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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 : 나도 작가다96

별을 죽인 달(40) 몰락(沒落) 충격은 외부에서 영혼의 내부로 전달되는 심장의 반응이다. 전직 대통령의 영혼이 벼락을 맞은 듯 흔들렸다. 심장이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올랐다. Anna가 내 핏줄이라니? 심장에서 터져 나오는 인간적 굴욕감이 얼굴을 덮었다. 권력에 취해 지내던 자존심 영역에 수치심이 빛의 속도로 들이닥쳤다. 바로 어제까지 큰소리치며 반전을 시도했던 그였다. 하지만,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순간 그는 패닉(panic) 상태에(panic) 빠졌다. 당당하게 나서서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에 나설 수가 없었다. 지금껏 자신이 갖고 있던 모든 권력과 금력을 동원해 안간힘을 다 쓰며 버텼지만, 더 이상 이 고비를 넘길 재간이 없어 보였다. TV를 끄고 거실 장식장 안에 있는 30년 산 위스키를 꺼내 잔에 따라 단숨에 .. 2023. 10. 5.
별을 죽인 달(39) 판도라 상자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내성적인 성격 탓이다. 하지만 누구든 많은 사람 앞에 서게 되면 떨릴 수밖에 없다. 이제는 두려워야 할 이유는 없다. 딸을 위하는 일이고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설은명’이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으련만 누군가는 기억할 것 같다. 자꾸만 미스코리아 선이라는 사실이 신경이 쓰였다. 자신이 미혼모였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나서기 싫었던 이유다. 지울 수 없는 주홍 글씨였다. 당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대문 밖에 나서는 게 두려웠다. 결국 그녀는 조국을 떠났다. 다 잊고 지금껏 살아왔는데 누군가 이를 다시 들추어낼 같아 무서웠다. 그녀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내는 것 같아 어젯밤 잠을 설쳤다. “여보! 너무 걱정하지 마.. 2023. 10. 4.
별을 죽인 달(38) 외길 수순 우화(羽化) 과정은 고치를 벗고 날개를 펼치며 나비가 되는 마지막 과정이다. 이 순간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다. 이 과정이 너무 안쓰럽다고 도와주면 나비는 날 수 없다. 고통을 이겨낸 나비는 스스로 날 수 있지만 도움을 받은 나비는 날 수 없다. 날개가 있어도 날개를 펼칠 힘이 없기 때문이다. Susan은 Anna가 이 과정을 겪었다고 생각했다. 딸은 이제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 이를 지켜보는 엄마는 너무 힘들다. 그래도 딸이 겪었을 아픔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삶은 고통을 이겨내며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응급병동 병실은 고통에 겨워하는 앓는 소리가 가득했다. 밤사이 생과 사의 경계에서 허우적대는 소리가 형광등 불빛에 섞여 날아다녔다. Anna는 그들이 왜 그렇게 힘들어.. 2023. 10. 2.
별을 죽인 달(37) 오만(傲慢)한 권력 최지철 실장이 이른 새벽부터 안절부절못했다. 아침 TV 방송에서 CNN 서울 특파원이 보도한 충격적인 뉴스를 본 것이다. 최 실장은 곧바로 웹사이트 CNN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실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 뉴스 파일을 내려받았다. 그는 영어에 능통한 비서관을 찾아 보도 내용을 한글로 번역해 A4용지로 정리했다. 정리한 내용을 빨리 보고해야 하는데 전임 대통령은 취침 중이다. 그가 망설이는 이유는 전임 대통령의 불같은 성격을 전임자로부터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기다리다 못해 침실을 노크했다.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두드렸다. 마찬가지였다. 조금 전보다 더 세게 두드렸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그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각하! 접니다. 최 실장입니다.” 두 번을 반복하고 나.. 2023. 10. 1.
