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 : 나도 작가다103 세뱃돈의 추억 설날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세뱃돈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풍요롭지 않았던 시절, 용돈이 따로 없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차례상을 차리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냅니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데 생각보다 길게 이어집니다. 차례가 끝나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 왔습니다. 세배를 올릴 시간입니다. 세배가 끝나면 세뱃돈을 받습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너무 행복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세뱃돈을 받기가 무섭게 엄마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세뱃돈 내 놔. 너희들은 아직 어려서 큰돈이 필요 없어. 엄마가 맡았다가 필요하면 줄게.” 어떤 때는 저금했다가 나중에 주겠다고 말하면서 세뱃돈을 모두 빼앗아 가셨습니다. 이때만큼 엄마가 얄미웠던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돈을 필요할 때.. 2024. 2. 11. 죽여야 맛이 나고, 행복한 세상 “아주 그냥 죽여줘요.” 트로트 가수 박현빈이 부른 노래 첫 구절에 나오는 가사입니다. 정말 죽여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노래를 전부 들어보면 무슨 의미인지 다 압니다. 아름다운 여인의 미모를 뜻합니다. 하지만 노래 가사만 놓고 보면 섬뜩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거나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단어가 죽음일 겁니다. 그럼에도 ‘죽여줘요.’라는 표현은 역설적이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죽여준다.’라는 말 여성의 미모에만 한정하여 쓰는 표현은 아닙니다.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에 가서 음식 맛이 있을 때도 ‘(맛) 죽여주는데.’ 하고 말해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이때 ‘죽여준다.’라는 말은 음식이나 요리에 대한 최고의 칭찬을 나타내는 표현일 겁니.. 2024. 2. 7. 독작(獨酌)보다는 대작(對酌) 술 마시는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입니다. 기분 좋아 마시고, 속상해서 마시는 게 술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친구를 만나 반가워 한잔 하고, 실연(失戀)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 마십니다. 사회생활에서 빠지지 않는 게 회식문화입니다. 여기에도 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옛날 선조들도 즐겨 마셨고 지금 우리는 이렇게 술을 즐기고 있습니다. 싫든 좋은 술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오래되었습니다. 술은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때론 눈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술은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과할 때입니다.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술은 분위기 좋을 때 시인을 만들고, 노래방 가수가 되거나 백 댄서로 변신시킵니다. 감정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격투기 선수로 변할 때도 있습.. 2024. 2. 1. 대장내시경 검사 망설임 끝에 이 이야기를 씁니다. 꺼내기가 민망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서입니다. 지난 목요일 건강검진 때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문제의 상황은 대장 내시경 검사 때였습니다. 그냥 수면 내시경 방식으로 받았으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 텐데 마취 안 하고 일반 내시경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일입니다. 사실 위나 대장내시경검사는 받기 싫었습니다.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전날 밤,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 냄새가 너무 역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속을 다 비워야 게 싫었던 겁니다. 