 2023. 12. 14.
몽환적인 빛 12월을 들뜨게 만드는 이유는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거리엔 성탄절 캐럴이 흘러나오고, 도심의 번화가엔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합니다. 구세군 자선냄비도 이때 등장합니다. 밤이 되면 백화점이나 교회, 성당 건물은 온통 멋진 조명등이 현란하게 반짝입니다. 게다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기에 분위기에 휩쓸려 기분도 업로드됩니다. 요즘은 지구온난화 탓인지 눈 오는 날이 많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겠지만 어떠할지 모르겠습니다. 막연한 희망 사항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어디까지나 날씨는 자연현상이므로 신의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꿈을 이번에도 가져.. 2023. 12. 13.
수채화(水彩畵) 같은 사진 수채화는 물감을 물에 녹여 그립니다. 물에 녹아들지 않으면 자신의 색을 그림 속에 드러낼 수 없습니다. 화선지에 들어가야 비로소 색으로서 존재감을 나타냅니다. 물론 채색 여부는 화가의 선택입니다. 화가의 영혼에 담긴 미학의 관점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물감의 운명입니다. 물감은 화가의 구애(求愛)를 끊임없이 기다리며 조용히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물은 화가의 선택과 무관합니다. 수채화를 그리려는 화가에게 물은 평생 동반자나 다름없는 운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은 화가의 붓끝에 따라 선택된 물감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습니다. 물이 물감을 아무런 조건 없이 품는 겁니다. 물감은 물을 만나는 순간 자연스럽게 색으로서 생명력을 얻어 숨을 쉬기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물감.. 2023. 12. 12.
로텐부르크 08:40분 에 도착했다. 투어버스가 주차장에 멈추고 내리자마자 성곽이 보였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 사이로 오솔길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성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였다. 성안에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시대 마을에 들어온 듯했다. 조용한 성안의 마을은 인기척이 하나도 없다. 사람이 사는 건지 안 사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용하다. 중세 양식의 집들뿐이었다. 도로 바닥도 의 구도심지 도로처럼 온통 돌로 깔려있다. 그저 인솔자가 앞장서고 우리 일행은 뒤를 따라 중세마을 같은 거리를 걸어갈 뿐이다. 침묵을 지키던 인솔자가 설명을 시작한 곳은 성곽 안의 마을 중심으로 보이는 조그만 광장이었다. 광장이다. 그가 우리에게 수신기를 꽂으라고 말했다. 설명은 길지 않았다. 는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다. 독일 .. 2023. 12. 11.
외로움과 이별하기 외로움은 마음의 통증입니다. 혼자 있을 때 느낍니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찾아옵니다. 주로 가을에 옵니다. 누군가는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를 보고 가슴을 저밉니다. 가을은 가지고 있던 걸 내려놓으며 우리에게 이별을 예고합니다. 외로움의 서막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겁니다. 떠난다는 것은 홀로 남는 것이고, 떠난 자리는 아무도 채워주지 않습니다. 그 공간은 오롯이 내 몫입니다. 가을은 떠나는 계절이고, 혼자서 내 안의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면서 마음을 토닥거려 주어야 하는 격려의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외로움을 탑니다. 가을은 누구든 혼자 있는 게 힘들고 상처받기 쉬운 것은 이 때문입니다. 여름은 잠깐입니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외로움은 홀연.. 2023. 12. 10.
역광사진도 멋있어 사진을 찍을 때, 해를 등지고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으면 순광(順光), 반대로 하면 역광(逆光)입니다. 대개 역광으로 찍은 사진은 피사체 이미지가 어둡게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진이 실루엣 사진입니다. 특히, 인물사진을 역광으로 찍으면 어둡게 표현되므로 찍지 않습니다. 피사체에 빛이 노출되지 않는 부분은 검게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빛이 닿는 부분만 이미지로 표현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역광이 아닌 순광으로 찍습니다. 사진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풍경을 빛의 노출 정도를 반영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합니다. 사진은 빛을 이용한 예술이며, 빛의 미학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인위적인 기술이나 숙련된 기능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일 뿐입니다. 다만, .. 2023. 12. 9.
장가계 : 천문동(天门洞) 점심 식사를 마치고 출발한 버스가 12시 40분에 천문산(天⾨⼭) 주차장에 도착했다. 정상적인 투어 일정이라면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天⾨⼭)에 올라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11월 한 달 동안 케이블카는 정기 점검을 위해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개는 장가계 도심에서 천문산 1,300m 높이까지는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일정으로 거리가 7.5km에 이르는데 이동시간만 해도 30분이 넘게 걸린다. 어쩔 수 없이 케이블카를 탈 수 없게 되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통천대도 풍경을 카메라로 찍는 것은 물 건너갔다. 천문산 주차장 해발 200m에서 천문동(天门洞)이 있는 해발 1,300m까지는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 길 이름이 하늘로 통하는 길이라는 뜻의 통천대도(通天大道)다. 이 길은 구불구불 99 굽이로.. 2023. 12. 8.
가을을 타나 보다 하늘의 구름이 솜으로 보였던 어린 시절,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없을까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시골마을에 드나드는 교통수단이 귀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시골 신작로(비포장도로)를 다니는 버스도 하루에 두 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하던 때였으니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이야기입니다. 버스가 한 번 지나가면 뽀얀 먼지가 구름을 만들듯 피어오르다 이내 사라지던 옛 풍경이 스쳐 지나갑니다. 늦가을 겨울 준비를 위해 어머니가 이불솜을 보자기에 싸 머리에 이고, 장날 솜을 타러 나서던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생소한 표현일 겁니다. ‘썸 타다’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솜 타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을 겁니다. '타다'라는 동사가 들어가 있으니 비슷하게 보이지만 뜻은 전혀 다릅니다. 뭉쳐져 있는 오래.. 2023. 12. 7.