별을 죽인 달(36) CNN 속보 자정이 지난 시간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예, 국정상황실입니다.” “Washington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홍용기 공보관입니다.” “네, 말씀하세요.” “방금, CNN에서 긴급 뉴스가 방송되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라서 전화했습니다.” “충격적인 뉴스라뇨, 무슨 내용입니까? “전임 대통령에 관한 뉴스인데요. 동영상 뉴스 파일을 전송했으니 먼저 그걸 보셨으면 합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자막파일을 별도로 첨부했습니다. 궁금한 사항 있으면 연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기하고 있다 바로 답변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당직 비서관이 이메일을 열어 동영상 파일을 불러왔다. CNN Mary Robert 기자가 보도하는 장면이 화면에 떴다. 화면에 청와대가 .. 2023. 9. 28.
별을 죽인 달(35) 혼절(昏絶) Susan은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화살은 시위를 떠난 셈이다. 전임 대통령은 심판받을 것이다.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도 남았다. Anna가 고통을 견뎌내는 일이다. 문제는 고통을 덜어 줄 만한 진통제가 없다. 심장을 칼로 꽂는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영혼을 흔들어댈 폭풍 속으로 스스로 헤쳐 빠져나와야 한다. Susan이 엄마로서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의 마음은 같다. 자식이 고통스러워할 때 그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었으면 하는 그 마음 말이다. 그게 모성이다. 모성은 여자를 위대한 엄마로 만든다. Susan도 그런 평범한 엄마의 한 사람이다. 두려움은 종종 앞을 가로막는다. 두려움은 내 안의 문제다. 부딪혀 보.. 2023. 9. 27.
별을 죽인 달(34) 배신(背信) 전임 대통령은 특검의 칼날을 피했다.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기습을 어쩌다 당했다. 그것도 자신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 당선시킨 후임자에게 말이다. 불과 청와대를 나온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그는 생각할수록 부아가 치밀었다. “이봐, 김 대표! 이참에 새살림 차려야겠어.” “저도 청와대가 배신할 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각하!” “창당 자금은 걱정하지 말고, 조속한 시일 내 창당 준비 작업을 해야겠어.” “알겠습니다.” “창당 발기인 대표는 자네가 맡아. 이제 자네도 여의도에서 중진의원 아닌가. 큰 꿈을 한 번 키워 볼 때가 되었잖아. 지금이 딱 기회야.” “저는 각하처럼 카리스마가 없어서…” “이 사람아! 지금 청와대 주인은 카리스마가 있어?” “…” “여의도에 .. 2023. 9. 24.
별을 죽인 달(33) 자매(姉妹) “오늘 시간 있니?” “언니가 부르면 언제든 총알 같이 갈 수 있어.” “Anna 문제만 매달리다 보니 내가 너무 무심했던 거 같아.” “내가 언니라도 그랬을 거야.” “이해해 주니 고맙다. 은영아!” “언니! 그나저나 Anna 문제는 왜 자꾸만 더 꼬여만 가는 거야.” “그러게, 말이다.” “언니! 그냥 가만히 있을 거야.” “그래서 오늘 좀 만났으면 하는데….” “어디서 볼까?” “점심이라도 같이 먹게 명동 어때? “그럼, R 호텔 커피숍으로 12시까지 갈게.” “차 갖고 올 거니?” “아니, 명동은 너무 복잡해서 전철 타고 가려고.” “그래, 호텔서 보자.” “언니! 좀 늦는다고 뭐라고 하지 마.” 예전 같았으면 지나가다 친구라도 우연히 만나 수다를 떨었을 거리다. 세월은 그녀를 바꾸어.. 2023. 9. 21.
별을 죽인 달(32) 요한 신부 Susan은 특검이 부결된 후 딸의 표정에서 실망을 읽었다. 딸이 예전의 모습을 찾아야 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그림자가 있어 보였다. 아직 정신적으로는 사고의 충격을 다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다. Anna가 김재형 변호사와 저녁 식사하러 나간 후 혼자 남았다. 여전히 딸의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Anna를 지켜보는 건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Susan이 거실 창 쪽으로 다가가 화창한 봄 하늘을 바라보았다. 요한 신부님이 생각났다. 샌프란시스코 그레이스 성당에 다닐 때 일이다.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어 성당을 다녔다. 요한 신부님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전에 보지 못했던 동양계 여성이 늘 미사만 마치고 조용히 성당을 빠져나갔다. 어느 날 요한 신부님이 Susan을 불렀.. 2023. 9. 18.