게다가 수면 마취 방식으로 검사를 받고 나면 머리가 멍하고 어지러워 집으로 오다 자칫 운전사고도 날 수 있을 것 같은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아내가 검진을 같이 받자고 할 때마다 완.. 2024. 1. 29. ‘사랑하면 안 되니’ 를 마치며(9) 당당하게 사랑하라 세상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사랑도 그런가 봅니다. 언제나 뜨거울 것 같았던 사랑도 이런저런 이유로 변합니다. 이유야 어떻든 사랑의 변심은 이별과 상처를 만듭니다. 그런 사람 가운데 이혼의 아픔을 안고 사는 사람을 빗대어 ‘돌싱’이란 신조어가 언제부터인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의미를 몰라 생소하게 들렸습니다. 이혼은 숨기고 싶은 단어입니다. 흉이면 흉이지, 자랑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아픈 단어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버젓이 TV 전파를 타고 안방에 들어옵니다. 이른바 ‘돌싱’ 프로그램입니다. 어쩌면 시대가 변한 사회적 현상의 반영이 아닌 가싶습니다. 세상이 그만큼 달라졌단 뜻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이란 종착역이 결혼이면, 결혼은 사랑의 한 가정의 출발.. 2024. 1. 16. 사랑하면 안 되니(8) 가출 학교 선생님과 상의해 인근 경찰서에 가출 신고를 했다. 같은 반 학생들과 방과 후 학교 주변 피시방부터 갈 만한 곳은 다 찾아봤다. 학교를 중심으로 수현이 컬러사진과 신체적 특징이 인쇄된 전단도 만들어 돌리고, 어릴 때 외할머니 품에서 자라다시피 한 애라 외갓집에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해운대 집에 전화도 해 보았다. 친정엄마는 네 아버지 아시면 화낼 게 분명하니 얼른 전화를 끊으라 했다. 하지만 친정엄마는 어찌 된 일이냐고 다시 큰딸에게 전화했다. 윤민수도 아들을 믿고 기다려 보자고 했다. 그녀는 마음을 일찍 열었어야 했다고 대답했다. 엄마를 닮았으면 절대 나쁜 일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 위로하자 차은희는 윤민수에게 자신을 버리면 안 된다고 울먹였다. 윤민수가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한 .. 2024. 1. 15. 사랑하면 안 되니(7) 뜬 눈으로 밤을 새우다 새벽까지 뒤척이다 잠깐 잔 것 같은데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무거운 몸을 추스르며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설거지하기 전 전기밥솥 스위치부터 누른 후 아들 방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자고 있다. 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문을 닫고 주방에 와 설거지를 한 후 커피포트에 물을 부어 코드를 꽂았다. 부글부글 물 끓는 소리가 적막한 공간을 울려댄다. 원두커피 한 잔을 내려받아 식탁 한쪽 의자에 앉았다. 짙은 커피 향을 차은희의 영혼을 어루만지듯 코로 들어왔다. 지난날 치열하게 살아온 덕에 사회생활은 승자였다. 하지만 사랑만은 아니다. 이번만은 패자로 남고 싶지 않다. 아들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어떻게 설득해야 오해가 풀릴까. 마음만 답답하다. 그때 수현이가 .. 2024. 1. 14. 사랑하면 안 되니(6) 사춘기 “아들! 부탁하나 들어줄래?” 차은희가 아들 방을 노크하며 말했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지, 아들 방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살짝 문을 연 아들이 묻는다. “뭔데?” “엄마 방, LED 형광등 하나 나갔는데, 좀 바꿔 줄래?” “사다 놓았어?” “파우더 룸 거울 앞에 있어.” “알았어. 걱정하지 마.” “그럼, 피트니스클럽 다녀올게. 부탁해?” “알았어.” 일요일 오후, 피트니스클럽은 여유로웠다. 회원들이 많이 나들이 간 모양이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다음 러닝머신에서 20분가량 땀을 흘렸다. 약간 숨이 차다. 3~4분 정도 쉰 다음 근력 운동을 할까 말까 망설였다. 빈 헬스 기구가 많이 보였다. 일주일에 3번은 와야지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기껏해야 2번이다. 앉아 있으면 쓸데없는 잡념이 생각날.. 2024. 1. 13. 사랑하면 안 되니(5) 사랑하면 안 되니 금요일 저녁 퇴근길, 차은희는 윤민수와 아들 문제를 상의해 보고 싶어 만나자고 했다. 코엑스 인근에 있는 G 호텔 커피숍에서 보자고 했더니 그가 알았다고 한다. 그는 언제나 ‘No’라고 대답하는 법이 없다. 데이트 초기엔 혹시 선수가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진심에서 나오는 배려였다. 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차가 막힐 것 같아 일찍 나왔는데 길이 뻥 뚫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니 커피숍 안쪽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맑은 샘물 위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처럼 청아한 피아노 선율이 차은희에게는 힐~링 음악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바탕 화면에 깔린 아들 사진을 보면 언제나 힘.. 2024. 