그리움 가만히 눈감고 가을을 안아 보시기 바랍니다. 살포시 떠오르는 그리움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 속에 들어있는 추억이 무엇인지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움은 추억의 앨범 속에 묻어둔 시간의 흔적이자 아물지 않은 아쉬움의 상처입니다. 어쩔 수 없이 미련을 버리고 돌아서야 했던 후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과거, 그 속에 머물러 있는 아련한 흑백사진 같은 내 모습이거나 아득한 고향 풍경이 그리움의 실체이고, 때론 헤어지기 싫은 이별의 아픔이기도 하고,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그림자가 그리움으로 홀연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가슴에 사무치거나 눈에 어른거리는 그리움이라면 당신의 어머니일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경험한 그리움은 아주 어릴 적이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시골에서 도회.. 2023. 12. 6.
바람을 담다 보이지 않습니다. 잡을 수 없고, 잡히지도 않습니다. 항상 공중에 떠돌아다닙니다. 땅에 내려오는 일도 없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이름은 있으니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체도 없고, 그가 어디서 사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나그네처럼 유랑생활을 합니다. 그의 이름은 바람입니다. 가을에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외로움, 쓸쓸함, 고독, 나그네, 방황 같은 단어가 생각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가을이면 나도 모르게 앞에 언급한 단어가 품고 있는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들 단어의 공통적인 뉘앙스는 ‘우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 이런 이유로 ‘가을 탄다’라는 말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같은 바람이라도 가을에 만나는 바람은 감성을 파고듭니다. 거.. 2023. 12. 5.
화련(花蓮) : 태로각 오늘은 화련 일정 단 하나다. 가는 데만 3시간 걸린다. 같은 호텔에서 3일 묶으니 짐을 풀었다 다시 싸는 번거로움이 없다. 편안한 복장으로 시간에 맞추어 내려갔다. 먼저 내려온 일행과 아침 인사를 건넸다. 가이드가 말한 8시 20분에 우리는 모두 버스에 올랐다. 인원을 파악한 버스가 출발하자 그가 마이크를 잡았다. 조금 늦게 출발해도 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대만을 지나간 태풍으로 도로에 낙석이 떨어져 공사 중인 2곳이 일방통행이라 시간에 맞춰출발하지 않으면 대기하는 데 40분 이상을 길 위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란다. 9시에 출발해도 되는데 그 시간을 피하려다 보니 조금 일찍 출발한다는 게 가이드 설명이다. 대만은 중국 본토의 남동 해안에서 160km 떨어진 고구마 모양의 섬.. 2023. 12. 4.
장태산 휴양림 2023. 12. 3.
스님, 뭐 하세요. 흐르는 물은 다투지 않습니다. 뒤에 오는 물이 빨리 가려고 앞에 가는 물과 싸우지 않습니다. 흐르는 대로 흘러갑니다. 순리입니다.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뒤에 오는 시간이 앞서가려 하지 않습니다. 모레가 내일보다 빨리 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여름보다 가을이 먼저 오는 법이 없습니다.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습니다. 가을 아침에 숲 속에 흐르는 물소리는 그 자체가 힐-링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계절의 시계는 계곡 숲을 가을 색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형형색색의 잎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에 순응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삶을 순리대로 살다가 스스로 내려놓을 줄 알기에 행복을 누리다 떠나는 겁니다. 계곡에 흐르는 물도 때에 따라 삶의 여정을 가로막아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순리대로 흐.. 2023. 12. 2.
뒤돌아보면 산에 오르다 보면 뒤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중간에 잠시 쉴 때도 얼마나 더 올라가야 정상인지 생각합니다. 산행에 나서면 당연히 정상까지 올라가야 하니 오로지 그것만 생각합니다. 사는 것도 비슷합니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삽니다. 행복이란 삶의 정상에 올라야 하니까요. 하나 같이 앞만 보고 달리는 육상선수처럼 우리는 오늘도 어제처럼 달리고, 내일도 열심히 달리며 살아 갈 겁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산에 오를 때가 있습니다. 오르막 산 길을 오르다 보니 숨이 찹니다. 마음은 급합니다. 아침 해가 중천에 오르면 안개구름이 다 사라질 게 뻔하니까, 조급한 겁니다. 아침 8시가 훨씬 지났으니 멋진 사진을 찍기는 틀린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고 가보는 중입니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멈추었습니다... 2023. 12. 1.
서리꽃이 핀 가을 풍경(4) 2023. 11. 30.
서리꽃이 핀 가을 풍경(3) 2023. 11. 29.
아싸바스카 폭포 해외여행은 항상 빡빡한 일정이다. 하루 일정의 시작을 알리는 모닝콜은 단잠의 유혹을 뿌리치게 만든다. 모닝콜이 울리고 1시간 후에 아침 식사를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려면 어쩔 수 없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몸도 적응이 되어 가는 가보다. 시차 적응은 항상 여행자를 괴롭힌다. 캐나다의 공기는 확실히 청정 무공해다. 그만큼 자연보호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다. 선선한 아침 공기가 조금은 피로를 풀어 준다. 힌튼(Hinton)을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침엽수림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주차장에 투어버스가 도착했다. 아싸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에 온 것이다. 캐나다 로키의 지명은 원주민 언어를 그대로.. 2023. 11. 28.
서리꽃이 핀 가을 풍경(2) 2023.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