별을 죽인 달(31) 신념과 현실 Susan은 허탈했다. 실낱같은 희망이 무너졌다. 아무래도 자신이 나서야만 될 시간이 온 것 같아 두렵고 무섭다. 피했으면 좋겠는데 그럴수록 고통이 깊어진다. 이제 막다른 골목인가? 운명은 자신이 고통의 늪을 직접 건너가도록 몰아가고 있다. 지난번 H 호텔 식사 때 남편이 말한 남산타워가 떠올랐다. 차라리 오늘 저녁 남편에게 판도라의 진실을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 진실을 말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Susan은 승부수를 던져야겠다는 결심을 굳혀갔다. Susan이 크게 숨을 쉰 후 휴대폰을 들었다. “여보! 저예요.” “어쩐 일로 전화를 다 했어.” “오늘 저녁 당신하고 모처럼 외식이나 했으면 하는데?” “외식이라고. Anna는?” “김 변호사와 저녁 약속 있데요.. 2023. 9. 15.
별을 죽인 달(30) 면죄부 홍재범 경정이 서민혁 경찰청장의 호출을 받고 청장실로 들어갔다. 서 청장이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홍 과장!” “예. 청장님!”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수사하도록 해.” “정말입니까?” 홍재범 경정이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청장 얼굴을 보았다. “이번에는 믿어도 돼.” “알겠습니다.” 홍재범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수사본부 사무실로 내려왔다. “최 형사! 내일 중으로 황우민 실장 신병 확보해.” “과장님! 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최 형사도 예상치 못한 홍재범 경정 말에 의아한 듯 말했다. “황우민 실장, 내일 중으로 신병(身柄) 확보하라고.” “이거, 믿기지 않는데….” “최 형사! 나도 청장 지시가 믿기지 않아서 다시 물어봤어.” “이번에는 또 물 먹이는 거 아니죠?” “어.. 2023. 9. 10.
별을 죽인 달(29) 밀사(密使) “실장님! 정 청장을 경질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황 실장까지 손을 대면 양평 쪽에서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떻게 하죠?” “그렇다고 황 실장을 그냥 둘 수도 없지 않습니까?” “대통령님 지시로 특별수사본부까지 구색을 갖추어 언론에 발표했으니 뒤로 물러설 수도 없고…” “그뿐입니까? 저는 대통령님 지시로 스티브 대사까지 만나 Anna 양 진실을 파헤칠 테니 미 하원 외교위원장을 설득해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난번 대통령님께서 황 실장 카드는 다음에 쓰자고 하신 말씀은 뭔가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닐까요?” “저도 듣긴 했습니다만 대통령님 의도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특별수사본부에서 올라온 보고서 한 번 보시죠?” 민정수석이 A4용지 2장 분량의 보고서를 내밀었었다. An.. 2023. 9. 7.
별을 죽인 달(28) 경질(更迭) 비서실장이 민정수석과 함께 급히 대통령 집무실로 올라갔다. 대통령이 두 사람을 맞으며 자리를 권했다. “긴급 보고사항이 뭐죠?”라고 대통령이 묻자 비서실장이 민정수석 얼굴을 보며 말했다. “민정수석이 보고 하시죠?” “Anna 양 수사 중단은 정호길 경찰청장이 지시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누가 압력을 넣은 거죠?” “전임 대통령 수행비서실장입니다.” “황 실장 말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황 실장을 향한 수사를 중단시킨 거네요?” “그렇습니다.” “그럼, Anna 양 사건은 황 실장 작품인 거네요?” “그래서 언론이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했다고 연일 비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임 대통령과 직접 연루된 정황은 없습니까?” “아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어쨌든.. 2023. 9. 3.