1. 12. 사랑하면 안 되니(4) 여름방학 6월 어느 날, 윤민수가 프라하 여행을 제안했다. 차은희는 고민스러웠다. 정말 믿어도 될까. 너무 빠른 게 아닌가. 이 남자, 정말 마지막 사랑일까. 생각하며 일단 중3인 아들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더니 그는 더 이상 여행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같이 여행을 떠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한동안 말이 없던 윤민수가 프라하 이야기를 꺼낸 건 7월 초였다. 방학 동안 기숙학원에 보내면 갈 수 있다고 설득하자, 차은희는 그런 방법이 있었나 싶었다. 며칠 숙고 끝에 아들에게 기숙학원 얘기를 꺼냈다. 수현이가 안 가면 어떡하지, 걱정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들은 엄마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 차은희는 그렇게 프라하 여행을 다녀왔다. 꿈같은 시간이었다. 허니 문 여행도 아닌데 전에 .. 2024. 1. 11. 사랑하면 안 되니(3) 소개팅 지난봄, 성당에 다니는 지인 소개로 7살 연상인 윤민수를 만났다. 이탈리아로 유학 간 딸이 하나 있고, 을지로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사업가다. 처음에 소극적이던 그가 조금씩 다가왔다. 만나보니 따뜻한 사람 같았다. 남자 혼자 딸 키우며 유학비 보내느라 모든 걸 포기하고 돈만 벌었다는 그가 측은해 보였다. 결혼 전 그의 아내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H 여행사 가이드로 일했고, 그 덕분에 결혼 후 딸아이 방학 때마다 해외여행을 안 가본 데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다고 했다, 그런 아내가 딸아이 유학 떠나기 1년 전 췌장암으로 주님 곁으로 떠난 후,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재혼은 딸 때문에 애초부터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숫기가 없는 남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친.. 2024. 1. 10. 사랑하면 안 되니(2) 이혼녀 7년 전, 차은희는 자신이 쌓은 사랑의 성벽을 허물어야 했다. 외도하는 남편을 용서할 수도 없었고, 자존심 없는 여자처럼 매달리기도 싫었다.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 같아서였다. 아들 때문에 가정을 지키고 싶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아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지만, 이혼을 결정했다. 사랑에 감정을 소비하는 것은 더 이상 자신의 인생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남편에게 상처받으며 사는 것도 두려웠다. 그날 이후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혼의 대가는 혹독했다. 폐허가 된 성터에 시베리아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밤마다 외로움을 품에 안고 침대에 누웠다. 사랑을 그녀의 성(城) 밖으로 내던진 이후 상처투성인 가슴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운명 같은 .. 2024. 1. 9. 사랑하면 안 되니(1) 프라하의 밤 “아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걱정이에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알게 되면 불륜이라고 난리 칠 것 같아서요.” “아직은 이해할 만한 나이가 아니잖아요.” “중3이니 다 알 거예요.” 차은희가 잔을 비우고 내려놓았다. 흑맥주 맛이 생각보다 좋다. “한 잔 더 시킬까요?” 윤민수가 말했다. “좋아요.” “Excuse me. One more dark beer, please.” “흑맥주 맛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사람들은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가 독일인 줄 알거든요.” “그럼, 어디죠?” “체코예요.” “아, 그래요.” “맥주는 크게 라거(Lager)와 에일(Ale) 두 종류가 있어요. 라거는 효모를 8~12도에서 25~30일간 발효시켜 맛이 깔끔하고 청량하죠, 에.. 2024. 1. 8. Hot Dog(13) 그날의 진실 시위 당일 지영은 멀리서 지켜보았다. 모든 걸 감수하겠다고 생각하며 결정한 일이었다. 용서받지 못할 일인 것을 잘 알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은 이기적이다 못해 독한 여자다. 