별을 죽인 달(27) 아버지와 딸 얼마나 서울에 머물러야 할지 John 의원은 알 수 없었다. 당분간 청와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 한다. Anna와 관련된 당국의 수사가 재개될지도 변수다. 그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향후 자신의 일정을 결정하기로 John은 마음먹었다. Anna 건강 회복 여부도 마찬가지다. 궁금한 나머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볼까 생각했다. 그러나 병원에 가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서둘러 저녁을 먹고 대사관저를 나왔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근처 꽃집에 들러 Anna가 좋아하는 장미꽃을 나이에 맞추어 샀다. John은 Anna가 꽃을 받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떠올렸다. 차 안에서 생각했다. 딸의 성격으로 보아 자신의 기자 회견에 대해 한마디 할 게 뻔했다.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다. 기자 회견.. 2023. 8. 30.
별을 죽인 달(26) 암중모색 John Edward 하원이 청와대를 향해 일격을 날렸다. 비서실장이 잔뜩 흥분한 상태로 회견내용을 들도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다. 이를 본 대통령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안색을 살피며 흥분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이거 너무 불쾌한데요. 마치 훈수하듯 내정 간섭하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그렇게 흥분할 일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약점을 보인 게 문제죠.” “대통령님! 약점이라뇨?” “성추행 사건 말입니다. 입에 오르내린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대통령의 말에 비서실장이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혔다. “사실 저도 그건 할 말이 없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터졌는지?” “향후 정치적 외교적 파장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참 부담스럽습니다.” “그럼,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면담은 받아들.. 2023. 8. 25.
별을 죽인 달(25) 미 대사관 기자 회견 미 대사관 기자실이 붐비기 시작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기자 회견을 한다고 하니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기자들도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한민국 인권상황과 관련한 짧은 성명서 발표를 한 후에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사전에 예고한 상태였다. 질문의 횟수나 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미리 공지했다. John Edward가 회견장에 들어왔다. 대사관 공보 담당 직원이 기자 회견을 시작하겠다는 말과 함께 미 하원 외교위원장을 소개했다. John이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신사복 정장 상의 안쪽에서 꺼내어 읽기 시작했다. “최근의 한국에 체류 중인 미국인 여성의 성추행과 관련한 소송에 대하여 저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이번 소송이 .. 2023. 8. 22.
별을 죽인 달(24) 데이트와 나이트 해 질 무렵 부부가 H 호텔 19층 라운지에 도착했다. 예약된 테이블에 두 사람이 안내받아 앉았다. 남산이 보이는 창가 쪽이었다. John은 면담 무산에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Susan은 좋아하는 메뉴를 알아서 주문했다. John은 아무 말 없이 남산 쪽을 보며 남산타워에 관심을 보였다. “여보! 저 타워에 올라갈 수 있지?” “가 보고 싶으세요?” “밤에 올라가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맞아요. 정말 환상적이죠.” “그럼, 당신이 시간 내서 한번 안내해 주지 그래.” “당신이 원하면 그래야죠.” “당신은 내가 하고 싶다면 항상 OK야. 거절하는 법이 없어.” “잘 아시네요. 호호호…” Susan이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자 John도 멋쩍은 표정으로 웃었다. 그 사.. 2023. 8. 19.
별을 죽인 달(23) 자존심 John Edward는 시차 적응할 겨를 없었다. 서울에 오자마자 강남 삼성병원에 들러 Susan과 Anna의 상황을 살폈다. 오후에는 대사관에서 Anna와 관련된 내용을 보고받았다. 어제는 Anna의 변호인을 만나 Anna 관련 내용을 경청했다. 그가 유럽 출장을 취소하고 서울에 와 이틀 연속 강행군했다. 오랜만에 잠을 깊이 잤다. 그간 피로가 다소 해소된 기분이 들었다. 마음은 복잡해도 몸은 한결 가벼웠다. 오늘은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다. Anna 문제를 차분하게 정리해 보고 싶었다. 일이란 서두를수록 핵심을 놓칠 우려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를 비운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딸의 문제는 공정하지 않다. 사건에 권력이 개입된 이상 정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2023.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