왜 이래야만 했는지 진실을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고 살겠다고 지영은 마음먹었다. 시위 일주일 전. 지영은 다음 주 금요일 저녁 7시에 임시회의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문자로 안내된 안건은 말복에 맞추어 개 식용 반대 시위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작년에는 초복에 맞추어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서 시위했었다. 그때는 하루 휴가를 내고 참석했었다. 지영은 시위계획이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잘 됐다 싶어 말복에 맞추어 오빠와 같이 여름휴가나 갈 생각으로 전화를 해 보려던 참이었는데 .. 2024. 1. 6. Hot Dog(12) 자식 사랑 지영이 이모의 전화를 받고 며칠 뒤 아파트로 갔다. 엄마가 시위로 받은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지영은 엄마가 어느 정도 심경(心境)의 변화가 있을까 궁금했다. 지영은 이모와 통화하면서 어느 정도 감은 잡았다. 모르긴 해도 기가 꺾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어쨌든 지영은 이제야 뭔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디, 아파?” “그래, 아프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럼, 나랑 같이 병원에 가 볼까?” “병원에 간다고 나을 병이 아니야.” 강하게만 보였던 엄마가 오늘은 측은해 보였다. “지영아!” “뭔데, 말해봐.” “갑자기 손님이 확 줄었어.” “그게 무슨 말이야.” “매상이 반토막 났다고.” “갑자기 왜? “말복 날 있잖아, 동물보호협회인지 단체인지 하는 사람들이 몰려와한 바탕 난리를.. 2024. 1. 5. Hot Dog(11) 시위 “사장님! 큰일 났어요. 밖에 좀 보세요.” 다소 서툰 우리말로 연변 아주머니가 소리쳤다. “무슨 일인데 호들갑을 떨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엄마는 카운터 쪽으로 가 창밖을 보았다.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피켓이었다. 등의 글귀와 함께 개 사진이 보였다. 20명 정도의 사람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었다. 그들이 길 건너편에서 “개 식용.” “반대.” 구호를 반복하며 외치고 있었다. 엄마가 앞치마를 풀어 카운터에 던져 놓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2차선 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건넜다. “아니, 지금 뭐 하는 거야.” 큰소리치며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하는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엄마가 피켓을 빼앗으려 하자 남자는 피켓을 더 높이 쳐들었다. 바로 옆에 있던 다른 남녀회원 2명이 동.. 2024. 1. 4. Hot Dog(10) 기싸움 지영은 중복 날 오전, 미리 전화도 하지 않고 불쑥 가게를 찾았다. “웬일이야, 출근 안 해?” 엄마가 놀라며 물었다. “하루 휴가 냈어. 중복이라 오늘도 매우 바쁘잖아.” “이구~ 온다고 미리 전화라도 하지. 그랬으면 알바 아줌마 부르지 않아도 되는데.” “엄마! 그냥 좋으면 좋다고 그래. 내가 없는 것보다 낫잖아.” “그래, 알았다. 알았어.” 엄마는 딸과 부딪치는 게 싫었다. 지영은 초복 때처럼 카운터 계산과 손님을 맞았다.. 오전 11시부터 손님이 몰려들었다. 식당 앞은 대기 중인 손님들로 북적였고 오후 3시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보신탕이 뭐가 좋아서 먹는지 지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고유의 식문화라지만 가축이 아닌 개를 어떻게 먹지. 인간은 정말 섬뜩한 동물이라는 생각이야. 먹을 게.. 2024. 1. 3. Hot Dog(9) 잠 못 이루는 밤 예상했던 대로다. 엄마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다. 시간도 없다. 이제는 초조하기까지 하다. 지영이 오피스텔로 돌아와 강아지를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Hot Dog가 멀뚱멀뚱 지영을 쳐다본다. 볼수록 귀엽기만 Hot Dog인데 엄마가 트라우마 때문에 싫어한다. 생각하니 난감하다. 그나저나 엄마가 이혼 후 우울증을 앓았다는 건 충격이다. 오랫동안 엄마의 강한 모습만 봐왔기 때문에 믿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엄마가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강한 척했는지 모른다. 살기 위해서 모든 걸 아닌 척하며 살아와서 그럴지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엄마가 애틋하다는 생각이 든다. “야. Hot Dog! 어떡하니. 네 이름 언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빨리 Happy라고 불러 주어야 할 텐데. .. 2024. 1. 2. 이전 1 2 3 4 5 6 다음